MSL에 이어 또 한번 눈물 좀 닦자.
TG삼보-인텔 클래식 리그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 리그였다. 참가하는 선수 자체도 많아서 올드비 뉴비 할 것 없이 죄다 참가해서 평소 그리웠던 선수들도 많이 볼 수 있었고 리그 방식도 전경기 토너먼트 방식이라 맵을 떠나서 잘 하는 선수가 올라갈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았던 매우 좋은 대회였다. 물론 그렇다고 네임드가 다 올라가는 건 아니고 뉴비가 네임드를 잡는 이변이라던가 그런 걸 떠난 선수간의 명경기도 스타리그, MSL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지라 볼 만한 요소가 굉장히 많았던 것 같다. 물론 흥행 실패의 위기도 있었지만 결승전은 모두가 원하는 이제동-이영호의 리쌍록이 성립되어 더욱 많은 기대를 불러왔다. 이번 결승전은 오프닝도 괜찮고 경기 중간중간 삽입되었던 패러디 영상도 재밌고... 경기 외적인 결승전 모습은 더욱 마음에 들었다.
항상 짤막하게 하던 경기내용 리뷰는 집어치우고. 르깝은 싫지만 이제동은 좋았고 이영호는 케텝에다 잘하니까 좋았고 해서 둘 다 응원하던 선수라 어느하나 딱히 응원할 생각은 없었지만 2:0으로 이제동이 몰아붙이니까 이영호를 응원할 수 밖에 없었는데-_-; 요즘 결승전마다 3:0 셧아웃 경기만 속출해서 이번 GSL만큼은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스타리그도 MSL도 그랬기에 GSL은 그런 경기가 나오지 않겠지, 네임드와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경기가 아니라 최근 둘 다 모자라는 포스지만 당대최강이라 일컬어지는 선수들이라 그런 것 없이 3:2만큼은 아니더라도 3:0은 나오지 않겠지 하며 이번 결승전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가지고 굳게 믿었다. 정말 굳게 믿었다. 굳게 믿었지만... 이번 결승도 어김없이 OME결승전. 이제동의 완승이라니 좀처럼 보기 힘든 황금대진으로 부풀어 있던 결승전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한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ㅠㅠ
게다가 이번에는 결승선 내내 곰플레이어가 버퍼링이 심해서-_- 특히 3경기때 더 그랬는데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다. 곰플레이어가 아니라 답답한 컴퓨터를 탓해야 하는건가 싶다. 때가 지난 것 같은데 정말 손을 써야겠지 안되겠다.
아 이게 아니고...
예전에는 이제동도 말 더듬거리고 진사람도 멍때리고 그랬을텐데 둘 다 결승무대를 많이 밟아봤더니 이제 말은 잘하네. 여유있는 모습이 이제는 남부럽지 않은 네임드가 된 것 같아 내심 흐뭇하고 뭐 그래.
다만 좀 아쉬운 건 이번 결승이 두 선수의 본좌론을 만족시켜줄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한 때 준본좌 반열에도 올랐고 포스도 당대최강이라 일컬어질만 했던지라 커뮤니티 사이에서 본좌론이 수없이 많이 거론이 되곤 했는데 두 선수 다 현재 포스가 조금 꺾여서 지금은 본좌론 자체가 그다지 의미기 없어진 듯 하다. 오죽하면 박지수 본좌론까지 나오냐-_- 둘 다 지난시즌 스타리그라던가 MSL이라던가 하나씩 우승먹고 이번 결승을 치뤘다면 이번 결승이 그 길고 긴 본좌론 논쟁의 종지부를 찍고도 충분했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굉장히 아쉽다. 둘 다 다음시즌 스타리그, MSL, 프로리그에서 하락했던 포스를 다시금 끌어올리고 유지를 한다면 본좌론도 다시 활성화되고 마재윤 이후 한참동안 공백이었던 본좌자리도 둘 중 누구 하나가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간 큰 규모의 대회 재밌었던 대회 잘 봤다. 잘 살려서 계속 꾸준히 이어나갔으면. 여러모로 리그의 질은 스타리그나 MSL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또 덧붙이자면... 이번 GSL 결승전 인원은 MSL때보다 많은 것 같다ㅋㅋㅋ
경기결과는 똑같이 3:0 셧아웃이지만 역시 아레나 MSL보다 OME 결승은 앞으로 3년간 안 나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