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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 소프트 후기 (13)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HD

 

 

 

타이틀... 이 아니라 엔딩

- 포켓몬과 마리오에 비하면 그다지 길지 않은 젤다 라이프이지만 그래도 젤다는 조금이나마 꾸준히 즐겨 왔다고 자부한다. 몽환의 모래시계를 시작으로 시오(3D), 황공, 스소, 무쥬라(3D), 신트포2, 야숨, 꿈섬(2019) 등등. 골수 팬은 아니지만 정발 위주로 굵직한 것들은 다 즐겨왔다고 본다. 그 와중에 국내에선 발매된 적 없는 <바람의 지휘봉>을 못 해본 것이 아쉽다. 두 번이나 발매되었던 타이틀이지만 GC 시절에 첫 발매/WiiU시절에 리마스터되어 국내 발매주기를 완벽하게 피해가 버렸다. 내 바람과는 달리 스위치 이식 가능성은 아마 없을 것 같다.

 

기존 작품들에 비해 젤다와의 서사도, 젤다 스스로의 역할도 대폭 증가한 기념비적인 작품. 이 기조는 야숨에도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이 <스카이워드 소드>는 나에게 있어서 비운의 작품이다. 사실 스소는 이번이 아닌 Wii 시절 그것도 25주년 기념 패키지로 구해 한 번 즐겨본 적이 있다. 그 이전작 황공은 별 문제 없이 마지막까지 잘 플레이를 했던 것에 비해 스소는 한참 진행하던 중 흥미를 잃어서 넬의 사이렌 즈음 진행하던 중에 플레이를 그만두었다. 언제든 다시 시작해야지 했지만 그 이후로는 Wii 자체를 창고에 정리해버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대로 게임을 접게 되었다. 은연중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언제든 Wii를 다시 꺼내서 이어서 플레이해야지' 생각은 했지만 그 이후로 삶이 바쁘고 다른 게임도 할 게 생기고 스위치도 나오고... 그래서 스소는 잊혀지는가 했다.

 

처음 플레이했던 2011년에는 그냥 그랬지만 이번에 플레이했을 때 "어?" 했던 부분

WiiU 시절 나왔던 황공HD에 이어 스위치에서 스소HD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어 반쯤 고민하다가 잊어버렸던 소프트에 대한 미안함에 다시 한 번 리마스터링 버전을 예구까지 하여 플레이를 시작했다. 시작은 했는데... 어째 이번에도 하던 중에 비슷한 부분(이번에는 딘의 사이렌 직전, 하일리아의 방패를 얻고 나서)에서 플레이를 멈추고 한동안 잊어버렸다. 그러고는 한동안 이런저런 이슈로 스위치마저 잊고 살고 있다가, 그 이후 나온 레알세를 신나게 다 플레이하고 나서야 다시 스소HD가 생각나더라. 그래서 남은거 마저 진행하자는 생각이 들어 결혼 이후 근 3주만에 비로소 엔딩을 보았다는 이야기.

 

태초의 공주, 태초의 용사 그리고 태초의 검의 이야기

 

 

- 그런고로 이번 후기는 '이 게임은 왜 흥미를 잃고 중간에 그만두게 만드는가?'에 대한 게임 디자인적 접근을 해 보고자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 게임의 피곤한 점은 크게 세 가지.

 

1. 어려운 조작

이 게임은 링크가 검을 휘두르는 각도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Wii 발매 이후 추가로 발매된)모션 플러스의 기능을 십분 활용하고자 했던 게임이다. 곧 상대방에게 올바르게 대미지를 주려면 검의 각도 또한 신경을 써야 했다. 이 입력체계가 제대로 작동했으면 괜찮은 경험을 제공했겠으나 Wii 시절의 모션 플러스도, 현세대의 조이콘도 실제 게임에서 검의 방향이 완벽히 대응하지 않아 세밀한 조작에 꽤 애를 먹는 편이다. 나는 이렇게 휘둘렀다고 생각했지만 검은 영 엉뚱한 방향으로 휘둘러져 적이 태연하게 공격을 막고 반격을 한다면? 조작의 불명확함으로 상승되는 난이도는 플레이어에게 굉장히 불쾌한 느낌을 준다. 이런 부분에서 빚어지는 피로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 다행히 프로콘은 방향 입력이 보다 더 간편한 편이지만 사실 Wii 시절 나온 황공이나 스소같은 젤다 시리즈는 그때처럼 양손에 컨트롤러 들고 플레이하는 것이 제맛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첨부터 끝까지 조이콘을 분리해서 손에 들고 플레이했다. 고생을 사서 했다.

