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첫 발매 이후 줄곧 <젤다의 전설>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던 시리즈. 제목에 실린 이름은 젤다지만 실제로 하이랄을 구하는 용사의 이름은 링크임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 제목과 플레이의 괴리감에서 오는 "초록옷 입은 애가 젤다" 밈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시간은 꽤 되었지만 한국닌텐도에서는 이 밈을 이용해 녹진한 병맛 동영상도 만들었더랬다. 벌써 이것도 10년이나 되었구나.
이런 분위기와는 반대로 최근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서는 젤다의 비중이나 역할이 점차 커져 가던 참이었다. <스카이워드 소드(#)>에서는 함께 전개를 이끄는 링크의 소꿉친구로, <야생의 숨결(#)>에서는 링크를 깨우는 시작과 13개의 기억, 최종장에서의 연출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왕국의 눈물(#)>에서는 한 술 더 떠 과거로 시간을 건너간 젤다가 손상된 마스터 소드를 회복시키기 위해 자아를 버리고 하늘을 수놓는 한 마리의 용이 되는 구국의 결단을 한다. 이전까지의 젤다는 피치 공주처럼 게임의 목적을 나타내는 일종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반면 최근의 젤다는 게임의 목적도, 조력자도 아닌 스스로가 주역이 되어 극의 전개를 단단히 받친다.
<지혜의 투영>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젤다가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극을 이끌어가는 것도, 플레이어블 캐릭터조차도 젤다인 사전 그대로의 '젤다 게임'이다.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익숙한 배경에서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들을 잘 버무려 낸 꽤나 재밌는 타이틀이다. 발매 후 한 달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느긋하게 플레이해 봄.
PROS
높은 자유도
스소까지의 젤다 시리즈는 정해진 길과 방법을 그대로 따라가는 게임 디자인이었다. 매 시리즈마다 다른 풍경, 조금씩 변화하는 기믹으로 다채로운 경험을 주기는 하지만 플레이어의 개성이 개입할 수 없는 구조다. 하지만 이런 기조는 야숨에서 큰 변화를 맞이한다. 시작과 목표만 정해 놓고 그 사이에선 어떤 방법으로 클리어해도 무엇이든지 용인되는 시스템. 이 자유도 한 스푼이 평범한 게임을 갓겜으로 만든다. 우리가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는 자유도가 이 게임의 탐험과 전투, 퍼즐에 있다.
<지혜의 투영>의 가장 큰 특징은 투영체다. 사물이나 쓰러트린 적을 카피해서 그 기믹을 그대로 사용한다. 투영체의 수만큼 다양한 기믹이 있기 때문에 내 입맛대로 상황을 풀어 가는 것이 가능하다. 가장 들기 쉬운 예가 절벽을 오르는 방법이다. 게임 초반에 주어지는 침대를 지그재그로 쌓아서 올라가거나, 월튤라를 싱크해 벽을 타고 올라가거나, 메가쿵을 타고 엘리베이터처럼 순식간에 올라가거나, 혹은 물 블록을 차곡차곡 쌓아서 올라갈 수도 있다. 다양한 기믹만큼 곳곳에 산재한 퍼즐을 푸는 방법도 다양하다.
투영체를 이용한 기믹은 적을 상대할 때도 사용된다. 하지만 투영체만으로 전투를 벌이는 건 아니다. 일시적이지만 기존 젤다 시리즈처럼 적을 검과 활로 호방하게 썰어버릴 수 있다. 자유로운 컨트롤이 불가능한 투영체에 답답함을 느낄 때는 직접 적을 베어버리는 것이 더욱 속 시원하다. 특히 똑같은 비행체로 제압하는데 한세월이 걸리는 비행 몬스터에겐 활을 더욱 많이 꺼내 들었던 것 같다. 적에게 대항해 검을 뽑을지 투영체를 뽑을지는 플레이어에게 달려 있다. 그것도 싫으면 멀찍이 싱크로 잡아서 구덩이나 절벽으로 떨어트리면 그만이다.
탐험의 자유도 또한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균열로 가로막힌 부분이 있지만 투영체를 이용해 지형지물을 잘 넘어가면 게임 시작부터 꽤나 많은 맵을 밝힐 수 있다. (맵 전체를 모두 밝힐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근데 아마 되지 않을까?) 물론 퀘스트가 열리지 않은 곳은 다시 찾아와야 하지만 퀘스트를 미루고 하이랄을 마음껏 둘러볼 수 있다. 탐험의 자유도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부분은 지형지물의 특수성이다. 보통의 게임에선 맵의 경계 역할만을 할 뿐인 나무나 고지대를 이 게임에서는 올라 다닐 수 있다. 때문에 지역의 경계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것이 매우 자유롭다.
