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 끝에 드디여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으로 도착!
아 여기가 진정 영국이란 말인가! 인천공항에서보다도 더한 기대감에 부풀어 정신이 없었다. 아마 이날 호텔 체크인하고 우리 방 들어가서 캐리어 놓기 전까지는 어안이벙벙해서 정신없이 돌아다녔던 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 다녔던 숱한 나라들 중에서 그나마 영국이 하나 다행인 점은 벽에 있는 글씨를 읽을 수 있다는 점. 여기가 어딘가 뭘 해야 하는가 필요한게 뭐지 찾고 싶으면 주위를 둘러보면 금방 답이 나오니까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이지버스에 대해 할 말이 좀 있다.
이지버스를 죽입시다(이지버스는 우리의 원수)
우리가 며칠전에 이지버스를 예약했는데
언떦 이지버스새끼가 돈은 먹고 예약처리를 안해줬습니다
이지버스를 죽입시다 예약한 류내비는 아주 착했습니다
류내비 카드에서는 돈이 나갔는데 싸가지엄는 이지버스가
자기들은 들어온 돈이 없다고 합니다 조심하싶시오
씨발, 개쌔기, 싸가지엄는놈
원작의 표현이 과격해서 그렇게 보이고 실제로도 육두문자까지 담아가면서 욕할 그럴 상황이긴 한데 별로 그러고 싶은 마음은 없고... 패러디를 잠깐 해 봤는데 말그대로 우리는 시간대를 잡아서 예약을 했는데 여기 카드에서는 돈이 나간 것으로 처리가 되었지만 웹페이지에서 전산오류로 예약페이지로 넘어가지 않고 튕기는 바람에 예약처리도 안됐고 내비 계정에 예약내역도 없고 예약확인 증명도 하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결국 한국에서 카드결제 내역을 뽑아 갔지만 이지버스에서는 아직 자기들 편으로 들어온 돈이 없다며 결국 예약처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가까운 곳의 열차를 타는 방향으로 결정이 되었지만 어디서 타는지 헤메고 우왕좌왕하는 시간에 여기서 이지버스 끊어서 갔으면 시간은 비슷했을것 같다.
그러고선 빅토리아 역으로 향하는 열차를 타려고 바깥으로 나왔는데 어디로 갈 지 몰라서 조금 헤맸다. 아래쪽 사진으로 보이는 쪽으로 가면 양 옆으로 문이 나 있는데 여기에 열차를 탈 수 있는 역으로 가는 열차가 또 온다. 무료.
여기가 무슨 역인지 확실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여간 여기서 서던 익스프레스를 타고 빅토리아 역으로 향했다. 서던 익스프레스 말고 개트윅 익스프레스가 있었는데
일본에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새로운 곳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인다. 서던 익스프레스를 타고 가는 중에 신기해서 찰칵찰칵 찍었는데 건질 수 있는 사진은 몇장 없었다 아흑 이 꾸진 450Dㅜㅜ 내가 1년내로 바디를 바꾸리라 렌즈와 함께ㅜㅜ
그리고는 빅토리아 스테이션에 도착! 여기서부터가 진짜 영국이었다. 일단은 지하철을 찾아야 하는디
빅토리아 지하철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영국에서는 지하철을 Subway가 아닌 'Tube'라고 부른다. 앞으로도 사진이 나올 것이지만 영국의 지하철 터널의 모양과 열차의 모양이 모두 둥근 모양이기 때문에 그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래서 영국은 Tube로 부르는 것이 맞단다. Tube 역은 빨간 동그라미에 푸른색 판넬로 'UNDERGROUND'라 적혀 있다. 이번에 지하철을 탄 나라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총 세 곳인데 로고를 포함한 UI 디자인은 영국이 가장 인상깊고 좋았다.