 

양 팔의 눈을 맞추기 위해서는 컨트롤러를 정확히 가로로 휘둘러야 한다. 정확히....

 

2. 필드의 분리

혹자는 메인 빌리지인 스카이로프트를 제외한 나머지 던전을 필드화시키는 참신한 접근을 호평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은 야숨에서 더욱 심화된 점도 있고, 나도 이 시스템의 훌륭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솔직하게 느낀 것을 써 보자면... 어쨌든 메인 빌리지에서 각 던전으로 가려면 새를 타고 가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이는 마치 전작들에서 에포나를 타고 광활한 하이랄 평원을 달리는 것과 흡사한 느낌이다. 그 와중에는 다른 서브퀘스트니 미니게임이니 여신의 큐브 상자니 하는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이 밀도 있게 분포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보통은 그냥 다른 필드 가기 위해 하염없이 새만 타고 가는데 지루함이 다소 느껴지는 편이다.  전작들처럼 왔다갔다 하는 도중 때려잡을 적이 잘 분포해 있거나, 하다못해 풀숲이라도 있으면 파밍이라도 할 텐데 그것마저 없으니 필드 이동 과정이 다소 노동처럼 느껴진다. 그런 것을 떠나 연속성이 떨어지며 게임이 뚝뚝 끊기는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여기서부터 오는 피로감이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그다지 썩 친절하지만은 않은 필드 이동

 

3. 복잡한 게임 구성

사실 이건 장점인지 단점인지 잘 모르겠다. 보통 젤다 하면 (수고로운 과정을 거친 후에)던전을 가서-새로운 장비를 얻고-그 장비를 이용해서 퍼즐을 풀고-그 장비를 이용해서 보스의 약점을 공략해 처치하고-하트 그릇 얻고 ㅌㅌ의 전형적인 구성, 그 사이에 필드를 뒤지며 하트 조각이나 보물, 기타 수집 요소(시오의 황금 스탈튤라, 황공의 고스트 혼 등등)를 모으는 것이다. 보통 필드의 모든 던전을 순서대로 돌고 나면 최종 던전에 돌입하고, 거기서 시리즈마다 다양한 모습을 한 가논을 만나 뚜까패고 엔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스소는 이전 시리즈의 던전에 비해 보다 넓은 지역을 탐험해야 하고, 해당지역 보스전만이 끝이 아니라 사이렌에서 펼처지는 시련을 겪고, 세 수룡을 찾아다니고, 여차저차 검을 성장시키며 최종전에 돌입하는 과정이 꽤나 복잡하다. 플레이 중에는 이런 과정이 명확하지 않고 또다시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하는 수고로움이 피곤했으나 지나고 나서 종합해 보면 이 레벨 디자인만큼은 좁은 지역을 알차게 활용함으로써 오밀조밀하게 잘 했다 싶긴 하다. 결국 이 레벨 디자인을 개발한 경험이 모여 야숨이란 명작을 낳았다고 생각하면 꽤나 고무적인 부분이다. 최근 그래픽에만 손을 대고 게임성에는 거의 손을 안 대었던 <꿈꾸는 섬(2019)>이 그리 썩 좋은 평을 듣지 못한 점도 같이 고려하면 앞으로의 젤다 시리즈는 보다 더 복잡한 구성을 기대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겠다.

 

필드가 넓어서 좋을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피로감을 주는 게임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부분은 가히 훌륭한 게임이다. 초대 젤다 그리고 초대 링크의 서사, 서사를 진행하는 연출, 연출 뒤에 깔리는 bgm까지 어느것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으나 많은 즐거움을 주는 훌륭한 젤다 시리즈 중 하나임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파이야 언젠가는 다시 만나자

+ 젤다 야숨은 이전 시리즈들의 많은 부분들을 레퍼런스로 삼고 있지만, 특히 이 작품과 야숨 간의, 파이로 묶인 연결점이 꽤나 인상적이다. 애저녁에 스소를 충실하게 했으면 야숨을 처음 플레이할 때 내가 스스로 캐치를 하며 즐거움을 느꼈을 것인데 아쉬움. 시간이 남으면 야숨을 마스터 모드로 해 볼까 싶기도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그냥 야숨2나 기다려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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