이런 자유도가 <지혜의 투영>을 캐주얼한 (야숨보다 조금 더 진화한) 왕눈 칭호를 얻게 한다. 앞으로의 젤다는 이런 자유도를 집중적으로 지속 발전시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젤다와 링크의 이야기
앞서 말했듯 작품은 젤다를 위주로 전개된다. 젤다가 아니라 오히려 링크가 봉인되어 있는 젤링역전세계다. 하지만 플레이 내내 링크가 젤다로 바뀌어서 느껴지는 이질감은 없다. 플레이의 줄기가 같기 때문이다. 젤다는 이전 시리즈의 링크처럼 하이랄을 탐색하며 곳곳에 산재해 있는 골칫거리들을 해결하고 더욱 큰 힘을 얻어 거대한 적에게 맞선다. 그 과정 가운데 겪는 액션과 퍼즐도 이전의 맛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주인공만 젤다로 바뀐 젤다 게임을 하는 느낌이다. 더불어 작품 초반 젤다가 주워 쓰는 링크의 후드는 시각적 동질감을 챙겨 주는 포인트다.
그렇다고 주인공에서 내려온 링크가 천대받는 것은 아니다. 용사 링크는 무의 세계에 갇혀 있으나 봉인되어 있지 않다. 젤다가 하이랄을 누비는 것처럼 링크는 무의 세계에서 누비며 활약한다. 작품은 젤다가 이런 링크의 뒤를 쫓는 것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또한 최종장에선 젤다에게 무기를 다시 건네받아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싸운다. 작품 내내 시리즈의 전통적인 주인공을 십분 예우하는 느낌.
젤다와 링크 이외에도 다양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가 참 많다. 특히 새롭게 등장해 젤다의 여정에 도움을 주는 트리를 본다. 트리는 <스카이워드 소드>의 파이를 오마쥬한 캐릭터다. 세 여신에 의해 창조되었고 주인공에게 능력을 부여하며 여행의 동반자이자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까지 많은 부분이 동일하다. 심지어는 인간의 행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묘사되는 비인간성 또한 같은 모습이다. 또한 가논은 늘 그랬던 것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비중 있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그냥 스쳐 지나가는 정도로만 나와서 놀랐다. 중간보스로만 몇 번 등장할 뿐 무의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가논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이외에는 덩치만 산만하고 하는 행동은 아이 같던 콘데 정도가 인상에 남는다.
아트 스타일
원작 재현도는 충실하지만 그만큼 적은 볼륨이 아쉬웠던 GREZZO의 전작 <꿈꾸는 섬>. 하지만 플라스틱 미니어처 느낌의 독특한 아트 스타일은 극찬을 아끼면 안 될 정도다. 이런 미술적 요소는 한번만 쓰고 버려지기엔 정말 아쉽다. 만약 재활용이 되더라도 리메이크 혹은 짤막한 외전작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정식 후속작을 통해 더욱 큰 스케일로 다시 한번 더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젤다 시리즈의 아트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다. 시오-무쥬라-황공-스소-야숨-왕눈을 거치며 일신해 온 리얼 링크, 그리고 무쥬라 개발 이후 새로운 그래픽 스타일을 고안하던 도중 탄생해 명맥을 이어 오던 툰링크이다. 신트포를 거의 그대로 3D화 한 신트포2의 링크는 어느 쪽이라 말하기 애매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미니어처 스타일과 보다 흡사한 느낌이다. 꿈섬-젤지영의 아트 스타일을 나름대로는 미니어처 링크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이 스타일이 계속 지속되어 뿌리내릴 수 있을까?
적당한 볼륨
길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짧지만은 않은 게임 구성이다. 맵도 꿈섬, 그리고 신트포에 비하면 다소 넓어졌다. 그렇다고 숨결의 용사 시절의 하이랄처럼 엄청 넓은 건 아니니 피로도는 다소 덜하다. 그래도 지금보다 조~금만 더 넓었더라면 좋았겠다 싶다. 그래도 짤막한 던전도 많고 무의 세계도 생각보다 넓고 보스도 꽤 있고 퀘스트도 적잖다. 신전 등의 메인 던전은 이전 시리즈와 비교하면 스케일이 적고 짜임새가 허접하지만 그래도 옛것의 구수한 맛이 나는 던전도 더러 있다. 조라의 화합, 고론의 자주성 등 하이랄 이곳저곳의 사건을 통해 투영되는 주제의식 또한 좋다. 이래저래 적당히 즐길만하다.
