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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to EUROPE #10 이탈리아 DAY1 "VENEZIA" (1)



드디어 여행도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사실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전혀 식견이 없었기 때문에 그다지 기대할 여지가 없었고 쿠셋에서의 첫날밤은 밤마실도 밤마실이고 바쁜 일정 속에 몸이 지칠대로 지쳤기 때문에 그때까지의 일정만 짧게 정리를 한 후 그냥 잠만 청했을 뿐 가이드북을 보고 앞으로의 일정과 핫스팟을 정리할 여유가 되지 않았다. 프랑스는 단기 속성으로라도 어느정도 익히고 갔기에 무엇을 보아야 할 지 알았고 일정상 놓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서 아쉬워 할 수 있었으나 이탈리아는 완전히 아무것도 없는 0에서 시작했다. 여행에 있어 결코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니까 보고 따라하지 말자.



길고 긴 쿠셋 여행 끝에 도착한 곳은 수상도시 베네치아의 산타 루치아 역이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도 얽힌 이야기가 있으니 짚고 넘어가자. 영어로는 '베니스(Venice)', 독이러로는 '베네디히(Venedig)'라 불리는 베네치아는 원래 습지대였다. 6세기경 훈족의 습격을 피해 이쪽으로 오게 된 롬바르디아 피난민이 습지를 삶의 터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만 기슭에 마을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하여 이 지역을 간척하여 6세기 말에는 리알토 섬을 중심으로 12개의 섬에 취락이 형성되었고 그 이후로 꾸준히 발전하여 현재 118개의 섬들이 약 400개의 다리로 이어진 도시가 만들어졌다. 섬과 섬 사이의 수로가 육지의 도로 역할을 하며 이때문에 베네치아는 물의 도시, 혹은 수상 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외부를 잇는 유일한 철도인 산타 루치아 역은 철교가 와 닿는 섬 어귀에 있고 베네치아에는 다리를 왕래하는 자동차도 들어올 수 없다고 한다.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로 번영하였던 베네치아는 지중해 동부로부터 유럽으로 운반되는 상품의 집산지였을 뿐만 아니라 중세의 전란으로 사라진 예술과 공예를 이곳의 공방에서 소생시키고 있었다. 이곳의 유리, 양복지, 비단제품, 금, 철, 청동 등의 가공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유리나 장신구 등의 상품이 굉장히 많이 판매되고 있다. 처음에는 베네치아 독립의 공화국이었으나 나폴레옹에 의해 침략을 받아 이탈리아에 귀속되었다. 1815년 경에는 오스트리아의 지배 하에 있기도 했지만 결국 1866년 이탈리아 왕국에 편입되면서 최종적으로 이탈리아의 땅이 되었다.
 그냥 지나갈 수도 있을법 하지만 베네치아에 대한 이야기를 바티칸 박물관의 가이드가 아주 조금 해 주었기 때문에 좀 더 조사해서 덧붙여 봤다.


베네이차에서는 어딜 정해놓고 돌아니는 관광을 하기보다는 그냥 베네치아 전체를 아우르며 경치구경도 하고 느긋하게 쉬기도 하는 휴양을 하는듯한 일정이었다.



베네치아 수로에는 이런 개인용 보트도 택시도 돈주고 여러명이서 타는 곤돌라도 다니지만 우리가 이용할 것은 바포레토라는 배다. 수로 위를 달리는 버스라고 생각하면 좀 이해하기 쉬울까? 바포레토 역간 거리는 짧은 편인데 배가 나가는 속도도 출발하고 도착할 때 필요한 작업도 보통 버스를 생각하면 안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시간은 버스 정류장과 동일, 혹은 그 이상이 소요된다.



딱 이 사진만 놓고 보면 그냥 버스이긴 하지만ㅋㅋ



바포레토를 처음 타면 이게 참 인상깊던데? 정박하기 위해 승무원 아자씨가 아주 능숙한 솜씨로 굵은 밧줄을 휘휘 감는 모습이 그리 멋져 보이더라. 밧줄은 꽈드드득 소리를 내며 끊어질 듯 하면서도 전혀 끊어지지 않고 튼튼하게 배를 정류장에 고정시킨다.



