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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 아포칼립스」 후기


올해 없는 시간 쪼개서 영화관에도 많이 가긴 했는데 오늘 본 아포칼립스는 할 이야기가 있어서 포스트로 남긴다.

 

1.
프리퀄 3부작의 마무리. 로튼토마토 평이 좋지 않아 '프랜차이즈를 붕괴시킬만한 괴작이다'라는 설도 있었으나 그건 너무 좀 오버한 것 같고... 전작인 데오퓨가 워낙 뛰어나서 그렇지 아포칼립스 자체는 평작 수준인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건 아포칼립스를 내세워 스케일을 엄청 키워는 놓았으나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결국 진 그레이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모든 상황이 종결되는 점. 또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새로운 캐릭터가 없다는 점. 그래도 신 · 구요소를 적절히 사용하고 지금까지 풀어왔던 이야기는 깔끔하게 잘 마무리한 듯 하다.


2.
소피 터너가 나온다기에 과연 어떤 캐릭터로 나올까 했더니 진 그레이라니ㅋㅋ 그래 빨간 생머리 여자 하면 보편적으로 떠오르는 게 진 그레이긴 하지. 그래도 오리지널 트릴로지의 팜케 얀센이 연기했던 진 그레이가 더욱 강하게 이미지가 남고 소피 터너는 계속 레이디 싼싸의 느낌이 강해서 이게 진그레이를 보는건지 거산사를 보는 건지 오락가락했다. 어쨌든 이 캐릭터가 있어서 재미가 반감되었다. 아포칼립스만큼 세면 어쩌자는건데.

덤으로 제니퍼 로렌스가 더 예뻤다. 얘는 다른 시리즈에서도 계속 미스틱 역으로 나오면 좋겠다.


3.
그 와중에서 정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OST 중 하나인 Beethoven Havok.



베토벤 교향곡 7번은 2012년 초 프렐류드 22회 정기공연 당시 메인으로 연주한 곡으로 1악장 한정으로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메인 시퀀스 개념으로 사용이 되어 이미 유명한 곡이지만, 난 1악장보다도 2악장을 더 좋아한다. 시종일관 느껴지는 카타르시스... 공연 4년 하면서 단 한 번 이 곡을 무대에서 연주할 때 저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이 곡이 적절히 편집되어 전반부에 삽입된 OST 'Beethoven Havok'이 처음 뙇 나올 때 4년 전 그때의 그 느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마침 곡이 삽입된 씬도 아포칼립스가 찰스의 세레브로를 탈취하다시피 하여 핵미사일을 허공에 날려버려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ㅋㅋ 장엄한 씬인지라 더 와닿았다.

추억의 곡을 되살려줘서 고마워요. 그런 의미에서 베토벤 7번 2악장도 듣고 가자.


4.
데오퓨의 퀵실버는 정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Time in Bottle」은 영화를 본 이후에도 자주 듣는 인생곡이 될 정도로 인상깊은 장면이었다. 때문에 이번 작품의 퀵실버 씬도 많은 기대를 했다.

이건 누가 캠버전을 유튜브에 올려서 금방 짤릴 것 같은데ㅋㅋ Sweet Dreams와 함께 이번 작품에서는 코믹하게 풀어내었다. 만족.


5.

휴 잭맨의 깜짝 출연은 덤. 사실 안 나올 줄 알았다.


6.
제임스 맥어보이와 마이클 패스벤더를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를 통해 처음 알았다. 마이클 패스벤더 영화는 그 전에도 몇 편 본 건 있지만서도... 어쨌든 프리퀄 트릴로지 세 작품을 통틀어 두 사람의 연기와 캐릭터는 정말 큰 인상에 남는다. 이들이 출연하는 트릴로지가 여기서 막을 내린다는 조금 아쉬울 따름. 다만 앞으로도 나올 수 있겠지? 그건 20세기폭스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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