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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게임의 미래



그냥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한 가닥으로 잡기가 굉장히 애매한데... 제목을 저렇게 해 놨다고 장황하게 글을 쓸 건 아니고 그냥 짧고 간략하게. 당연한 소리 할 건데 장황하면 재미가 없다.



당연한 소리 좀 하자면 과거에 아케이드 게임이 성행했던 이유는 집에서는 게임을 즐길 수 없는 경우가 많았기에 그러했던 것이다. 지금이야 다들 주머니 사정도 넉넉해지고 새로운 플랫폼의 개발 등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늘었으나 예전에는 경제력과 게임시장의 규모 등으로 콘솔은 충분히 매력적이긴 하지만 집에 들여오는 것부터 타이틀을 사모으는 것까지, 다가가기엔 너무나 먼 당신쯤의 물건이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게임을 좀 더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아케이드 게임장이었다. 콘솔을 즐기기 위해 돈을 모으는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단돈 몇푼만 쥐고 몇 걸음만 달려나가면 닿을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장은 그야말로 파라다이스였다. 게다가 거기엔 즐길 수 있는 게임이 한두가지가 아니라 정말 한가득 있는 그야말로 노다지인 셈이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여러가지 여건의 상향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음은 물론,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할 수 있었던 게임들은 대부분 콘솔로, PC로, 최근 급부상하여 다른 플랫폼을 다 씹어먹을 기세인 스마트 기기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케이드보다 발매가 늦긴 하지만 웬만한 아케이드 게임들은 조금만 기다리면 콘솔로 이식되어 집에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고 처음부터 콘솔에서 시작하는 타이틀이 대다수이다. 아케이드의 몇 안되는 장점 중 하나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함께 즐길 수 있고 직접 플레이하지 않더라도 관전하는 즐거움도 손쉽게 맛볼 수 있었다는 점이지만 최근에는 네트워크 플레이 시스템이 잘 구축이 되면서 집에서도 같이 할 수 있는 즐거움을, 게임 내 옵저빙 기능이나 혹은 일부 게이머들의 개인방송등이 관전의 기능을 대신함으로써 아케이드 게임이 가진 메리트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아케이드 밖에서는 아케이드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전부 누릴 수 있지만 아케이드에서는 아케이드 밖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을 누리기 점점 힘들어졌다. 게다가 예전에 비해 다들 바쁜 삶을 살다 보니 게임을 할 시간도 부족한데 그 게임을 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는 것은 이제는 하나의 큰 디메리트로 작용을 하며 아케이드 게임장의 인기는 급감, 소규모 게임센터는 벌써 문을 닫은지 오래고 이제는 대형 게임센터도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는 추세는 이러한 현실이 가장 잘 나타나는 단적인 예다.




어쨌든 결론을 말하면 아케이드 게임시장은 점점 축소하여 근 10년만에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소수의 몇가지 컨텐츠가 대량으로 구비된 대형 게임매장 몇 군데만 간간히 목숨을 유지할 것이다. 그런 게임센터도 접근성의 부재로 언젠가는 사장될 것이 뻔하지만. 아무리 번화가에 위치한 게임센터라고 해도 그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은 게임을 열성적으로 즐기는 게임 팬들일 뿐 데이트 하러 온 커플이나 밥 먹기 위해 시내로 나온 친구들 등이 게임센터를 찾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을 뿐더러 요즘 게임센터에는 그런 사람들을 붙잡아 둘 만한 컨텐츠가 그렇게 많지 않다. 게임 팬들이 다들 집으로 돌아간다면 아무래도 게임센터는 생명을 유지하기 곤란해진다. 대신 그런 라이트 유저를 끌어들이는 게임들은 게임센터가 아닌 그냥 어디어디에 부속으로 마련된 게임기 형태로 변형된 아케이드 게임시장의 형태를 취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뜬금없이 이런 당연한 소리를 하는 것은 어제 억지로 테크니카하러 갔다가 나는 왜 시대에 역행하여 게임을 하고 있나 싶은 마음에 가슴 깊이 사무치는 회의감이 들어서. 앞으로는 테크니카 잘 안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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