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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0.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으나 결국엔 다소 용두사미로 끝난 작품. 좀 특이한 변호사의 법정 타파 스토리로 가나 싶더니, 자폐인이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싶더니,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출생의 비밀을 위주로 다루더니 막바지에 가서는 그 모든 것이 흐지부지 되면서 힘을 잃었다. 절반 정도를 재밌게 보던 차에 서사가 점점 힘을 잃음과 더불어 설정과 관련한 여러 잡음이 섞이며 끝까지 힘 있게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무엇보다 이런 분위기가 여론을 통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너무나도 선명하게 느껴졌다. 한창 괜찮을 때는 어딜 가도 우영우 이야기뿐이더니, 끝날 때쯤에는 가끔 터져 나오는 논란거리를 제외하면 어디서도 언급하는 곳이 없다. 애석한지고.

 

1.

우영우란 캐릭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다는 보기 드문 설정이다. 하지만 드라마 거의 대부분의 부분에서는 말투가 좀 특이하다거나, 사회성이 떨어진다거나, 융통성이나 공감을 기반으로 한 사회성이 아주 조금 떨어지는 정도의 모습만 보인다. 반향어나 주위 자극에 민감해하는 부분만 빼면 이 인물은 그냥 정상 스펙트럼이 아닐까 싶은 느낌을 준다. 이런 부분 때문에 해당 장애는 인물에게 캐릭터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로만 가볍게 소모되었을 뿐 실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무거운 사회적 문제를 십분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도 있다. 그냥 <빅뱅이론>의 쉘든처럼 좀 심한 사차원 천재 캐릭터 정도로만 설정했어도 어땠을까? 그러면 장르가 드라마+로코에서 그냥 개그물로 바뀌어 버려서 힘들까? 어느 쪽이든지 핍진성이 떨어지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더불어 이런 사차원 천재 캐릭터는 일본 미디어에서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 재밌다. 그래서 우영우의 캐릭터나 전반적인 연출 면에서 일드의 느낌이 짙게 느껴졌다는 의견에는 나도 동의함.

 

2.

처음에는 우영우의 성장 드라마를 그리는듯 했다. 그리고 나조차도 드라마를 보는 내내 무엇보다도 우영우의 개인적인 성장을 바랐다. 이준호와의 러브 스토리는 그런 개인의 성장을 위한 장치인가 하면서 관찰했는데 이는 그냥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란 인물이 가진 한계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며 결국 주인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주변 인물들의 배려를 통해 많은 갈등이 해소된다. 사실 이 드라마는 개인의 성장보단 이러한 장애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세상에 잘 녹아들어 사는 것인가가 골자이다. 바랐던 성장이 없었던 점은 다소 아쉽지만 바꾸어 생각해 보면 장애로 인한 한계를 가진 사람이 보통의 사람이 가진 기준에 맞추어 행동해 주길 바라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결국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노력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래도 우영우는 나름 성장하고 있다. 남의 감정에 공감하긴 조금 어려움이 있지만, 적어도 본인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더불어 사회 구성원들이 (시편 133편의 표현을 빌리자면)연합하여 동거하는 방식이 꼭 남녀 간의 사랑만 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가 어색한 러브 스토리보다는 다른 요소를 통해 차용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나는 이준호라는 인물을 보면서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서와 사상과 일상의 교류 없이 남녀 간의 사랑이 가능한가? 이 드라마는 이러한 부분에서 위화감이 든다. 과정을 보여 주기 위해 택한 방식이 너무나 동화 같고 허술하기만 한 느낌.

 

3.

그래도 호평을 하자면 주변 인물들의 어설픈 로맨스를 빼면 모든 서사가 주인공인 우영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인물의 확고한 캐릭터성, 그리고 그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 박은빈씨가 매우 좋다. 나는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버럭 하는 장면 이외에는 이 배우가 연기했던 영화니 드라마니 하는 것을 하나도 보지 않았고 평소 스크린에는 어떤 모습으로 비치어지는지는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우영우에게서는 박은빈의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정말 정말 좋았다. 내 인생 드라마였던 <나의 아저씨>에서 조차 아이유가 연기하는 이지안 조차도 그나마 덜 아이유 같아 보였던 것과는 정말로 대조적이다.

 

4.

제작사의 바람과는 달리 시즌2가 제작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고 드라마 자체도 그냥 깔끔하게 끝이 났던지라 더 건들다가 이도 저도 아니 되게 하지 말고 그냥 이대로 리미티드 시리즈인 채 끝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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