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을 쓰려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이야깃거리가 좀 있으니까 따로 빼어내어 씀.
1.
방학들어서 영화를 세 편 째 보는 것 같다. 강철중과 크로우즈 제로에 이어 이번에는 놈놈놈(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영화 보기 전에 봤었던 포스터에 나온 배우들 차림새만 보고는 한국판 서부영화인가 했다. 왠지 그런 건 저기 서양쪽의 전유물인데 좀 신기하다 싶었더만 알고 보니 서부영화는 맞는데 공간적 배경은 만주이고 시대적 배경도 일제강점기인듯... 영화를 이끌어 가는 데 필요한 설정은 있는 듯 하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스토리는 좀 부실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다. 뭐랄까 마치 저글링 버로우 하는 순간에 변신하는 장면만 기억에 남는 트랜스포머를 본 후의 느낌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트랜스포머와의 다른 점은 스토리에 대해서 자꾸만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게 내가 이해하기가 힘든건지 스토리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요소를 가지고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뭔가 안 풀리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영화 일제시대에 한국인이 말타고 황무지를 누빈다는 시나리오면에선 좀 부실한 건 부정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영화 액션은 좀 멋지다. 시나리오가 부실한 만큼 그 부분을 볼거리가 메꾸어 주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액션도 꽝이었으면 사실 이 영화 딱히 별 볼 일 없지. 스케일도 커서 시원시원하고 액션 자체도 괜찮긴 하지만 액션을 떠나 캐릭터에 집중을 해 보면 뭔가 좀 아쉽고... 음 뭐 그래.
칼로 슥슥 벤다느니 손가락을 자른다느니(이 장면은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하는 장면을 보고 설마 영화가 19세인가 했더니 찾아보니까 15세 관람가네. 한 6~7년 전만 해도 요런 정도면 19세 딱지는 그냥 먹고 들어갔을 법 한데 짧은 시간이지만 세상 참 많이 바뀌었다는 느낌이 어렴풋이 들었다. ....사실 고딩때까지만 해도 영화 볼 때 상영등급에 대해 굉장히 많이 신경을 썼던 것 같은데 지금은 뭐 그런 거 챙기지도 않고. 나도 참 많이 변했네.
어쨌든 재밌게 봤다. 그래도 큰 스케일의 영화지만 그걸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좀 더 잘 다루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긴 했다.
2.
하여간 영화를 보는 중에 곤욕을 치루어야만 했던 때가 있었는데...
영화를 보기 전에 이걸 본 게 큰 잘못이지.
악마의 음악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이들의 리믹스...
영화 중간에 멋진 추격씬이 나오면서 영화의 메인 테마곡인 Santa Esmeralda의 Don't let me be misunderstand가 깔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갑자기 저게 생각이 나서; 실제로는 전혀 웃긴 구석이 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웃음 참느라 죽을 뻔 했다. 하여간 저 곡과 빠삐코는 정말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내가 이래서 디시가 좋아-_-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