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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우 제면소

 

 

와이프(진)님 재임용 끝난 기념으로 요 며칠간 포항을 갔다 왔다. 사실 계획은 작년 말부터 되어 있었는데 우연히 재임용 시기와 겹치기도 했고 얼떨결에 1차 붙고 나서 2차 준비하는 동안 이상하리만치 극적으로 진행되던 부동산 관련 제외하면 거의 보질 못했기 때문에 겸사겸사 의미를 붙여서 아주 재밌게 갔다 왔더랬다.

 

여행의 목적에는 많은 것이 있지만 난 항상 먹는 것만큼에는 가장 큰 의의를 둔다. 평소에는 잘 먹어볼 수 없었던 것, 거기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것들을 리스트에 넣고 일정에 맞추어 식당을 배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혹은 식당에 맞추어 일정이 정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 식당은 후자에 속한다. 포항에서 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먹을거리 중 잘 빚어낸 우동을 먹고 싶었더랬다. 이날은 호미곶-구룡포 일대를 돌아보기로 했고 이 식당은 우리가 원래 들르고 싶었던 곳들과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이었지만 식당 중심으로 일정을 짜서 가게 오픈과 동시에 식사를 하고 관광지를 돌아보는 쪽으로 결정을 했다.

 

 

유명한 음식점을 가기 전에는 웨이팅이나 메뉴 선정 등을 위해 미리 자료조사를 하고 가는 편이다. 이곳은 찾는 사람도 많고 소규모 음식점이라 다소 웨이팅이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많았고 주로 오픈 30분 전부터 기다리는 듯했다. 사실 여긴 생활의 달인 방송을 탄 곳이라 사람이 많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즘엔 이런 류의 방송에서 시청률을 위해 연출을 상당수 가미해서 나오는 식당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방송을 다 믿어야 하나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맛집 선정 기준은 이러한 방송 출연 여부가 아니라 리뷰수의 상대적인 양이 절대적이다. 경험 상 리뷰 수나 리뷰 내용이 좋아서 가 보면 음식 맛도 있는데 알고 보니 달인에 나왔다는 식의 집이 많았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 눈이 높은지라 매스컴을 타도 형편없는 집은 수년 내에 사라진다. COVID era인 요즘에는 그러한 경향이 더욱 심하다. 각자도생, 약한 자는 살아남을 수 없는 때다.

 

어쨌든 똑같이 오픈 30분 전인 10시 30분에 가게를 찾았다. 근데 웨이팅 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길래 그냥 차에 가서 기다렸다가 조금 기다릴 것을 생각해서 11시 정시에 다시 가게로 갔더니 우리 앞에 딱 두 팀이 있더라. 결론은 웨이팅 없이 먹었다. 우리가 굉장히 천천히 먹은 편이었는데 거의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웨이팅은 계속 없었다. 평일 낮이라 그런가?

 

 

가게 입구 쪽에서는 사장님이 면을 만들어내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반죽을 칼로 한 올 한 올 썰어낸다. 그래서 면 만 올의 단면을 보면 네 귀퉁이가 뭉툭한 사각형 모양이다.

 

주문은 국물이 있는 박가우동, 마제멘 느낌의 간장비빔우동, 그리고 각자 먹을 구운어묵튀김으로 했다. 이 곳에서 맛 볼 수 있는 튀김은 구운어묵튀김 이외에도 야채튀김, 새우튀김으로 총 3가지다. 그중 야채튀김은 기름범벅이라 별로였다는 평, 새우튀김은 그다지 특별할 게 없다는 평이 있어 그냥 구운어묵튀김 하나씩 먹는 것으로 했음. QR 인증하고,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나서 테이블 배정받아 들어가는 방식이었나... 테이블 배정 후 키오스크 주문이었나... 헷갈리네.

 

 

조리가 빠른 튀김이 먼저 나오는데 어묵이 두껍고 맛도 괜찮고. 특히 기름이 덜 느끼하고 고소했기 때문에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먹는 와중에 서비스라면서 야채튀김을 주셨다. 익히 잘 아는 맛일 것 같아 일부러 주문하지 않았는데 주셨으니 감사히 먹었음. 야채를 밀가루 물을 입혀서 튀겨냈는데 기름을 흠뻑 머금고 있긴 하지만 똑같이 덜 느끼하면서 고소했기 때문에 이것도 만족스럽게 먹었다.

 

드디어 메인인 우동. 사실 내가 이 집을 픽한 것은 이 간장비빔우동 때문이다. 이 메뉴는 몇 년 전에 먹었던 삿포로의 텐자루(#)를 생각해서 주문했었는데 꽤나 비슷했었던 것 같다. 쫄깃쫄깃하다 못해 얇은 가래떡을 씹는 느낌. 그 쫄깃함이 가끔은 고된 입질로 다가온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우동 먹듯 여러 가닥을 한 번에 집어서 후루룩 먹는 것이 불가능하다. 잘 비빈 후에 한가닥 한가닥만 쏙 뽑아내서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 앞서 말한 텐자루 보다는 이곳 우동이 약간 좀 더 쫄깃했던 느낌이다. 간장은 자체적으로 제작한 숙성간장으로 괜찮은 맛이었음. 하지만 전체적으로 간이 조금 약한 느낌? 하지만 이게 본연의 맛이라 생각해서 간장은 더 붓지 않고 그냥 먹었다.

한 가지 궁금한 건 다른 리뷰들을 보면 간장비빔우동에는 항상 반숙계란 튀김이 올라가 있었고 같은날 다른 테이블의 간장비빔우동에도 계란튀김이 올라가 있는데 서빙하시는 분 말로는 계란은 서비스란다. 나중엔 계란을 따로 주문해야 하는 것일까?

 

 

사실 간장비빔우동보다도 더욱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박가우동 쪽이었다. 비주얼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우동의 모양이지만 면도 면이거니와 국물에서 큰 차이가 난다. 가쓰오부시 향이 물씬 나는 깊은 국물의 맛. 어쩌다 나중에 여길 한 번 더 들러서 딱 하나만 아무거나 뭘 먹을래 물어보면 난 이쪽을 선택할 것 같다. 그만큼 보편적이지만 매우 훌륭한 메뉴였다.

 

 

 

맛집은 여기저기 많이 들르는데 여긴 야채튀김을 서비스로 줘서 고마운 마음에 따로 포스트를 남겨 봄. 근데 우리만 서비스를 주는 줄 알았는데 다른 테이블에도 야채튀김이 서비스로 들어가더라. 근데 안 들어가는 테이블도 있었다. 과연 야채튀김이 서비스로 들어가는 조건은 무엇일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여튼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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