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7 : Long Vacation Original Soundtrack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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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여기 Discography 카테고리에 와서는 할 말이 많이 없어지기 때문에 음반 사고는 말을 처음부터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면 안 돼-_- 그래서 이번 Long Vacation은 기존 이야기가 살짝 첨가되었을 수도 있고 완전 재탕인 부분도 있고 그러니까 잘 걸러서 읽으세요.
어찌되었건, 한국드라마든 해외 드라마든 하여간 드라마를 보면서 OST를 듣고 있으면 한 번씩 좋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서 좀 눈여겨뒀다가 나중에 꼭 사야지 하곤 했었다. 곡 자체가 좋아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드라마와 곡이 잘 어우러져 만들어진 분위기를, 스토리를 더욱 기억하고 싶어서 그랬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걸 실제로 행동에 옮겨 OST를 구매한 일은 거의 없었다. 뭐 드라마야 종영하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 한참 드라마를 볼 때의 그 감흥이 다 식어버리니까 OST도 사 봐야 뭐 있겠나 싶어 결국 그 돈으로 다른 앨범을 사곤 했던 것 같다.
근데 롱 베케이션은 좀 다르더라. 친구랑 드라마 이야기를 하다가 일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친구가 롱 베케이션을 자기가 본 것 중에선 최고라고 하면서 추천을 해 줬는데 솔직히 처음 말만 들을 때는 96년작이라서 지금이랑은 너무 안 맞을 것 같아 그다지 기대를 안 했었는데 실제로 보고 나니 꽤 재미는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마지막까지 사람 똥줄타게 만드는 스토리 자체도 요즘에도 충분히 나올법한 러브스토리이고 10년도 더 된 드라마라 뭐랄까 지금에 와서야 '질투'나 '첫사랑' 요런 드라마를 볼 때 나타나는 이질감이 조금 느껴질 것 같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딱히 그런 부분도 강하게 느껴지진 않는 것 같을 거라고 이야기를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부분은 느껴지더라. 하지만 그게 드라마로의 몰입을 방해할 수준까진 아니었다. 음악 외적인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데 하여간 많은 부분 중에서도 드라마에 쓰였던 음악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곡의 퀄리티도 좋지만 그것보다도 곡이 드라마와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 자체가 좋았다. 그것도 드라마 자체가 음악이라는 요소도 드라마 전반적으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고 그것을 중심으로 인물들이 엮어지고 있어서 그 OST가 더욱 진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하여간 이래저래 많은 것들이 나를 구매 대행 사이트로까지 이끌었다.
처음에는 아마존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배송비까지 합쳐 5만원 넘게 나오는 바람에(-_-;) 적절히 일본옥션 구매대행 사이트를 찾다가 싸고 편리한 곳을 발견해서 가입하고 바로 검색. 솔직히 싸고 괜찮은 물건은 둘째치고 드라마만큼 OST도 10년이 넘은 물건인데 물건 자체가 있으려나 하는 걱정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의외로 물량이 많아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구매방법을 잘 몰라 중간중간 공백기간도 있었지만 워낙 편리한 사이트라 2주정도 걸쳐서 도착을 했고. 상태까지는 그다지 기대를 안 했는데 거의 신품수준이라 넘어간다 넘어가.
먼저 크게 앨범 전체를 조명해보자면 프로듀싱은 Daisuke Hinata가 했고 CAGNET이라고 캘리포니아 출신 밴드가 참여를 한 듯 하다(Anna McMurphy가 보컬). 위키 찾아보니까 일본에서 데뷰를 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Long Vacation이나 Love Generation OST로 데뷰를 한 듯? 근데 정작 곡 참여는 Deeper and Deeper 뿐인 것 같은데 어째 앨범자켓에 CAGNET이 프로듀서 이름보다 더 크게 박혀있는지는 아직까지도 알 수없다-_-;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인만큼 드라마에서 쓰였던 곡이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긴 한데 드라마에는 보컬 없이 MR만 수록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앨범에는 그런 곡들이 보컬까지 추가되어 수록이 되었다. 근데 드라마를 보면서 들었던 MR에 익숙해 진 탓인지는 몰라도 보컬까지 추가된 버전은 딱히 귀에 들어오지 않는게 문제. 보컬의 멜로디는 대부분 반주에 기반을 두어 짜여 있으나 그런 형식을 내가 싫어하는 모양인가 보다.
그렇게 무수한 곡 중에서 정말 마음에 들고 자주 듣는 곡은 몇 개 밖에 없는데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숱하게 많이 연주했던 Close To You는 악보 자체도 쉽고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어서 시간 날 때 마다 나도 종종 연주하곤 하고, 친구와의 이야기에서 화제가 되었던 Deeper and Deeper는 과연 10년전 곡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좋은데 역시 절대적인 명곡은 시대를 초월하는 것 같다. 이 곡과 곡은 같지만 Section-S가 일본어로 부른 Little by Little도 있지만 왠지 후자는 어설픈 느낌이 짙어 전자가 더욱 좋다. Deeper and Deeper는 뭔가 적당하고 절제된 느낌 가운데서도 세련된 느낌을 추구하는데 비해 LIttle by Little은 기냥 세명이서 질서없이 떼창하는지라 별로 감흥이 없다. 그것을 포함해 Section-S의 곡들은 죄다 떼창이라서 난 얘들 자체를 싫어한다-_-
이렇게 확실히 OST를 구매하고 나면 곡을 떠나서 그 드라마에 대해 조금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어서라도 좋은 것 같다. 한참 일렉트로니카에 빠져서 그쪽을 공략하고자 하는데 가끔은 퀄리티 좋은 드라마 OST도 생각은 해 볼만 한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는 한국음반에만 머무르고 있을 게 아니라 여기서도 좀처름 구하기 힘든 해외음반에도 조금씩 손을 댈 것 같다. 그런 연유로 비트투덱 OST를 찾아봤는데 이건 뭐 가격들이 한 번 주문하면 장당 5만원 넘어갈 것 같아서 일단은 버로우타고 있지만... 이 이야기를 할 때랑은 환율도 장난아니게 올라 조만간 해외앨범은 꿈도 못 꿀 것 같다. 그래도 요즘엔 이래저래 편리한 세상인 것 같다.
그리고 이 Long Vacation은 나름 추억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