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짤막할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포덕계에 말그대로 각시탈이 떴다. 루프는 되지만 에딧은 안된다!는 조금 이상한 사상을 가지고 있는 중딩 하나가 네이버 카페를 벌써 세개째 격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금은 한 군데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처리가 되어 복구가 되었다고 하지만 이것은 전례가 없는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배후세력이 있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하게 들려오지만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 일단 파일백업-천도페인-블렉큐렘(셋 다 동일 인물인지는 잘 모르겠다)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 불법 컨텐츠를 공공연하게 유통한다는 제보를 통해 네이버 측에서 카페접속을 막는 식의 행동을 취했고 카페 매니저가 네이버 운영측과의 상의를 통해 해당 컨텐츠를 내림으로써 블라인드를 풀었다는 이야기인데...
시스템의 구조가 보다 단순하게 변하고 그것을 보조하는 각종 툴이 개발됨에 따라 포켓몬계는 그야말로 대에딧시대가 열렸다. 사실상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6V도 지금은 1분이면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 포켓몬에게 잠재된 힘(잠재파워)을 이제는 정말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기존에 만들어 두었던 실전들과 더불어 고개체 부모로 앞으로도 남들보다 더 빨리, 그리고 많이 고개체를 뽑아낼 수 있는 구조는 사라지고 얼마든지 신규 유저가 기존의 헤비 유저를 따라잡을 수 있는 새로운 구조가 탄생되었다. 그런 부분에서 쌓아두었던 노력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점은 슬프지만 그걸 아까워 할 정도의 헤비 유저가 쌓아놓은 배틀 센스와 노하우는 막 에딧을 해서 실전을 하나둘씩 꾸려가는 신규 유저가 감히 따라잡기 힘든 부분이니 핵심적인 부분을 손해보지는 않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더 좋은 개체값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그런 부담이 없어짐에 따라 더욱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짐과 동시에 배틀의 질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은 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만...
다만 이 에딧이 결코 정당한 것은 아니다. 혹자는 겜프릭 장사하는 데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천만에. 오프라인 배포 이벤트의 의미가 사라지게 되어 더이상 행사장으로 찾아갈 필요가 없어진 건 겜프릭이나 행사 주최측의 손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특전으로 포켓몬을 끼워주는 상품도 이제는 다 소용이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 새로 나온 복붙로스들의 영수폼은 3DS와 AR서쳐 소프트가 있어야만 얻을 수 있지만 에딧은 그렇지 않다. 단순히 앞만 보면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에딧은 알게 모르게 닌텐도가, 겜프릭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많은 사업에 손해를 주게 되고 이에 대해 겜프릭은 어떤 특단의 조치를 취할지 모른다. 그전에 규정 자체가 그런 불법 기기를 이용하여 얻은 포켓몬은 불법이라 선을 긋고 있다. 요즘 툴들이 질이 굉장히 좋아져서 그런 선을 요리조리 잘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포켓몬컴퍼니가 적발을 못하고 있는것 뿐이다.
어느 면에서나 에딧은 합법화할 수 없고 그냥 끼리끼리 모여 조용히 써야지 어디 가서 공공연하게 나 에딧 쓴다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100% 금지하고 사용한 사람을 적발하여 처단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것이 마치 과거부터 아주 자연스레 사용된 것인 양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것을 사용하는 분위기를 조장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나. 지금 이러한 세태는 겜프릭에서는 이미 잘 감지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한 장치를 다음 세대에서는 분명히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에서도 '에딧은 그냥 계속 쭉 쉬웠어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무 손도 안댄다면 겜프릭이 보살인 것 뿐이고. 아니 사실 이미 겜프릭은 보살일지도 모른다. 에메루프가 처음 밝혀지고도 벌써 두 세대가 지났는데 아직까지 루프가 가능한 점을 봐서는...
어느날 일본에서 무슨 가이드북 특전으로 암컷 심꾸샤로다가 풀리면 몇시간도 지나지 않은 그날의 랜매에는 한글 이름을 단 심꾸샤로다가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다. 이게 정상적인 현상인가? '그렇지 않을 수는 없다'는 아니지만 '반드시 일어날 정도로 당연한 일이다'라고는 단정짓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천도페인의 행동이 정당하다고도 할 수는 없다. 물론 본인은 이 분위기 속에서 정의를 위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총대를 메고 이런 행동을 한다고는 하지만 소위 '카페를 폭파'시켜가면서까지 의식의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건 누가 보아도 정의보다는 악의가 다분한 행위이다. 더불어 천도페인 본인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이런 분위기를 타파하고자 하는 의식을 가지고 기존의 커뮤니티들을 응징하기보다는 그냥 이렇게 신고를 하여 카페가 폭파하는 그 상황 자체를 즐기는듯한, 그리고 거기서 느껴지는 영웅심리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썩 잘하는 행동은 아닌것 같다. 진정 경종은 마음 속에서 울려야 하거늘... 차라리 에딧쓰는 카페마다 찾아가서 '너네 시발 이게 당연한 것 같냐? 이건 잘못됐다 불만있는 새끼는 텨나와라 나랑 맞짱뜨자' 해서 죄다 이기고 간판을 부수는 식으로 나갔다면 저새끼는 정말 용자다 소리를 듣고도 남을 뻔 하겠지만.
더불어 이번 기회에 과거와 달리 포털 사이트에 의존하는 커뮤니티의 취약성도 드러나게 되었다. 그냥 쿡 찌르는 것만으로도 사이트 전체가 이렇게 쉽게 나가떨어진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