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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NH -「채도와 명도🏝」(2)

 

 

 

 

요즘 이런저런 루틴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나의 섬을 계속 지속시키는 것이다. 동숲은 적어도 매일 10-20분 정도는 하는 것 같다.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하는 건 아니지만 음... 잡초를 뽑고, 화석을 캐고, 돈나무를 파서 심고, 주민들에게 선물을 주고. 그냥 그날그날 정원을 조금씩 관리하고 가꾸는 느낌? 대단한 것도 아닌 같은 행동을 매일매일 조금조금 하는 거라 가끔은 지루하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냥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일단 들이는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고, 닌텐도에서도 꾸준히 소소한 업데이트를 해 주는지라 잊을만하면 새로운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직도 이 게임을 꾸준히 붙들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더불어 매일 꾸준히 관리를 함으로써 정신적인 수양 아닌 수양을 하는 느낌이랄까. 큰 변화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간 있었던 조금의 변화 혹은 기록하고 싶은 사항들을 간단히 써 봄.

 

 

 

 

 

겨울

모동숲 시작하고 맞는 네 번째 계절이다. 지금은 접은 롤 제외하면 이런 긴 호흡으로 하는 게임이 잘 없긴 했는데 새삼 게임을 오래 즐겼다 싶다. 비가 올 때는 다음날 구석탱이에 조금씩 피는 꽃을 정리해야 하니 귀찮아져서 싫어했지만 겨울에 눈 내릴 때는 그다지 싫지만은 않았다. 눈은 싫어하고 비를 더 좋아하는 것과는 현실과 대조적인 부분이 새삼 재밌군. 마을회관 뒤 자투리 공간은 매 시즌 아이템을 십분 활용하여 주기적으로 새롭게 가꾸어나가겠다는 당찬 포부가 있었지만 번번이 귀차니즘에 막혀 전혀 손을 대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겨울 시즌을 맞이하여 새로 추가된 얼음 레시피들이 꽤 괜찮아 보여서 얼음 공원 느낌으로 만들었었음. 나의 센스가 좀 더 좋았더라면, 그리고 좀 더 의욕적이었다면 훨씬 멋들어진 공간을 만들었겠지만 그냥 대충 이 정도로 만들고 치웠다. 근데 왜 눈이 한참 쌓여 있을 때의 사진은 없고 눈이 다 녹은 후의 사진만 있는가... 애통하다. 그냥 이랬다 정도만 참고하자고.

 

 

 

 

눈사람

나는 이 눈사람을 처음 봤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했던 놀동숲에도 눈사람이 있었다더라. 놀동숲은 몇 달만 가지고 놀다가 그대로 창고행이었던지라 잘 몰랐다-_-;;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눈을 굴릴 충분한 평지가 있어야 했다. 정확히는 눈 덮이는 초원 지형이 충분히 넓어야 눈덩이가 젠이 되고 그걸 굴려서 눈사람을 만들 수 있다. 이미 작은 마을 느낌으로 테라포밍을 끝마친 우리 섬은 넓은 초원 지형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더랬다. 그래서 예전에 만들어두었던 야외 카페 중 마스터를 세워두었던, 박물관 앞의 애매한 야외 카페를 과감히 없애버리고 눈사람을 만들 야외 공터로 두었다.
더불어 DIY로 얼음 아이템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커다란 눈의 결정]을 얻으려면 비율이 꼭 맞는 눈사람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최상급의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선 머리와 몸의 비율이 4:5 정도가 되도록 눈을 굴려서 엎치면 되는 것 같다. 초창기에 유튜브를 이래저래 보니 10칸을 굴려야 베스트라더라 하지만 그렇게 자로 재듯 만들기는 싫었다. 여러 번 굴려 보고 터득한 방법은 몸통이 되는 눈덩이는 더 이상 커지지 않을 정도로 굴리고, 머리가 되는 눈덩이는 살살 굴리다가 플레이어와 나란히 섰을 때 코 아랫 선까지만 올 정도의 크기면 되는 듯. 처음에는 항상 코에 맞췄었는데 자주 만들다 보면 요령이 생겨서 대충 눈대중으로만 최상급을 뚝딱 뽑아낼 수가 있었다. 처음에는 눈사람 자체가 신기해서 매일매일 열심히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슬슬 귀찮아지기도 했고 눈의 결정도 이미 쌓일 대로 쌓여서 그냥 나의 눈대중을 시험하는 용도로 대충 만들었다. 덧붙여 영문판에 비해 한글판 눈사람 대사가 그닥 맛깔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눈 녹은 후 눈사람이 점점 자취를 감추어 갈 때는 그래도 조금은 아련하다 싶었다.

