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백신 관련하여 가볍게 써 봅니다.
1. Introduction
Vaccination, 특히 최근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제제의 접종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이 되었음. 주로 혈전 이슈-특히 Vaccine induced prothrombotic immune thrombocytopenia의 가능성은 아주 작더라도 분명 존재하고, 유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닌 듯 보이나 COVID-19 자체와 그 백신들이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다 보니깐 그 미지의 영역에 의한 프리미엄이 적용되어 작은 비율의 위험성도 자꾸만 확대되어 받아들여지는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역에 일부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백신을 맞지 않을 수는 없고, 특히나 군의관으로서 AZ를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아 결국엔 맞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일단 나에게 기회가 온다면 지체하지 말고 맞자 하는 생각은 있었음.
하지만 생각보다 일찍 접종하게 되었음. 일부 공군 부대에서는 3월부터 시범적으로 접종을 시작했고, 우리 부대는 원래는 늦어도 6월, 이르면 5월쯤 전 장병 대상으로 AZ 접종계획이 있었음. 의무요원들은 그보다 스케쥴을 좀 더 앞당기니 5월 초가 예정일이긴 했는데, 그것도 사실 기약이 없었던 것은 해외파견 인원들에 대한 백신 수급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었기 때문임. 군대는 역시 군대다, 언제 맞을 것인가, 원래는 5월 정도에 맞을 것 같았는데 과연 올해 안에 맞을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만 했음. 그러다 그 파견 건에 대한 백신 접종을 최근 시작했는데 당초 계산했던 것에 비해 백신이 조금 남아서 나를 포함한 우리 의무요원들에게 일부 우선 접종하게 됨.
2. Method
접종 당일 오전 11시 30분쯤 맞았고, 그날 오후 8시 30분까지 별 증상이 없었음. 증상이라고 해 봐야 약간 몸이 붕 뜨는 느낌만 있는 정도? 발열도 없었고 두통 근육통 등 통증 또한 없었음. 접종당일 식사도 잘했음. 그렇게 잘 지내다가 8시 45분쯤 전신에 열감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짐. 감기몸살이 올 때와 매우 똑같은 느낌이라 몸살 때마다 하던 일-땀 쏙 빼면서 잠자기-을 했음. 그날 오후 9시부터 잠을 잤고, 다음날 새벽 3시에 깼는데 오한과 열감이 꽤 있었음. 6시간 동안 잠은 잤지만 땀이 나지는 않았음. 하지만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건 아마 내가 증상이 올 것을 예감하고 미리 타이레놀 2T씩 8시간 간격으로 복용 중이어서 그랬을 것 같음. 그렇게 새벽에 한 시간 정도 깨어 있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그때부터는 침대 시트랑 이불이 다 젖을 정도로 땀을 엄청 흘려서 자다 깨다 했던 것 같음. 체온을 잴 생각을 못했는데 열감이 있어도 심하다는 느낌은 아니었고, 그 새벽에 깨서 체온 잴 정도로 부지런하진 않았기 때문-_-;;;;
접종 다음날 오전 7시쯤 일어나니 오한 열감은 거의 다 회복되었고, 두위변환시 심해지는 머리 전체의 두통만 남은 상태. 지금 겁이 나는 건 이게 CVT 혹은 viral meningitis가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했음. 열감 오한은 그날은 계속 없었고, 전신 무력감과 두통이 있었음. 무력감 때문에 일상생활(특히 운동ㅜㅜ)은 거의 못하고 밥도 대충 먹고, 앉아서 TV를 보거나 핸드폰 보는 게 다였음. 그러다가 또 피곤하면 자고... 자고 일어나면 두통이 다소 호전은 되는데 또 몇 시간 지나면 또 두통이 찾아왔음. 둘째 날도 8시간 간격으로 타이레놀 2T씩 계속 복용했고, 저녁 10시쯤 되니깐 열감이 전날만큼은 아니지만 살짝 올라오는 것 같아 또 땀을 빼면서 잠이나 자자고 생각해서 바로 취침했음.
접종 다다음날 새벽 5시 30분 정도에 깼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단 요즘 6시간 이상 오래 잠을 잘 못 자서... 그리고 전날 낮잠도 정말 많이 잤기 때문에 잠 할당량을 다 채워서 그런 것 같음. 어쨌든 이날은 두통도 거의 없고, 접종부위 압통만 남아 있을 뿐이지 거의 예전 수준의 컨디션을 회복한 것 같음.
3. Discussion and postscript
접종 후 반응에 대한 AZ와 다른 백신간의 차이를 비교해보고 싶은데 아쉽게도 표본이 없어서 불가능하다. 내 주변엔 화이자가 한 케이스(그것도 지구 반대편)밖에 없다. 여튼 큰 마음먹고 맞은 백신이니만큼 별 탈 없이 잘 넘어가기를... 추후 내 상태에 대한 추가적인 코멘트가 없으면 2-1. Result는 생략함. 어쨌거나 저쨌거나 별 일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궁금하니깐 다음 주 중에 확인차 CBC나 한 번 해 봐야겠다.
백신 수급과 관련하여서는 이번 정부가 매우 아쉽긴 하다. 전염병 관리 측면에서 초기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장기적인 부대비용을 생각했을 때는 백신을 빠르게 확보하여 집단면역을 확보하는 것이 1순위임. 치료제를 이용한 감염 후 치료나,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는 주의가 현 정부의 기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백신 확보 자체에 대한 부담감+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과대평가, 그 이전에 시기를 막론하고 COVID-19 백신에 대한 잘못된 인식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생각됨. 결과는 지금처럼... 더불어 백신포비아를 해결하는 것이 또 하나의 당면과제라 판단됨. 백신 관련 이상 사례들이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고, 연일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고 있어 접종을 앞둔 사람들의 불안감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임. 나도 맞기 전날에는 이걸 맞는다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할 정도였으니깐... 하지만 최근 읽은 여왕의심복 선생님의 글(#)에 의하면, 이 백신과 이상반응과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시스템은 나름 체계적으로 짜여져 있는 듯하다. 무턱대고 덮어놓은 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 같지는 않음. 다만 백신에 대한 인식 개선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홍보(사실 현 정부 이미지 때문에 이런 홍보 자체가 매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은 있음...)와, 실제로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그에 대한 홍보 또한 적극적으로 해야 사람들의 불안감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함. 하지만 무엇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그 와중에 당연한 결과지만 정부의 코로나 대응 평가는 부정적인 편으로 반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획득은 우리가 일상을 찾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가급적이면 맞을 기회가 있을 때는 맞으시는 것을 권해드리나, 그래도 부작용으로 인한 후유증 등이 걱정이 되어 접종이 꺼려진다면 잠시 상황을 지켜보시라고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백신 접종을 포함한 모든 의료행위는 권고일 뿐, 최종 선택은 환자 혹은 접종받는 대상 본인이 스스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신 종류와 관계없이 접종하실 일이 있으면 예방차 타이레놀을 적정량 드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래도 최대 용량, 최대 빈도를 넘겨서 복용하지는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