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입상자만 따로 축전을 준비하려다가 갑자기 스탭롤이 생각나서 그 스타일대로 가기로 했다. 이후에 점점 추가할 것이 많아져서 처음에는 세로 3000픽셀로 시작을 했다가 그다음 5000픽셀 6000픽셀 결국에는 6500픽셀까지 찍은 후에야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작업하는 데는 다섯시간 정도로 꽤 많이 걸렸는데 별 거 아닌 것 같은 작업이지만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었던 것은 아무래도 이미지가 크다 보니 레이어 수가 장난아니게 많아서 왔다갔다하느라 애 좀 먹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처음 생각과는 달리 한참 작업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다시는 이런 걸 만들지 않을 테야'였다.
나름 개념글을 노렸는데 호응은 굉장히 좋았으나 개념글 등극에는 실패했다. 눈팅갤러인 내가 개념글은 무슨... 아무래도 인지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나갔으니 됐고 이제 4차대회는 다 끝났으니 한동안 포토샵에서는 손을 떼고 싶다. 이제 정말 만들 만한 것은 다 만들었다는 느낌이다.
후기는 내가 배틀은 하지 않고 나름 외주개념?으로 작업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것을 좀 풀어 보자면...
아무래도 예전에는 거의 공동주최 혹은 내가 주최하는 대회였기 때문에 경기 결과를 내가 다 수집하고 그걸 정리해서 이미지를 제작한 후에 공지가 나갔기 때문에 손발이 맞고 안맞고를 따질 필요도 없었으나 이번 대회는 내가 만들고 싶어서 인과한테 무리하게 부탁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손발이 안 맞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를 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다른 곳에 있다가 폰을 보니 이미 경기가 진행되고 다음 라운드 공지가 올라갔더라... 이런 적이 몇 번 있어서 좀 허탈했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이미 이미지는 어느정도 준비를 다 해 놓은 상태에서 그런 일이 몇번 벌어지니까 아 이런 부분에서 예상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으니 좀 아니구나 싶었다. 이미지 자체도 내가 너무 필요 이상으로 뛰어들어서 막 만들어주고 했던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물론 만들면서는 즐겁긴 했지만 지나고 나니 과연 무얼 위해서 그렇게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었나 싶더라. 물론 내가 즐겁자고 만들긴 했지만... 뭐랄까 여기에 다 옮겨적기는 어렵지만 대회지원을 하기 전 품었던 이상과 모두 끝나고 난 후의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일종의 괴리감이라고 해야 하나? 딱 잘라서 명쾌하게 설명하긴 어렵고 시원섭섭한 감정이 교차하지만 그나마 비슷한 표현을 빌리자면 즐겁긴 했으나 심신이 많이 지쳤다 정도?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이런 이미지를 생각하고 구현해 내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 같다.
이미 번외대회에 비슷한 종류의 지원을 일부 하고 있지만 지난 대회만큼은 열정을 쏟지는 못하리라. 뭐 마음이 바뀌어 다시 열정을 쏟고 싶다고 해도 시기상으로 내가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을 처지가 될 것 같다. 그냥 지금 내어준 부분에만 충실하고 나머지는 다음을 기약해야 할 듯. 상위 라운드 정도나 축전 비스무리하게 짤지원해줄 것 같다.
이렇게 경험이 쌓이는구나. 밥 벌어먹고 사는 데 전혀 도움 안되고 쓸모 없을 것 같지만 이렇게 성장하고 실력이 또 쌓인다.
이제 좀 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