 

 

 

 

새해

이런 생활형 게임에는 으례 현실의 시간과 맞춘 이벤트들이 있다. 지난 4월 이스터부터 시작해서 최근엔 크리스마스, 그리고 신년 이벤트까지. 이런 게임에서 신년을 맞이하면 어떤 기분일까 싶지만 사실 그저 그랬다. 이제는 해가 넘어가는 것이 그다지 설레지 않다. 작년엔 COVID-19 판데믹 때문에 뭘 했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올해를 맞이해서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도 내 스위치 기기 시간은 현실의 시간보다 하루 전이기 때문에 1일에서 2일로 넘어가는 그 새벽에 뒤늦게 이벤트를 봤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몇 달 안 되는 요사이에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어쨌든 2021년엔 더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겁니다. 난 그렇게 굳게 믿고 있어요

 

 

 

 

박물관

동물의 숲에는 여러 컨텐츠가 있지만,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원초적인 컨텐츠는 수집 요소다. 화석이나 미술품은 온라인에서 조금만 발품을 팔면 언제든지 빨리 수집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수집 요소(곤충, 물고기, 해산물)는 월 단위로 출몰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그냥 길게 보고 그때마다 수집하려고 했다. 3월 발매하자마자 이 게임을 시작했으니 원래 계획대로라면 곤충이나 물고기는 작년 12월이면 모두 수집이 가능했고, 잠수 컨텐츠가 작년 7월에 풀려서 해산물은 올해 3월이 되어야 모두 수집이 가능했다.

 

 

그래서 모두 수집하였음. 생각해 보면 더 이상 기부할 것이 없으니 기부하기 항목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렇다고 정말 없어질 줄은 몰랐다. 뭔가 아련한 느낌이 들면서 예전에 닌갤할 때 튀동숲 엄청 열심히 했던 분이 문득 생각났다. 어쨌든 이제 박물관도 졸업을 해 버렸습니다.

 

 

 

 

주민

그동안 하지 않았던 주민 이야기를 좀 하자면... 가급적 오는 주민 막지 않고 가는 주민 막지 않는, 사실은 주민 순환을 적극 권장하는 쪽이지만 그래도 알박기 해 놓고 이 주민만은 절대로 가면 안 돼! 하는 두 명이 있다면 뽀야미와 이요. 특히 이요는 나의 최애 주민이다. 나는 이런 나사 빠진듯한 감성을 좋아한다. 마일섬을 통해 영입을 했는데 굉장히 신기했던 게 이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이요를 불러오고 싶더랬다. 그래서 10만이 넘는 마일을 모두 털 생각으로 각오 단단히 하고 처음으로 마일섬으로 향했더니 첫트만에 바로 이요가 나오더라. 우린 운명이야ㅜㅜ
이번 시리즈의 이요에게 조금 아쉬운 점은 집 인테리어의 변화. 지난작은 온리 토용으로만 채워놓아서 자칫 기괴한 느낌까지 줬었는데 아쉽게도 토용이 아직 모동숲에선 구현되지 않아 토용 인테리어는 더 이상 볼 수 없다. 대신 동굴 안에 석재 가구를 들여놓은 꽤나 원시적인 컨셉의 인테리어로 바뀌게 되었다. 내가 웬만하면 남 인테리어는 별로 건들지 않는데 아무리 봐도 누군가 사는 느낌이 없길래 내가 이것저것 가구 줘서 내 입맛대로 스타일링 해 버렸다. 그전보단 나은데,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 나는 것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인 듯.

 

 

이외에는 최근 들어온 베어드가 인테리어 센스가 꽤나 있다 싶었고(bgm까지 더해서 탐정사무소의 느낌이 난다. 정작 베어드 본인은 그냥 대머리 아저씨 느낌 뿐이긴 하지만...), 은수리 인테리어는 지하감옥이라니...

 

 

 

그리고 최근에 영입한 부케. 내 오랜 친구여... 놀동숲시절 우리 섬에 있던 주민들이 누구였는지는 다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래도 레이니, 이요, 그리고 이 부케가 있었던 것은 확실히 기억난다. 생각해보면 그때는 주민이 어떻게 오고 가는지도 모르고 마냥 천진난만하게 게임을 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최근 은수리가 섬을 떠나고 나서 간만에 마일섬 노가다를 할 기회가 생겼다. 이번엔 알박기 할 주민을 영입할 목적으로 몇몇 인기 주민을 목표로 노가다를 시작했다. 근데 이번엔 생각보다 안 나오더라... 이 부케는 기억상 50회 정도만에 나왔던 것 같다. 여튼 다시 만나서 반가워

 

 

 

 

주민 사진

이 게임의 고이고 또 고이고, 더더욱 고이고 고인 엔드컨텐츠는 주민들의 사진을 모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호감도를 높이다 보면 특정 단계에서 주민들의 사진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근데 호감도 오르는 것이 주민마다 다른지, 혹은 사진을 받는 데 필요한 다른 요소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늦게 온 주민이 사진을 먼저 주기도 하고 먼저 온 주민이 죽어라고 사진을 안 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진을 받은 주민들은 기회가 되면 보내려고 하는데 이사 요청을 수락하는 것보단 캠핑장에 방문한 다른 주민을 영입하는 쪽이 훨씬 빈도가 높은 것 같다. 더불어 주민들 사진을 보고 있자면, 특히 초창기 주민들의 사진을 보면 하나도 손대지 않았던 섬의 형태나 분위기와 더불어 그 시절의 나 또한 함께 생각나는 것 같다. 내가 모동숲을 언제 그만둘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는 동안에는 이 주민 사진들은 하나둘씩 계속 모을 것 같아요.

