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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돈의 속성」

 

- 일전 글에서도 잠깐 말을 했듯 올해엔 이것저것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 중에서도 경제 공부. 난 고소득 직종군에 속해 있지만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닥치는대로 벌기만 하고, 필요한 것 이외에는 잘 쓰지 않고, 그저 쌓아 두기만 할 뿐이었다. 최근에 모아 둔 현금을 전부 카운트 해 볼 기회가 생겼는데 내 생각보다 액수는 좀 더 되더라. 하지만 이렇게 쌓아 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까닭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였을 때 단순히 저축만 하는 것은 오히려 돈을 더 까먹는 일이라는 아주 기초적인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도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그리고 이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돈이 돌아가는 구조는 어떤지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 책은 그러한 경제를 이해하고자 하는 고민 가운데 있어 첫 운을 떼기 위한 책이었다.

 

- 돈의 성질을 다룬 경제학 책인 것 같지만 사실은 경제학을 표방한 인문학 책으로 느껴진다. 돈을 다루는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대해 다루는 책이기 때문이다. 경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이것을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백서 같은 느낌이다.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첫 책으로 읽게 된 것은 꽤 옳은 일이라 생각된다. 다만 일독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토대로 경제활동의 처음과 중간, 그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쉼표를 찍으며 나의 행동을 돌아보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 다른 건 모두 공감. 하지만 실패에 대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는 좋지만, 그렇다고 실패에 대해 너무 관대한 경향도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실패 후의 재기도 다시 일어설 기반과 힘이 마련되어야 가능한 것인데 별다른 기반이 없는 자가 실패를 맛보면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지기 쉽다. 이건 비단 최근 몇년만의 경향만이 아니라 무려 6년 전에도 조성되었던 사회의 분위기이며(#), 이는 창업 자체를 주저하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적어도 사람 구실은 해야 한다는 사회 풍조 속에서 그 1인분을 하기 위해 저마다 로우리스크 로우리턴을 원하다 보니 대기업이나 공무원, 안정적인 전문직에 사람이 몰리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결국 난 창업을 할 깜냥도 능력도 안되어 전문직이나 하고 있지만, 이런 경제 침체 속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하게 와닿는 것 같다. 어릴 적엔 사람이 별로 물질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고민을 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본다. 다만 물질에 눈이 멀어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듯 노동 외의 수입이 노동에 의한 수입을 넘어 내가 더 이상 일을 안 해도 될 경지에 이른다면 더 많은 것을 살펴보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될 것 같기도 하다. 결론은 잘 살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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