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봄.
이 드라마는 정말 백자 같은 드라마다. 큰 스케일, 세련되었지만 절제된 영상미, 바등쪼와 고애신, 쿠도 히나를 중심으로 한 매력적인 캐릭터들,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라는 것, 24화나 되는 긴 분량동안 노골적으로 예고하는 새드 엔딩과 그 끝맺음으로 치닫기까지의 모든 과정까지. 그 모든 것들이 아주 곱디 곱지만, 그렇다고 결코 과하지는 않은 백자만큼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하겠다. 그들의 원했던 소박하지만 결코 소박하지 않은, 그 어려운 러브는 끝끝내 하나도 이루어진 것이 없고 과거 우리 조상들이 그랬듯 수많은 인물들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새드 엔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원래는 이 정도로 끝맺으려고 했는데 국적법 개정안과 맞물려 이 드라마가 또 생각이 나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