 

 

 

 

그리고 봄

3월이 되고, 현실의 나무도 새순이 돋고 꽃 필 준비를 하는 것처럼 눈 덮인 채도와 명도에도 눈이 녹고 다시 푸르른 잔디가 자라기 시작했다. 눈사람을 쌓아 두던 공터는 이제 아무것도 없는 진짜 공터가 되어버렸다. 얼음 공원 느낌으로 만들어두던 자투리 공간은 때마침 추가된 마리오 굿즈로 슈퍼 마리오 월드처럼 만들었다. 여러 아이템 중에서도 정말 토관은 획기적이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 같다. 조금만 머리를 쓰면 얼마든지 숏컷을 만들어둘 수 있으니... 다만 지금의 토관은 무작위성이 있어 여러 개를 깔아 두면 오히려 비효율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다. 토관 쓰다 보니 드는 생각은 지금 슈마메2에서 토관의 색상을 지정할 수 있는 것처럼 모동숲에서의 토관도 색상을 다르게 해 두어 인풋과 아웃풋을 유저가 특정할 수 있도록 해 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조그마한 아쉬움이 남는다. 무작위성이 있다 보니 가끔은 동선이 비효율적으로 나와버려서 최근엔 가급적 안 쓰는 것 같기도 하다.

 

 

 

 

기타

시즌별로 새로 추가되는 DIY 레시피를 모으는 일이 항상 고되었다. 이러한 레시피는 대부분 날아가는 풍선으로부터 얻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며, 특정 기간에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귀찮아서 내버려두다 보면 영영 못 얻고 다음 해를 기약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레시피가 풀릴 때마다 다른 것 제쳐두고 풍선 리젠만 기다리며 아주 열심히 모아두었던 것 같다. 그럼 이런 레시피를 모아서 인테리어를 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사실 지난번 올렸던 포스트 기준으로 우리 섬은 그다지 바뀐 점이 없다. 레시피 노가다는 그냥 수집욕이다. 아주 자잘하고 번거로운 수고를 거쳐야 하는... 사실 그런 레시피들이 잘 활용하면 좋은 꾸밈 거리가 될 수 있지만, 테라포밍이 완료된 우리 섬에 적용하기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고, 실내 인테리에 쉽게 적용할만한 DIY는 하베스트 테마뿐이었다. 이 모든 것은 나의 창의성 부족 때문임.

 

 

 

어쨌든 인테리어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야기를 하자면, 딱히 좋은 아이디어가 없고 솜씨도 없고 더구나 갖고 있는 아이템이 별로 없다. 혹여나 나중에 인테리어를 한다는 가정 하에 모동숲 처음 시작할 때부터 아이템을 꾸준히 모으긴 했는데 아무래도 역부족인 것 같다. 작년에 만지작 이벤트 열던 사람들 꽁무니 좀 잘 쫓아다닐걸 싶기도 하고. 자고로 인테리어란 색상을 통일하여 컨셉을 맞추어야 하는 것인데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색깔을 통일시킬 수 없어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는 경우가 참 많았다. 최근 남들 다 가지고 있는 부엌을 그나마 완성을 시켰다. 나머지는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 그래도 긴 호흡으로 조금조금씩 구상해서 채워나가려고 한다.

 

 

 

이 게임을 좀 더 파고드는 사람은 아주 열심히 코디를 하고, 더불어 옷도 PRO 디자인으로 만들어 입던데? 각종 의류회사에서 콜라보를 할 정도로 한때 유행이기도 했다. 나는 그런 디자인을 할 정도의 센스는 없어서 그냥 옷을 사 입거나 주워 입거나 하는 선에서 적당히 즐겼던 것 같다. 그래도 주어진 환경 안에서 나름대로의 패션센스를 발휘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가끔은 게임 속의 나가 실제 나보다 옷을 잘 입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지난가을-겨울 즈음에는 나도 옷을 평소보다 좀 많이 샀던 것 같기도 하다. 최근에는 우산이나 얼굴 간판에 마이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이걸 십분 활용하는 창의력 대장들의 작품을 인스타에서 보고 있다. 그냥 보고만 있다...

 

 

 

카니발 이벤트는 유럽-남미지역을 위시한 이벤트이지만 동양인인 나로서는 딱히 공감이 가는 이벤트는 아니었다. 베르리나는 여러모로 정신 나간 캐릭터다 싶었다. 4월이 되면 다시 이스터 이벤트를 할 텐데 개인적으로 이스터 이벤트는 너무 극혐이었다. 이스터 DIY 재료가 젠 되는 것에 비해 이스터 DIY 가구들 퀄리티가 별로 좋지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엔 이스터 가구가 새로 추가된다고 하니 그것만 몇개 구하고는 치워야겠다. 토빗을 다시 보면 잠자리채로 100번 때려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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