사방이 꽉 막혀 답답하기 짝이 없는 지하철 대신 바깥을 볼 수 있는 버스를 좀 더 선호하는 나에게는 바포레토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바포레토를 타면서 보는 베네치아는 그냥 시가지일 뿐인데도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단순히 우리와 사는 모습이 달라서일수도 있겠지만 베네치아는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작은것 하나도 더욱 달라 보이게 된다. 때문에 바포레토는 어떤 유적이나 박물관처럼 고정된 명소가 아니라 단순한 대중교통일 뿐이지만 이 자체가 여타 장소만큼이나 충분히 볼 거리이고 즐길 거리라고 생각한다. 바포레토도 이정도인데 곤돌라는 과연 어떤 기분일까? 아니 그보다 여건만 되면 여기 보트 하나 사서 살고 싶다.



S자형으로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큰 수로를 유랑하면서 볼 수 있는 두개의 큰 다리로 첫번째는 리알토 다리, 그리고 두번째는 아카데미아 다리다. 바포레토를 타고 처음으로 향할 곳은 산마르코 광장이다.


(1) 산마르코 광장 Piazza San Marco

베네치아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중심지로 열주로 가득한 건물이 ㄷ자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어 하나의 거대한 홀처럼 불린다. 이 건물들은 16세기경 정부청사로 건립된 것으로 나폴레옹의 날개라고도 불린다. 나폴레옹은 이 산마르코 광장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홀)'이라는 찬사를 보냈다고. 동쪽으로는 산 마르코 대성당과 두칼레 궁전이 위치하고 있으며 광장 가운데에는 베네치아의 수호신인 날개 달린 사자상과 성테오도르상이 있다. 1720년에 개업한 카페 플로리은 그 자체로도 유명하지만 과거에 괴테, 바그너, 바이런 등의 유명인사가 자주 들렀던 것으로도 이름이 나 있다.


 


광장 주변의 건물로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베네치아에 좀 더 머무를 일이 있었다면 이 공연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산마르코 광장의 명물인 플로리안 까페와 밴드. 이 까페도 밴드도 세대를 거쳐오며 많은 부분이 바뀌어 왔겠지만 그 유구한 전통과 역사만큼은 어디 가지 않을 것이다.



유독 이 광장에는 비둘기들이 많다.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많았다.


(2) 산마르코 대사원 Basilica San Marco


산마르코 대사원. 829년 2명의 상인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가져온 복음서가 성 마르코의 유해를 모시기 위해 창건된 바실리카 성당을 대신해 1063-94년에 콘스탄티노폴리스의 하기아 아포스토리 성당을 본따 대규모로 건립된 대성당이다. 이후 성 마르코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수호성인이 되었다고 한다. 이 사원은 11세기 말에 재건되었는데 총독을 비롯한 베네치아 시민이 동방을 침략할 때마다 이곳을 장식할 여러가지 물건과 조각상, 돋을새김 등을 가져오는 습관이생겨 그런 것들로 사원을 장식했다. 또한 12세기부터 17세기에 걸쳐 이곳의 내부와 외부를 뒤덮듯 장식된 모자이크는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고.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베네치아의 수호신인 날개 달린 사자상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낮은 시계탑 위에는 종이 있는데 마침 우리가 이곳을 찾을 시간에 종이 울렸다.



여기를 보고 딱 드는 생각이 베네치아는 참 그림같은 동네구나 하는 것. 도시의 삶에 찌든 내가 이곳에 살게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봤다.



산 마르코 광장은 넓기도 넓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나혼자 좋다고 사진찍으러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가 우리 일행들 잃어버릴뻔한 적이 정말 많았다. 까딱하면 국제미아 되기 십상이니 정신 바짝 차리도록 하자.



이곳이 탄식의 다리. 과거 10인의 평의회에서 형을 받은 죄인은 누구나 이 다리를 지나 감옥으로 연행되었는데 이 다리의 창을 통해 밖을 바라보는 죄인들은 다시는 이 아름다운 베네치아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깊은 탄식에 빠진다고 하여 탄식의 다리라고 이름붙여졌다. 나도 사방이 꽉꽉 막힌 탄식의 다리를 보자마자 탄식에 빠졌다.



베네치아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가면. 매년 1월말에서 2년초에 베네치아 본섬에서 열리는 가면축제가 아주 유명하다. 축제에 가면을 쓰고 참가하는 이유는 그날만큼은 신분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너나할 것 없이 마음껏 축제를 즐기자는 의미에서라고 한다. 이렇게 광장의 노점상에서 파는 가면은 시가지의 가면에 비해 엄청 싸다.



베네치아하면 바로 딱 떠오르는 풍경은 바로 이 좁은 수로를 따라 유랑하는 곤돌라가 아닐까? 다음엔 곤돌라를 꼭 타고 말 것이다.



베네치아의 흔한 골목길. 베네치아는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활기찬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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