여기서는 오이스터 카드를 끊었다. 사실 우리는 서던익스프레스 티켓 끊을때 같이 끊었고 여기서는 자매들이 Travelcards를 끊었다. 영국의 교통체계에 대해 따로 포스트를 하나 더 낼까 하다가 우리는 여기서 버스를 타 본 적도 없고 오직 튜브만 주구장창 이용했던지라 그만큼 설명할 거리가 없어서 그냥 여기다가 달아서 쓴다. 관광객이 영국에서 교통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방법은 세가지인데 직접 현금으로 내거나 우리처럼 충전을 하고 자기가 탄 만큼 돈이 나가는 오이스터 카드를 끊는 법, 혹은 세자매가 끊었던 것처럼 기간을 정해놓고 그 기간 안에서는 마음대로 타는 Travelcards 등의 세 가지 방법이다. 다만 우리가 Travelcards를 끊지 않은 것은 오이스터 카드에는 지역(런던 중심부에서 멀리 벗어날수록 숫자가 큰 Zone이며 이 Zone내보다 Zone간을 넘어서서 이동할 때 과금이 크다)에 따라 혹은 시간대(러시아워인 아침 출근시간때는 High Price)에 따라 다른 Price Cap이라고 최대상한선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 우리가 지하철을 몇 번 타지 않는 날도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구나 Travelcards는 우리가 머무는 3Day 단위가 없었기 때문인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결국 두 방식 모두 최대 상한선은 같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오이스터 카드를 끊는 것이 더 경제적이었다. 총 20파운드 끊어서 결국에는 10펜스 남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참고로 오이스터 카드를 만들 때는 보증금 3파운드가 추가로 들어간다.
어쨌든 다들 표를 끊고 튜브로 간다.
튜브는 겉에서 보면 별로 안 둥근 것 같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둥글게 보인다. 믿어달라. 영국은 한 라인이라도 목적지로 향하는 노선이 여러개이기 때문에 전광판처럼 구별해서 타야 한다. 하지만 우리 일정 중에 저걸 구별할 정도로 멀리 벗어나는 목적지는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도착한 우리의 푸근한 보금자리 Ambassadors Hotel.
3성급 호텔로 여기서 먹는 아침은 정말... 5개국 돌아다니면서 먹는 아침 중에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도착하고 체크인한 것은 3시 무렵이라 첫 날 아침은 먹지 못했고 그냥 방을 둘러보는 수준? 아침 이야기는 둘째날 이야기 때 좀 더 자세히 풀도록 하자. 어쨌든 긴 비행에 지쳤지만 여기서 얼른 씻고 짐만 정리하고 런던을 돌아보기 위한 채비를 해야 했다. 원래 일정보다 호텔 도착도 늦고 다시 나갈 채비도 다소 늦어졌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정에 조금씩 차질이 생겼다.
호텔 로비와 트리플룸 객실 사진. 삼성급 호텔에다 트리플룸이지만 여기는 호텔이 아니라 정말 침실 느낌의 방이었다. 방에 들어서면 있는 것이라곤 저렇게 침대 세개랑 화장실+욕실이랑 탁상 그리고 뻥 뚫린 옷장에다 옷걸이 몇 개? 거기다 TV가 끝. 방 크기는 저 침대 세개를 합한 것에 딱 두배정도였기 때문에 캐리어 다 펼쳐놓고 있으면 이 방에서 뭔가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의 크기였다. 자매들이랑 처음부터 친해서 첫날부터 밤마실을 할 계획이었으면 참 곤란할 뻔 했다. 죄다 침대 위에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게다가 삼성호텔주제에 바퀴벌레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 1년동안 자취생활하면서 익힌 벌레잡기 스킬 덕분에 난 바퀴보다 빠르니까 전혀 당황하지 않고 바퀴를 잡았지 샤샥
로비에는 컴퓨터가 비치되어 있는데 아마 돈을 내고 사용하는듯 하다. 안써봐서 잘은 모르겠다. 와이파이도 신호는 잡히긴 하나 사용하려면 돈을 주고 패스코드를 받아야 한다. 한시간에 얼마 여섯시간에 얼마 하루에 얼마 단위가 이렇게 잡혀 있었는데... 유럽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공짜가 잘 없고 이렇게 며칠만 조금 지내다 보면 한국은 정말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당장 급한 것도 없고 해서 와이파이는 쓰지 않았다.
이쪽 부근을 다 둘러보지는 않았지만 호텔 몇개가 눈에 띄는 것으로 보아 아마 호텔촌인듯 했다. 여기 오자마자 가장 가슴이 뛰었던 것은 우와 전부다 외제차야ㅜㅜ 하는 것? 건물 스타일도 한국과는 많이 달라서 즐겁게 셔터를 눌렀다.
