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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LCK

 

 

국내에서의 한 해 농사를 하고 난 결과물을 가지고 국제전을 치러야 하는 시스템에서 리그 내에 절대 강자가 있다는 사실은 큰 안정감을 준다. 올해도 국제전 타이틀을 LCK가 가져올 것이란 믿음. 올해 스프링부터 MSI로 이어지는 시기의 젠지가 그랬다. 하지만 강점기가 오래되면 아무래도 보는 맛이 떨어진다. 2024 서머의 젠지가 그랬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이전 리그를 여러 번 석권했던 SKT 그리고 T1이 그랬다. 업셋이 없고 순위가 고착화된 리그는 발전이 없다. 그리고 그런 해에는 꼭 국제전에서 사고가 터졌던 것 같다. 그런 고로 나는 산전수전 겪어 가며 성장한 끝에 하늘에 별을 수놓은 2022 DRX, 그보다도 더 오랜 기다림 끝에 아름답게 만개한 2023 T1처럼 편한 선두의 자리보단 아래에서부터 힘겹게 올라오며 겪는 경험의 중요성을 믿는다.

 

올해도 주요 경기는 잘 챙겨보려고 노력했다. 2024년은 보는 입장에선 참 기분 좋은 해였다. MSI도 오랜만에 LCK가 따 냈고, EWC라는 새로운 무대도 LCK가 석권했다. 올 한 해 정말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던 젠지가 언어 정립도 잘 되어 있지 않은 펜타핏 혹은 파이브핏을 넘어 사상 첫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것인지 주목되었다. 하지만 올해의 골든 로드는 한화생명이 8년만에 리그 우승을 되찾으면서 무산되었다. 기록이 무너진 건 아쉽지만 새로운 구도, 새로운 강자가 출현해 늘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쪽이 훨씬 좋다. 올 한 해 농사는 이렇게 끝이 났으니 과연 올해 월즈는 어떻게 될지... 늘 그렇지만 잘하는 팀이 잘하고 유연한 팀이 더욱 잘한다.

 

 

 

HLE

지난번 MSI때 우승컵을 들어올려야 하는 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투자가 응당한 성과로 이어졌을 때 또 다른 투자를 낳는 선순환은 아직까지도 수익모델이 썩 뚜렷하지 않은 이 판에선 필수적이다. 물론 이 말이 돈 없는 팀은 우승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그때는 돈보다도 감코진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겠지? 투자 규모 그리고 그로 인한 로스터를 생각해 보면 젠-한-티 세 팀 중 누가 리그 우승을 거머쥐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 세 팀 중 이번 서머를 탈환한 한화생명이 특히 더욱 인상깊다. 이번 서머 우승으로 8년 전 로망이 넘쳤던 락스시절을 다시 한번 상기킬 수 있음이 참 감격스럽다. 이 구단의 전신인 타이거즈 시절 감독으로 지냈던 노페 해설이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담아 전하는 헌사 또한 그 문구 자체와 화자가 주는 상징성까지 모두 감동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길고 긴 티-젠 강점기 구도를 깨 준 것에 너무 감사하다. 앞서 말한 투자의 선순환, 돌아온 우승 이외에도 한화생명의 서머 우승은 많은 의미가 있다. 페이커나 데프트 이외에도 노련한 베테랑들이 꾸준히 폼을 잘 유지한다면 또다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피넛), 폼은 일시적이어도 클래스가 여전한 선수들은 결국엔 타이틀을 딴다는 것(제카, 바이퍼), 불안한 기복이 꼬리표처럼 따라오더라도 스스로 증명하면 되는 것(도란), 그리고 하위팀에 있던 선수라도 스스로가 빛난다면 성과는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것(딜라이트). 참으로 기분 좋은 결승이었다. 과연 롤드컵에서는 어떨까?

