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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패스 트래블러

졸업의 상징인 왕관

0.
작년 중순 스위치 e샵에서 할인할 때 사놓고는 손을 안 대고 있다가 젤다 스소(#) 끝내고는 조금씩 진행했음. 전반적인 평부터 이야기하자면 스토리가 조금 아쉽지만 그 이외의 부분은 재미있으니 할인을 한다면 꼭, 아니더라도 지갑 사정이 넉넉하다면 구매해서 한 번쯤은 엔딩 볼 만한 타이틀이다. 스위치로 플레이했으니 제목에 스위치를 달까 하다가 이건 멀티플랫폼이니 그냥 안 붙이고 씀.



1. 장점과 단점
장점

- 레트로(2D)와 뉴트로(3D+HD)를 잘 조합한 그래픽.

가끔은 눈이 즐겁다

- 전투 시스템. 약점을 노려 적을 무력화시키는 것, 각종 버프와 너프로 아군에게 유리한 전투 상태를 만드는 것, BP를 투자하여 아군의 스킬을 강화시키거나 오의를 사용하여 강력한 한 방을 노리는 것. 다소 복잡하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으니 시스템을 이해해가는 재미와 써먹는 재미가 있음.

 

- 타격감

눈이 아플 정도의 연출을 이용한 타격감

- BGM


- 유저 편의성(웨이포인트)과 자유도. 넛과 배틀잡의 존재로 어떤 캐릭터든 유저가 원하는 방향으로 키울 수 있고 어떠한 방식으로도 최종 보스를 제외한 클리어가 어렵지 않은 점이 좋았다. 노가다를 충분히 해주면 힐러로도 무쌍 찍는 파랜드 택틱스 느낌도 살짝 난다.

 

- NPC 하나하나에까지 부여되어 있는 소소한 설정들. 하물며 지나가는 강아지에게까지 쓸 데 없이 디테일한 설정이 부여되어 있을 때도 있다. 간혹 한 NPC에게 부여된 설정은 스토리 혹은 사이드 퀘스트를 진행하며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소소하게 읽을 거리가 참 많은 게임


단점
- 깊이 없는 대부분의 스토리, 유치한 대사. 이는 후술.

 

- 유기적이지 않은 캐릭터간의 상호작용. 여덟 명이 같이 여행하지만 함께한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각 스토리의 주가 되는 메인 멤버가 나머지 용병을 데리고 다니는 느낌? 스토리 진행 중 혹은 주점에서 특정 인물들 간의 대화를 잠깐 엿볼 수 있으나 각 캐릭터의 성격을 맛볼 수 있는 정도이지 그다지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억지로 구겨 넣은듯한 느낌.

시덥잖은 이야기만 하고는 끝

- 게임 내적인 밸런스의 불균형. 필드 스킬 측면에서는 유불리가 있으나 못 써먹을 정도는 아니고, 결투는 무조건 공격명령보다 좋다. 사실 한이트의 직업 디자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포획 자체도 번거롭고 포획으로 얻은 마물은 사용제한도 있어 그냥 다른 캐릭터들을 좀 더 키워서 딜찍누 하고 말게 된다. 한때 메인 딜러로 키워보고 싶어 고민을 좀 했으나 한이트는 그냥 서포터 혹은 서브 딜러로 키우는 게 정신건강에 더 낫다고 느낌.

 

- 어설픈 자유도. 앞서 자유도를 이야기했지만 그러한 방향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지, 그렇게 키운다고 효율이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적인 예로 마술사는 속성 무기 두개를 겹치는 것이 좋기 때문에 넛 먹이고 무기 두 개 들려야 한다 해서 한이트를 그렇게 마술사로 키웠는데 결국 효율은 속성 무기 하나 든 마술사 프림로제보다 효율이 더 떨어지는 느낌. 보통의 RPG가 모두 그러하지만 캐릭터마다 능력치나 성장도, 고유 스킬 등의 차이가 있어 어떠한 방향으로 키우는 것이 더 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지 대략적으로는 정해져 있다.