수집요소가 소소하게 많은 건 좋았음. 메인 퀘스트 던져두고 구석구석 살펴보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보물찾기 하는 느낌이었다. 스탬프는 공략 없이 다 찾았고 힘의 조각, 하트그릇은 몇 개 정도는 위치 때문에 공략의 힘을 빌렸다. 그래도 이런 쪽으로 덜 고생하라고 제작진이 수집 요소 기능을 맵에 넣어줘서 편했다. 야숨-왕눈 때 코로그 씨앗도 이렇게 보여줬더라면 좋았을 걸... 올클리어까지 걸린 시간은 35시간 정도다. 그렇게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아쉽다 느끼는 건 내가 야숨-왕눈에서 먹었던 고봉밥에 익숙해졌기 때문인가 보다.
CONS
아쉬웠던 기믹
투영체가 다양해 골라 쓰는 맛이 있지만 결국 사용하는 것만 사용하게 된다. 전투는 크게 근접/원거리/공중 전투로 나뉘며 각 군에 가장 효율적인 몬스터들이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근접은 딜탱 모두 다 되는 터틀너크 계열, 원거리는 DPS가 높은 옥타 계열, 공중은 키이스→까막→아그 순으로 사용한 듯. 물론 각 군 안에서도 입맛에 맞는 몬스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익숙한 것이 빨리 꺼내기도 쉽고, 게임 후반 가면 투영체가 너무 많아져서 어떤 걸 카피했는지도 잘 모를 정도다. 몬스터 투영체 소환에 짧게나마 쿨타임을 넣어줬더라면 귀찮더라도 이것저것 좀 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는 후술 할 캐주얼한 게임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검사 모드는 꼭 필요했을까 싶다. 강력한 투영체가 다양하게 포진해 있지만 원래 젤다 시리즈처럼 칼로 다 썰고 다니는 것이 가장 편하다. 하지만 검만 들고 다니기엔 기껏 만들어놓은 투영체가 활약을 못하고, 그렇다고 검 위주의 플레이를 하기엔 에너지아가 무척이나 부족하다. 투영체로 대표되는 게임의 컨셉을 다소 흐리게 만드는 느낌. 다만 빠른 보스전 돌파를 위해서는 검사 모드가 거의 필수였다. 이외에 화살은 보스전 때 원거리 공격을 위해 종종 쓰곤 했지만 폭탄은 폭탄 물고기의 성능이 워낙 뛰어난지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또한 단페이가 만들어주는 장치는 안 쓰인다. 장치는 신경 쓸 것이 많다. 리스트만 휘리릭 넘기면 되는 투영체에 비해 장치는 메뉴 진입의 수고로움이 참 번거롭다. 더구나 태엽을 감아줘야 작동하고 파괴되면 단페이의 연구소까지 찾아가 루피를 지불해 수리해야 한다. 이런 사용 난이도에 비해 성능이나 기믹이 월등히 뛰어난 것도 아니다. 애초에 장치의 존재부터가 기존 투영체의 조합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노 코스트의 투영체가 워낙 편하다 보니 장치 또한 사용할 일이 없었다.
너무 쉬운 난이도
대부분은 투영체를 소환해 놓고 뒷전에 서서 응원만 하는 소극적인 전투를 하게 된다. 투영체를 싱크해 무기처럼 들고 다녀도 되지만 적들이 많아지면 맷집 좋은 투영체 소환해 놓고 뒤로 빠지는 게 더욱 속 편하다. 이렇다 보니 피격당할 일도 적고, 만약에 피격당한다 하더라도 침대가 해결해 주다 보니 플레이 내내 별다른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처음부터 하드모드가 열려 있지만 큰 의미가 없다. 체력이 부족한 초반만 좀 더 조심하면 될 뿐 중후반부터는 몇 대 맞아도 별로 부담되지 않는다. 이외에 낙사 대미지도 없고 아무 장비 없이도 무거운 물건을 번쩍번쩍 들어 올리는 것이 '젤다'스럽지 않기는 했지만 제작진이 보다 캐주얼한 게임 디자인을 지향하는 것 같아 그러려니 했다.
이렇게 난이도가 쉽다 보니 재료를 조합해서 회복 및 부가효과를 부여하는 스무디 시스템이 홀대받는다. 재료 조합은 나름 재밌었는데 정작 스무디가 필요한 경우는 별로 없었다. 체력은 침대로, 다른 효과는 액세서리나 컨트롤로 충당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무디가 꼭 필요했던 순간은 추위 내성이 필요한 헤브라 산 정도. 이외에 짜게 주어지는 에너지아를 보충할 몇 안 되는 수단이 스무디인지라 꿈나라 도장의 보스 러시에서 스무디 몇 개 챙겨 먹으면 빠른 돌파에 도움이 되었다.