 

 

GEN

골든로드는 끝내 무산되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강한 팀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전무후무한 포핏 첫 달성, 오랜만의 MSI탈환 등 LCK 입장에서는 여러 기록들과 타이틀을 안겨준 고마운 팀이다. 오히려 월즈 시작하기 전에 크게 한 대 얻어맞았기 때문에 더 중요한 무대에서는 다시금 잘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그래서 사실 별로 걱정은 없다. 사실 이 로스터로 걱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아무리 못한다고 해도 이 팀이라면 지난 시즌 럼자오자레 같은 참사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최소 월즈 4강까지는 가겠지. 하지만 늘 그렇듯 기대받는 젠지는 언제 미끄러져도 이상하지 않다. 이건 참 이상하다. 로스터는 바뀌어도 기대받는 젠지는 항상 기대에 못 미친 상태로 시즌을 마친다. 그래서 젠지는 이번 월즈에서도 어디까지 갈지 잘 모르겠다. 도대체가 알 수 없는 팀이지만 그래도 기대를 해 봅니다. 마침 해외 배당은 BLG와 더불어 여전히 1등이다. 서머 우승을 실패해도 여전히 기대받는 젠지... 타 팀 보다도 2024 젠지의 종착역이 어디 일지가 정말 궁금하다.

 

 

DK

올해 역체정 후보인 캐니언이 빠진 것이 뼈아프다. 게다가 기둥이었던 쇼메이커의 폼도 찬란했던 20-21 시즌에 비하면 다소 녹슬어 있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 걸출한 신인 루시드와 DK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맡는 에이밍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젠지만큼의 파괴력은 기대할 수 없더라도 DK는 여전히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마구 드는 한 해였다. 월즈 직전 서머 시즌은 정규 3위, 플레이오프 4위로 조금 아쉽게 마무리지었지만 2022년부터 한번도 꺾지 못했던 T1을 선발전이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설욕함과 동시에 6연속 월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선발전 결과는 구단과 쇼메이커 스스로에게,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팬의 입장에서도 참 고무적이다. 언제나 늘 그렇듯 일단 월즈만 가면 장땡이다. 켈린에서 모함으로 로스터 교체를 한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는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비교적 순조롭기에 월즈에서의 DK에 여전히 기대를 걸어본다.

 

 

T1

작년 월즈 우승 로스터를 그대로 박아 넣은 2024년이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한 해였다. 많은 성과를 냈지만 그만큼 번아웃으로 모두가 힘들어했던 2017년의 느낌이 났다. 그렇다고 T1에게 올해가 그렇게 형편없는 한 해는 아니었다. EWC 초대 우승자라는 성과를 냈고, 꾸역승이지만 결국 월즈에 진출은 했다. 그 이외의 많은 부분에서 여전히 못 미덥기는 하지만 이 팀은 늘 그렇듯 이번 월즈에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 판에서 T1을, 그리고 페이커를 오래도록 보고 싶은 소망이 매우 간절하다. 그러기에 T1에게도 실낱같은 기대를 걸어 본다.

 

 

+

KT

한끝차. 어느 팀도 이길 수 있는, 반면에 어느 팀에게도 질 수 있는 요상한 팀. 1년 내내 고점을 유지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해 보지만 시즌이 끝난 만큼 이제는 의미가 없다. 데프트의 찐막라스트댄스도 여기서 끝나 버리니 아쉬울 수밖에. 비디디와 표식을 월즈에서 보지 못함 또한 아쉽다. 이 로스터로 1년만 더 해봤으면 좋겠는데 KT는 투자규모도 줄고 내년엔 전원 콜업 이야기도 나와서 기대를 접어야겠다.

 

KDF

씨맥은 결국 쵸비빨이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더욱 든다. 하지만 결국엔 로스터 값을 했다는 의견도 꽤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씨맥의 '보이지 않는 무언가'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올해 광동은 씨맥과 아이들이었지 씨맥이 감독으로 있었던 팀은 아니었던지라. 앞으로도 씨맥을 빼놓고 생각한다는 건 좀 어려울 것 같네. 내년 광동은 투자를 좀 할 것 같던데 풀 로스터 장착한 광동 혹은 씨맥과 아이들은 어떨지 궁금하다. 예전 그리핀 혹은 20DRX처럼 처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나머지는 그닥 관심 없어서 별로. FOX는 요란한 것 치고는 예전 샌박시절의 강력한 모습이 지워지고 흔한 동부권 팀 1로 전락해 버려서 씁쓸하다. 올해 메타가 요상해서 플옵 말고는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 내년엔 피어리스도 도입한다고 하니 복잡은 하겠지만 좀 재미있는 구도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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