이 동네만 그런건지는 확인을 안 해 봐서 잘 모르겠는데 여튼 반지하? 지하?정도의 공간이 꽤 많았다. 도대체 용도가 무엇일까? 알아보고 싶어도 자료가 잘 나오지 않는다. 현지 사람들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이런것 하나하나가 다 문화일 것 같아서 일단은 카메라에 담아봤다. 같이 간 사람들이 나는 길거리를 너무 많이 찍는다고 해서 로드뷰 만들거냐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하지만 네 만들겁니다!는 훼이크고... 나는 관광명소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다녔던 거리 하나하나도 다 아름답고 소중해서 기억에 담고 싶기 때문에 사정없이 셔터를 눌렀던 것이다. 다만 이 근성은 스위스쯤 가면 점점 사그라드는데 많이 지쳐서 그런듯 하다.
우리의 베이스 캠프이자 런던의 처음과 끝을 함께했던 Gloucester Road 역. 벌써부터 이 곳이 그립다... 어쨌든 여기서 튜브를 타고 세인트 폴 성당으로 향한다.
신기한 것은 역 내에 세탁소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은 개찰구에서 표를 끊고 들어오는 곳인데 왜 하필? 아마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출퇴근 시간에 이용하라고 이 곳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격만 싸면 숙소에서 손빨래 하지 말고 여기에 맡기는 건데 런던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동네가 아니지요. 여길 이용한다는 것은 정말 사치인듯.
세탁소 옆에 바로 지하로 쭉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우리는 엘리베이터의 존재를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존재는 알았으나 엘리베이터가 너무 느리다고 판단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주 길고 긴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한국 지하철에도 엘리베이터는 있지만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것이라면 모를까 그런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경우는 좀 드문데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런던의 튜브는 이렇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주 깊은 곳으로 가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끝이 아니라 좀 더 많이 걸어가야 한다. 구불구불...
그렇게 길이 구불구불하고 길이 자체가 길긴 해도 런던 튜브가 편한 점은 이정표가 이곳저곳에 잘 배치되어 있고 이렇게 어느 플랫폼으로 가야 할 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전에 가야 할 역과 어디서 갈아타야 할지만 잘 숙지해 놓으면 처음 타는 사람들도 그렇게 어렵지 않게 튜브를 타고 원하는 곳을 갈 수 있다.
마침 도착한 튜브는 지옥철이라 당장 타지는 못했다. 지옥철은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구나 하고 찍어봤는데... 이 튜브는 그래도 좀 원형처럼 보이는 튜브다. 실제로 들어가면 가장자리쪽은 천장이 낮아서 서있기 곤란하다.
지옥철하니 생각이 나는 것이 런던 지옥철도 지옥철이지만 로마 지옥철이 정말 지옥철이다. 런던 사람들은 그래도 질서를 지켜 타는 반면 로마는 줄 그딴거 없고 나오는 사람은 목숨을 걸고 나와야 하고 타야 하는 사람은 틈새시장 공략하듯 비집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몸싸움도 자주 일어나는 편이다. 로마 지하철 이야기는 다음에 더 하기로 하고...
어쨌든 튜브를 타고 도착한 곳은 St. Paul 역. 도심으로 나오면 그래도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비슷한 것 같기도 하면서도 그래도 그 나라만의 색깔이 풍기는 것이 참 오묘하다.
튜브와 함께 런던 대중교통의 아이콘인 빨간 이층버스. 하지만 런던 계획을 짤 때 모든 동선은 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선을 그었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할 일은 없었다. 지금에 와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독일 쾰른에서는 트램 타봤는데... 물론 버스도 현금뿐 아니라 Oyster Card나 Travelcards로 이용 가능하다. 간혹 색이 다르고 지붕이 뚫려 있는 버스도 있는데 그런 버스는 대부분 런던 시내 투어 버스다.
이후 우리는 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세인트 폴 성당으로 향했다.
세인트 폴 성당 이후에는 가까이 위치해 있는 밀레니엄 브릿지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