널뛰는 프레임
게임은 기본적으로 60 fps를 지향하는 듯 하나 화면에 오브젝트가 조금이라도 많아지면 금방 30 fps로 떨어져 버린다. 문제는 프레임 저하가 워낙 잦다는 것이다. 널뛰는 프레임을 보고 있노라면 멀미도 나고 60 fps의 매끄러운 움직임이 그다지 달갑지 않을 때도 있다. 그냥 30 fps 고정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사실 프레임 문제는 이전 꿈섬 리메이크에서도 동일했다. 5년이란 시간 동안 어느 정도 개선을 할 줄 알았는데 전혀 개선이 없는 점을 보면 이런 건 GREZZO의 개발력과 관련된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다.
트리비아
+ 약칭
발매 초기 해당 작품의 약칭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원래대로라면 지혜의 투영 앞글자씩 따와 '지투'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내가 롤붕이라 그런가 지투는 유럽의 이스포츠 구단 G2가 먼저 떠올라서 별로 와닿지 않는다. 누가 처음 떠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젤지영'이 이러나저러나 어감도 좋고 의미도 너무 찰떡인 것 같다. 커뮤니티에서 실제로 쓰이는 약칭의 비율은 젤지영이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는 듯. 사실 이전의 사례(무쥬라, 바택, 신트포, ...)를 생각해 본다면 딱히 정해진 건 없는 것 같다.
+ 과묵한 주인공(#)
링크는 원래 과묵하다지만 이번 작품에선 완전히 말을 못 하도록 설정으로 틀어막은 것이 참 재밌다. 밈처럼 여겨지는 별 것 아닌 부분에 설정을 붙이고 엔딩에선 모두 회복되어 유창하게 말을 하는 모습으로 설정을 완성시키는 세세한 움직임이 매우 좋다.
+ 왜 안 아미보요
꿈섬 링크 아미보처럼 젤지영도 젤다 아미보를 발매할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도 발매를 하지 않더라. 꿈섬 링크 판매량이 저조했나? 후드 젤다와 여행복 젤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그냥 안 내는 쪽을 택했나? 원래 아미보에는 그다지 관심은 없었으나 꿈섬 링크만은 구매했던 나로서는 젤지영 아미보도 발매했더라면 구매했을 텐데 이 부분은 좀 아쉬웠다.
+ BGM
전작 <꿈꾸는 섬> 리메이크와 비슷한 느낌의 배경음악. 챔버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보다 가벼우면서 포근한 느낌은 비슷하다. 하지만 꿈섬의 음악이 미지의 꿈속 세계를 신비한 느낌으로 잘 나타내었다면 젤지영의 음악은 보다 현실스러우면서도 기존의 젤다 풍에 더욱 가까웠던 것 같다. 이런 작은 규모의 음악은 게임의 아트 스타일처럼 귀염뽀짝하면서도 듣기에 편하다. 특히 좋았던 걸 몇 개만 꼽아 본다.
겔드 마을
시리즈 전통의 명곡인 겔드 협곡 테마(#), 숨결의 용사 시절의 겔드 마을 테마(#)는 황량하기 그지없다. 반면 이 작품의 겔드 마을 테마는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메인 멜로디가 중독적이라 한동안 머리에 맴돌았던 기억이. 갑옷망고 수확 미니게임에서 들을 수 있는 리믹스도 좋다.
고론 시티
고론 시티를 포함한 고론의 테마곡은 브라스, 비브라폰 류의 타악기와 투박한 드럼이 메인이다. 하지만 이 곡은 특이하게도 바순과 리코더 같은 목관이 주로 사용되었다. 특히 리코더는 기존 고론 테마와는 엄청 다른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또한 고론 종족의 느긋한 성격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것 같아 좋다. 사실 리코더는 이 곡뿐만 아니라 다른 곡에서도 엄청 많이 쓰이긴 하더라. 참고로 강 조라 마을 테마가 브라스를 써서 그런지 기존의 고론 테마 느낌이 더 나는 편이다.
필드(검사 폼)
메인 테마를 템포 업 시켜 더욱 신나는 분위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칩튠. 거기다 적들을 썰어버릴 때의 시원한 쾌감 등 곡 외적인 부분까지 어우러져 좋은 인상을 준다.
동쪽 신전+숨겨진 유적
미니보스 바롬이 등장하는 두 던전 bgm. 진입하자마자 심각한 분위기의 멜로디가 강하게 치고 나오는지라 나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되지만 바롬이 은근 개그캐라 긴장감이 팍 식어버린다. 강렬한 도입부의 bgm이지만 분위기에 맞게 던전이 더욱 심도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외엔 필드 배틀(#), 던전 배틀(#)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투 음악이 좋았다. 더불어 스무디 샵(#)과 루베리 집(#) 테마곡의 드럼 비트가 비슷한 것이 재밌었음.
젤다는 다시 한 번 주인공으로 돌아올까? 역사 깊은 젤다 세계관 속에서 링크가 아닌 젤다를 메인으로 내걸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번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겠다. 여튼 이래저래 신선한 타이틀이었다. 재밌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