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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부산 - 톤쇼우 본점

 

 

2024 부산 - 먹부림 이야기(#)에서 계속.

 

 

그 유명한 톤쇼우. 이곳은 국내 돈카츠 1황 논쟁에 항상 이름을 올린다. 그래서 언제 부산을 한 번 가면 톤쇼우를 꼭 가 보고 싶었더랬다. 하지만 그간 듣기로는 테이블링으로 웨이팅을 걸어 놓아도 400번 이상으로 순번이 걸려서 도저히 먹을 엄두가 안 난다던데? 그래서 갈 생각을 못 하고 있다가 최근에는 캐치테이블로 멀리서도 편하게 예약을 한다기에 부산 가는 날 점심으로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점심으로는 먹지 못했다. 처음에는 11시 15분쯤 캐치테이블을 확인하니 대기가 6팀이어서 생각보다 웨이팅이 별로 안 걸리네 싶었다. 이동 시간 고려해서 11시 반쯤 예약하면 늦지 않게 도착하겠지 싶었는데 신나게 고속도로 밟다가 예약하는 걸 까먹고 부산에 도착했더니 이미 대기번호가 170번이나 쌓여 있었다. 기다릴까 말까 했는데 사람 빠지는 속도를 보니 적어도 3시간은 대기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잠깐 고민을 하다가 저녁으로 먹을 무겐을 점심으로 당기고 톤쇼우는 어쩔 수 없이 저녁으로 미뤘다ㅜㅜ 이후로도 톤쇼우 먹기까지 우여곡절이 참 많았는데 결국엔 8시가 넘은 시간이 되어서야 점내로 입장할 수 있었다.

 

 

 

보통 우리 부부가 같이 돈카츠를 먹으러 가면 나는 기름지면서 부드러운 로스를, 아내는 덜 느끼하면서 담백한 히레를 주문한다. 이곳에서도 두 메뉴와 카레도 많이 먹길래 하나 주문함. 로스는 일반 로스가 아닌 버크셔 K 로스카츠를 주문했다. 흑돼지는 흑돼지인데 우리가 흔히 아는 제주 흑돼지가 아니라 영국 버크셔주가 원산지인 버크셔 흑돼지라고 하네. 버크셔를 국내에서 키우면 결국 국산인 것인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연유로 버크셔에 K라는 휘황찬란한 네이밍이 붙는다. 결론은 이 버크셔는 보통의 돼지보다 육향이 더욱 진하단다. 그리고 버크셔 로스카츠는 트러플 소금도 따로 내준다. 근데 몇 번 먹어 봐도 트러플 소금은 일반 소금에 비해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아직은 이런 맛에 대한 식견은 짧은 것 같다. 

 

이곳의 돈카츠는 적당히 익혀 핑크빛이 돈다. 육즙을 촉촉하게 머금고 있는 안심과 등심 모두 부드럽다. 특히 시간이 지나 돈카츠가 조금 식으면 히레 같은 경우는 다소 굳고 퍽퍽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곳은 시간이 지남에도 부드러움을 유지하고 있어서 좀 놀랐다. 튀김옷도 적당히 바삭하고 기름을 적당히 머금고 있어서 느끼함이 덜했다. 결론은 두 메뉴 모두 만족스러웠다. 여담으로 주문할 때는 몰랐는데 여기는 칸쥬큐카츠라는 것도 있었다. 부위가 어디지 싶었는데 그냥 등심을 얇게 썰어서 완전히 익혀낸 것이란다. 핑크빛 돈카츠를 표방하는 톤쇼우와는 좀 맞지 않는 메뉴가 아닐까 싶지만 그래도 나름 수요가 있겠거니 싶다.

돈카츠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소스도 많다. 돈카츠소스 말돈소금 레몬코쇼 와사비 겨자 트러플소금 심지어 김치시즈닝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한 덕분에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보통 돈카츠 집에서 사용하는 돈카츠소스는 시판을 쓰거나 자체적으로 만들어도 시판과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돈카츠집엘 가면 이런 소스보다는 소금이나 특히 와사비와 함께 곁들여 먹으며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톤쇼우에서 가장 만족했던 건 돈카츠소스다. 구수함으로 시작해 달달함 끝에 살짝 새콤함이 감도는 맛. 돈카츠도 돈카츠지만 이 소스에 꽤 만족했더랬다. 나머지는 다 괜찮았고 돈카츠집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었던 김치시즈닝도 독특하긴 했으나 과연 돈카츠에 어울릴만한 소스인가? 는 글쎄.

돈카츠 이외. 양송이 스프 맛있다. 시장이 반찬이라서 그랬던 게 아니라 양송이의 향이 물씬 풍기는 찐 스프다. 카레는 잘게 부서진 돼지고기를 가득 품은 카레였는데  각보다 쏘쏘. 여태 카레가 특별히 맛있었다 했던 돈카츠집은 잘 없었던 것 같다. 카레는 카레 전문점이 아닌 이상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 훨씬 맛있는 것 같다. 아내가 카레를 만들 때는 그냥 간편히 만들지만 내가 만들 때는 나름 진심을 가해서 만드는지라 시간을 좀 투자해서 고기 볶아서 마이야르 반응 내고 양파도 캐러맬라이징을 해 주면 참 맛있는 카레 맛이 난다. 최근에 만들어 먹었던 카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두어 달 전 육식맨 채널 보고 만들어 먹은 수프카레(#)였다. 만드는 데 세 시간 걸려서 맛있는 게 아니라 그냥 진짜 맛있었다. 그 수프카레 이후로는 개인적인 카레의 기준이 정해졌다. 여튼 너도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어. 이외에 돈지루도 괜찮지만 사실 여기는 김치 맛집이다. 단맛이 살짝 강한 편인데 느끼할 수 있는 돈카츠의 밸런스를 잘 잡아주는 듯.

 

 

 

 

내가 돈카츠에 대한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일단 여태껏 국내에서 먹었던 돈카츠 중에는 가장 퀄리티 있다 싶다. 게다가 대학로에 있어서 그런지 가성비 또한 좋다. 특 로스 히레 하나씩에 카레까지 주문해도 3만원이 안 나왔다. 사람이 왜 몰리는지 알 것 같고 먹는데 이제는 먹는데 소요되는 기다림을 가급적 피하고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는 약간의 기다림을 불사할 만한 곳이라 느꼈다. 사실 나의 인생 돈카츠는 후쿠오카에서 먹었던 하코자키 이노카와즈(#)였는데 이곳과 톤쇼우의 1:1 비교는 어렵다. 같은 등심이라도 부위가 달랐기 때문이다. 톤쇼우에서도 가브리살이 붙어 있는 특 로스를 먹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저녁엔 이미 매진이 되어버렸던 바람에 먹질 못했다😭 다음에 부산에 또 가게 되면 점심때 가서 특 로스를 한번 먹어보고 싶다. 그래야 정확한 비교가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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