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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스위치 소프트 후기 (2)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지금도 스위치의 필구 타이틀로 거론되는 게임은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과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이다. 스위치 첫 구매 당시 젤다 야숨은 이미 발매가 되어 있었으나... 영문판으로 즐기는 방법도 있었지만 일단 너무 귀찮고 원래의 뉘앙스를 100% 읽어낼 수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참고 또 참았다. 더불어 다른 건 몰라도 젤다만큼은 언젠가 한글화되어 나올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구입은 논외로 했다. 1-2 스위치와 마카디럭스를 구하면서도 '나는 이것들을 하기 위해 스위치를 사는 것이 아니다. 나는 마딧세이를 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다'라고 계속 생각했다. 마디세이는 그런 정도의 타이틀이었다.


나는 2D 마리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린 나이의 내가 감당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방식과 조작감으로 점철되어 있는 2D 플랫포머 장르는 나에게 충분한 트라우마를 남겨주었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개조마리오 등으로 시작하여 공식적인 양상 프로그램 [슈퍼 마리오 메이커] 로 점점 다른 차원을 향해 가는 플레이어들은 매우 경이롭다.) 그렇게 슈퍼마리오 월드까지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던 중 동네 상가 내 게임샵에서 처음 접하게 된 슈퍼마리오 64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주인아저씨가 N64로 마리오64를 플레이 하기만 하면 수많은 갤러리로 상가 통로가 막혔던 광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후에 에뮬로 마리오64를 접하고- 선샤인은 몰라서 건너뛰고- 그러다가 Wii로 슈마갤 1, 2를 접하면서 3D 마리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위유를 건너뛰어 마리오 3D 월드를 건너뛰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깝지만 어쨌든 스위치로 나오게 될, 그것도 과거 64-선샤인에 이어 샌드박스 탐색형 마리오의 정식 후속작인 마디세이는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화 [그래비티]에 달린 평 중에 '어떤 영화는 관람이 아니라 체험된다. 경이롭다.' 는 말이 있다. 이 게임도 그렇다.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고, 무슨 게임인지는 모두가 잘 알고 하니 구구절절 언급할 필요는 없겠다. 과거 마리오 시리즈는 모험(2D)으로 시작하여 탐험(3D)의 재미를 안겨주었다 하면, 마딧세이는 기존의 모든 재미를 간직하면서도 그를 넘어 여행의 재미를 가미시킨 게임이다. 이는 매우 노골적인데, 각 왕국에 도착하면 월드 맵이 포함되어 있는 팜플렛이라거나, 오디세이호를 캐리어처럼 보이게 만드는 씰이라거나 하는 요소 등이 그러하다. 또한 더욱 다채롭고 개성있는 월드 맵은 마치 여행하며 새로운 광경을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서 다른 점은, 실제 우리가 흔히 '여행'이라고 하는 것은 그곳의 풍경을 눈으로 담고, 먹거리와 놀 거리를 즐기고, 가끔은 한적하게 벤치에 앉거나 수풀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 느릿한 시간을 만끽하는 정도이지만, 이 게임은 그 광경을 자유롭게 직접 헤집으며 어디에 무엇이 숨겨져 있나 찾고, 퍼즐을 풀고, 발견해내는 등의 더욱 풍부한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체 월드와 월드 내의 퍼즐이나 적 등의 요소가 밀접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자연스럽다. 근 50시간 내내 제작진이 원했던 것처럼 여행하는 느낌 그대로를 만끽할 수 있었다. 감탄할만한 새로운 광경, 기발한 퍼즐, 미니 게임과 수집 요소 하나하나가 모두 즐거웠으나 한편으로는 남은 요소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에 아쉬움 또한 느꼈다.




한가지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이전 작품들에 대한 오마쥬 등으로 팬서비스를 탄탄히 갖추어 놓았다는 점이다. 이런 건 골수팬들을 미소짓게 만들 수밖에 없지. 마디세이는 하나부터 열까지 반짝반짝한 그런 게임이었다.





다만 한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야숨이나 마디세이나 스위치로 넘어오면서 볼륨을 엄청 키웠다는 것인데 닌텐도는 앞으로도 이러한 볼륨과 텐션으로 작품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후속작에서 볼륨이 조금이라도 적어지면 유저들은 아쉬움을 느끼면서 '그때가 좋았다' 등의 말을 하지는 않을까? 쓸 데 없는 걱정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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