 

- 광범위한 사이드 스토리. 이동할 수 있는 맵이 꽤 넓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NPC도 매우 많기 때문에 이런 NPC 위주로 진행되는 사이드 스토리를 플레이어가 알아서 다 챙기기가 벅차다. 한 마을 안에서 퀘스트를 해결할 수 있는 케이스도 많지만, 간혹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참 전의 마을로 가야 한다거나, 한참 후에 도달할 수 있는 마을로 가야 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NPC는 이름에 특이한 수식어가 달려 있거나 고유 이름이 붙어 있거나 하기 때문에 이런걸 꼼꼼히 챙기고 기억한다면 많은 퀘스트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겠으나 과연 그렇게 빡빡하게 플레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들르는 마을마다 미리 모든 NPC와 상호작용하며 정보를 조사/묻기 혹은 아이템 훔치기/매입을 부지런히 해 둔 경우 이후 퀘스트를 접할 때 자동으로 얻어걸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2. 캐릭터와 스토리

자기가 잘 생긴 줄 모르니 다행인 걸까 불행한 걸까

- 사이러스 스토리는 괜춘. 지식은 독식하지 말고 널리 공유해야 한다는 주제의식이 와닿았음. 더불어 문제의 원인이 되는 변옥의 서나, 고대 문자를 이용한 충격적인 연출을 보여주는 고대 유적이 사실은 흑마술의 원천이 아닌 그 힘에 대한 경고의 목적인 것도 좋았다. 

 

열혈 약사

- 악인을 도와주어 다른 악행을 낳게 하는 행위는 정당한가? 하는 아펜 스토리는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일 수 있다. 이 게임의 배경이 사적 제재가 만연한지라 더욱 고민이 되지만 결국 약사는 치료를, 죄에 따른 처벌을 내리는 역할은 그 일을 맡은 자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나머지는 다 그저 그랬다.

올베릭은 그냥 중2병에 검미새. 하지만 검사가 먹고살기 위해서 하는 직업도 아니고, 폭력과 살생과 연관된 일이니만큼 직업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했다. 근데 '검의 의미'라는 표현은 끝끝내 오글거렸음.

트레사는 그걸 넘어서 그냥 미친 사람이 장사하는 스토리임. 상인으로서의 성장을 위해 여행을 시작했지만 내내 주변 인물에 휩쓸려 위험천만하고 무모하기 그지없는 모험을 할 뿐이다. 핍진성이 가장 떨어지는 캐릭터와 스토리임.

테리온은 전형적인 쿨병 츤데레 보는 것 같아서 별로. 더불어 이 도적이라는 직업 자체가 이 파티에 매우 이질적이다. 사제랑 도적이 한 팀이 되어 협력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가? 그래도 한 번씩 변장하면서 목소리 변조하는 모습에서 오는 갭은 좋았다.

프림로제 스토리 진행 중에는 메인 빌런인 시메온의 등장과 동기가 그다지 납득이 되지 않아서 별로 와닿지는 않음. 결국 아버지를 잃은 본인의 구구절절한 비통함만이 남는다.

한이트 스토리도 별 매력이 없는 이유는 이 스토리의 주인공이 한이트 본인이 아니라 한이트가 때려잡는 최종 보스인 붉은 눈이기 때문이다.

오필리아. 아무것도 모르고 오필리아를 주인공으로 선택해서 진행을 했는디... 오필리아는 상냥할 뿐이다. 다만 성화기사 뺨 칠 정도로 이것저것 다 때려잡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의외로 쉽게 납치되어 감금되는 영 딴 판의 모습을 보여줘서 좀. 

 

 

모든 일의 원흉

- 게임 내내 별 볼 일 없는 스토리가 아쉬웠지만 모든 캐릭터의 엔딩을 보고 진입할 수 있는 최종장을 통해 전개되는 연출은 좀 좋았다. '결국엔 그놈이 그놈' 엔딩인 것도 좋았고, '그놈'으로 여덟 명의 스토리가 한 데 얽히는 것도 좋았고, 사실 사이드 퀘스트 진행 중 별 볼 일 없었던 NPC가 모든 일의 원인이 된 진정한 흑막이었다 하는 반전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도리어 최종장에 다다라서 터트릴 것이 아니라 메인 스토리 자체를 좀 힘있고 치밀하게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추진력을 위해 무릎을 꿇는 것(#)도 아니고...

 

- 9/13부로 후속작이 예고가 되었는데... 발매하자마자 구해서 해 볼 건 아니고 역시나 세일하면 사서 소소하게 플레이해볼 것 같다. 트레일러 보니 직업이나 전투 등 전체적인 게임 디자인은 비슷할 것 같고 상호작용이나 스토리만 좀 잘 개선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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