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은 하나도 빠짐없이(물론 아는 인물들 위주로만)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간 나왔던 영화들을 한데 모은 올스타격인 이 어벤져스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다른 작품은 다 챙겨보았으나 헐크는 2003년 에릭 바나 주연의 헐크 이후 2008년 리부트된 인크레더블 헐크는 보지 않아 어벤져스를 보기 전 챙겨보는 수고까지 더했다. 세계관도 찾아보고 연결고리도 짜맞춰 보고 만반의 준비를 다한 후 부푼 가슴을 안고 영화관을 찾았고 결과는 대만족.
자질구레하고 진부한 감상평은 집어치우고 몇가지 인상깊었던 점만 꼽자면
1. 헐크의 강함은 알고 있었으나 외계생물도 마음껏 씹어먹을 정도로 너무 압도적이어서 긴장감이 덜했다. 영화 전반적으로 아이언맨과 헐크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아이언맨은 시스템 불안정도 오고 수트도 갈아입을 정도로 고전을 피하지 못한 반면 헐크는 변신만 하면 그냥... 아군 적군 가릴 필요 없이 모든 이의 위에 군림하는 모습은 뭐 나름 인상깊었다. 하지만 The One Above All은 따로 있었으니...
2. 그보다도 헐크는 일부러 인크레더블 헐크까지 찾아봤는데 배역이 바뀌는 바람에 조금 느낌이 엇나갔다. 더불어 인크레더블 헐크에선 왜소한 체격 뒤로 숨겨져 있는 헐크의 이중성을 부각시킨 반면 어벤져스는 다시 2003년의 브루스 베너로 회귀한 느낌이었다. 물론 작품이 다른 점도 작용을 하겠지만 작품 상관 없이 평면적이었던 다른 인물들과는 달리 헐크는 두 작품 간의 차이가 너무 확연히 눈에 보이는 것 같아서 좀 이질감이 들었다. 덧붙여 브루스 베너를 연기했던 마크 러팔로가 우리학교 교수님을 꼭 닮아서ㅋㅋ
3. 액션도 액션이지만 어벤져스를 더욱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쉴 새 없는 개그코드가 아닐런지? 액션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많이 웃었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다른 마블 작품에서는 개그코드라고 해 봐야 주인공이 한두마디씩 휙휙 던지는 농담 수준이지만 어벤져스는 급이 다르다. 역시 시종일관 깐죽거리는 토니 스타크가 등장해서 그런가? 그런 캐릭터가 나는 참 좋더라.
4. 활약이 도드라진 인물이 있는 반면 나온듯 만듯한 인물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서로 치고 박고 싸우다 결국 세상의 평화를 지켜냈습니다... 하지만 보너스 영상에서 나타난 타노스는 기대보다는 우려감을 더욱 가지게 한다. 티어로 따지면 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굉장한 능력을 자랑하는데 과연 그간 나오던 히어로들이 감당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타노스를 엄청 다운그레이드 시키거나 기존의 히어로들을 먼치킨으로 만들거나 해야 영화가 어떻게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건 원작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는지라 아무리 영화를 위해서라도 그럴 수는 없다는 생각이 앞선다. 타노스라는 떡밥 자체가 문제인듯... 타농부 너는 소나 키워라.
5. 블랙 위도우는 역시 섹시하다. 우우~ 아연맨2에서 조금 나왔을 때도 상당한 인상을 받았는데 역시. 나중에 블랙 위도우만을 위한 시리즈도 제작된다고는 하는데 블랙 위도우가 다른 히어로마냥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는 건 아니라서 그렇게 큰 볼거리를 제공해 줄까 싶다.
6. 사전에 정보를 좀 입수하다가 발견한 영상.
Option 3: This happens after the previous scene where Tony invites everybody to eat shawarma:
힘겨운 전투가 끝난 후 토사장님이 다같이 슈와마 먹으러 가는 것이 어떻냐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북미판 보너스 영상에는 이렇게 다같이 묵묵히 슈와마를 먹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북미에서 개봉을 늦게 해서 넣어준 쿠키 영상이라고. 이를 포함하여 많은 부분이 DVD판에 수록될 것이라고 하니 많은 기대가 된다. 어벤져스 DVD가 나오면 한번 구매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늘의 결론.
어벤져스 한장 정리.
로키 : 이 녹색 괴물아! 나는 신이다! 너희 같은....
헐크 :
헐크 : 신이 약골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