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 지나가다가 몇 안되는 아케이드 게임장에 EZ2AC가 있으면 한번씩 플레이를 해 본다. 나는 이미 리듬게임에서 손 뗀지 오래라 이제는 리듬게임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지만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naive하게 플레이를 하다 보면 최근 이 시리즈는 참 때깔이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추억이 그 형태를 달리하여 계속된다는 생각에 아련함 또한 느꼈다.
최근 마지막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신작이 출시되었다. 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도망가는 트위터에 진짜 구리다고 쓴 적이 있는데, 첫번째는 개발중 사진이라고 나온 것의 조악한 퀄리티와, 'FINAL'이라는 매우 직설적이면서도 일말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매우 dry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센스의 부재가 느껴지는 시리즈 부제와, 결국 지난 두개의 시리즈도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했으나 세번째 시리즈마저 조악하게 발매를 해야만 했던 어른의 사정 전체가 그러하다. 그 이면에는 이 게임의 수익구조 자체가 (과거에는 적절했는지 모르겠으나)요즘 시대와 맞지 않고, 더 나아가 몰락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케이드 게임 시장이 죽은 것에 기인한다.
한때 이 게임의 수식어는 '좀비게임'이이었다. 마지막이었나 하며 기억속에 잊혀갈 때쯤 처참한 몰골의 후속작이 발매되었던 것처럼 FN이 정말 마지막 시리즈가 될 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나 이토록 직설적으로 '우리게임 이제 끝났습니다ㅎ'를 전면적으로 걸어세운 적은 없었기 때문에 다가오는 느낌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또한 SP가 몇 시리즈에 걸쳐서 쌓아온 내실 때문에 7th 1.0, CV 등으로 대표되는 암흑기에 비하면 그나마 형태는 갖추고 있지만 결국에는 반석 위에 지은 집이 많이 허물어지고 결국 반석과 그 터만 남은 것 같은,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듯한 다소 조악한 퀄리티는 정말로 시리즈가 끝이 났는가 하는 씁쓸함을 남긴다.
더불어 SP가 아쉽다. '좀비게임'이라는 오명이 쏙 들어갈 정도의 개발 역량은 낙관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으나 최근 팀이 해체 위기를 겪었던 점 등은 결국 그 반석 자체가 옳지 못한 반석이었나 하는 생각조차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