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100장에 한참 못 미치는 적은 숫자이지만 그 동안 음반을 주문할 때는 대부분 yes24같은 대형 사이트에서 주문을 하거나 혹은 그런 곳이 아니더라도 동인앨범같은 경우 모두 통신 판매를 이용했고 결국 이제까지 모은 음반들은 모두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음반을 주문했었는데 이번에는 무슨 바람이 불어서 해외의 루트를 통한 주문을 했는지 모르겠다.

한국이든 어디든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그 드라마에 쓰인 OST가 좋다고 생각해서 '저건 좀 눈여겨뒀다가 나중에 꼭 사야지'하는 마음이 자주 들고는 했었다. 곡 자체가 좋아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그 곡이 쓰였던 드라마를 더욱 기억하고 싶어서 그랬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걸 실제로 행동에 옮겨 OST를 구매한 일은 거의 없었다. 뭐 드라마야 종영하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 한참 드라마를 볼 때의 그 감흥이 다 식어버리니까 OST도 사 봐야 별반 감흥이 있겠나 싶어서 그런 것 같다.
근데 롱 베케이션은 좀 다르더라. 친구랑 드라마 이야기를 하다가 일드 이야기가 나와서 걔가 이 드라마가 자기가 본 것 중 최고다 하면서 추천을 해 줬는데 솔직히 처음 들을 때는 96년작이라서 그다지 기대를 안 했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꽤 재미는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마지막까지 사람 똥줄타게 만드는 스토리 자체도 요즘에도 충분히 나올법한 러브스토리이고 10년도 더 된 드라마라 지금세대와는 이질감이 조금 느껴지기도 했지만(뭐랄까 지금 '질투'라든가 '첫사랑' '그대 그리고 나' 요런거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많은 부분 중에서도 드라마에 쓰였던 음악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곡의 퀄리티 자체도 좋지만 그것보다도 곡이 드라마와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좋았다. 그것도 드라마 자체가 음악이라는 요소도 드라마 전반적으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고 그것을 중심으로 인물들이 엮어지고 있어서 그 OST가 더욱 진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하여간 이래저래 많은 것들이 나를 구매대행사이트로까지 이끌었다.

처음에는 아마존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5만원 넘게 나오는 바람에(-_-;) 적절히 일본옥션 구매대행 사이트를 찾다가 싸고 편리한 곳을 발견해서 가입하고 바로 검색. 솔직히 싸고 괜찮은 물건은 둘째치고 드라마만큼 OST도 10년이 넘은 물건인데 물건 자체가 있으려나 하는 걱정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구매방법을 잘 몰라 중간중간 공백기간도 있었지만 워낙 편리한 사이트라 2주정도 걸쳐서 도착을 했고. 상태까지는 그다지 기대를 안 했는데 거의 신품수준이라 넘어간다 넘어가.

이렇게 확실히 OST를 구매하고 나면 그 드라마에 대해 조금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어서라도 좋은 것 같다. 한참 일렉트로니카에 빠져서 그쪽을 공략하고자 하는데 가끔은 퀄리티 좋은 드라마 OST도 생각은 해 볼만 한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는 한국음반에만 머무르고 있을 게 아니라 여기서도 좀처름 구하기 힘든 해외음반에도 조금씩 손을 댈 것 같다. 그런 연유로 비트투덱 OST를 찾아봤는데 이건 뭐 가격들이 한 번 주문하면 장당 5만원 넘어갈 것 같아서 일단은 버로우타고 있지만... 하여간 요즘엔 이래저래 편리한 세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