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는 둘러볼 곳이 많아 식당에서 밥을 먹기엔 시간이 좀 아까울 것이다. 그럼 자연스레 들고 다닐 수 있는 샌드위치같은 음식을 찾게 되는데 이런 식사를 할 때의 팁. 절대로 음식과 음료는 같은 곳에서 사지 않는다. 베네치아를 포함하여 이탈리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식당의 음식은 자릿세가 포함되어 있는 가격과 그렇지 않은 가격이 차등 적용되어 있는데 마실 것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는 자릿세가 포함된(듯한) 가격으로 유럽 여행에서 전반적으로 느끼는 밥값 수준과 비교를 하면 매우 비싼 수준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마시지 말라는 소리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마실 것만 따로 파는 상점이 있으며 같은 제품이라도 그곳을 이용하면 좀 더 싸게 구할 수 있다. 그러니까 결론은 먹을 것과 마실 것은 따로 사라는 점이다. 아니면 나처럼 바가지를 쓴다. 물론 앉아서 먹어야 할 음식이라면 그런 것까지 꼼꼼하게 따져가며 먹지 않아도 된다.
이탈리아의 명물이라면 바로 이 젤라또가 아닐런지? 마치 베스킨라벤스처럼 여러개의 아이스크림을 갖다놓고 입맛대로 퍼다 먹는 젤라또는 우리나라 흔이 아이스크림이라 부르는 콘 아이스크림이나 바 아이스크림과는 달리 좀 더 부드럽고 달달한 샤베트같은 느낌이다. 아이스크림같은 디저트를 먹으면서 부담스러움을 느끼긴 싫었기 때문에 최대한 과일 위주의 조합으로 선택했다. 젤라또는 너무 맛있어서 이탈리아에 머무르는 3일 내내 매일 한번씩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떤 조합을 선택을 하든 레몬맛은 항상 골랐던 것 같다. 으와 그 상큼함 아직도 그립다.
같은듯 하지만 다른 두 곳.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산마르코 광장을 둘러싸는 홀의 외곽쪽이거나 두칼레 궁전쪽이거나 할 것이다.
베네치아의 시가지. 사람 사는 모스은 비슷하다 싶으면서도 그만의 특색이 묻어나는 것 같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투쟁하고 있었을까?
산 마르코 광장에서 산타 마리에 델라 살루테 성당으로 가기 위해 다시 바포레토를 탄다. 수로의 폭이 꽤 넓기 때문에 이를 잇는 다리는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수로를 건널 수 있는 다리는 리알토 섬을 잇는 리알토 다리와 아카데미아 미술관 근처의 아카데미아 다리, 산타루치아 역 근처의 Calle Lunga Chioverette로 크게 3개다.
(3)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Della Salute
이곳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총 115만 6657개의 떡깔나무와 낙엽송이 쓰였다고 한다. 1630년 크게 번진 페스트를 기념하여 만들었다는데 난 도통 이해할 수 없어 더 찾아보니 그런 페스트로부터 도시를 구해준 성모 마리아에게 화려한 성당 하나를 바치기 위해, 그리고 이 페스트로 희생된 47,000의 시민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곳을 세웠다는 구절을 보니 무슨 말인지 알겠다. 말은 전자처럼 혼자만 이해하며 남들이 볼 때 이상하게 오해할 수준으로 하면 안된다.
그리고 그 앞에서 열심히 스케치를 하는 예술가들. 본업인지 취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유럽에는 앞에 있는 모자처럼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지원을 받는 예술가들이 흔하다는 말을 어디서 주워들은 기억이 난다.
명규햄. 절대 카메라를 피하지 않는, 찍사가 사랑하는 피사체의 가장 중요한 요건을 갖춘 분이었다.
이건 바포레토 타기 전에 이런 코믹한 분위기도 손수 연출하신다. 옆에 해으니 표정이 참...
어쨌든 다시 바포레토를 타고 아카데미아 미술관 근처로 간다.
아카데미아 갤러리로 가는 길이지만 아카데미아 갤러리는가지 않는다. 이미 영국과 프랑스에 걸쳐 수많은 박물관을 거쳤기 때문에 이곳은 그냥 패스하기로 했다. 하지만 꼽아 보면 유럽여행 전반적인 일정 중 박물관은 많이 찾았으나 미술관은 단 한번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아쉽지 않은 것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진절머리 날 정도로 그림을 실컷 구경했기 때문이지.
내비가 꼭 가고싶어 하던 Cantine Vino Schiavi라는 가게. 아마 다른 곳에서 싸게 맥주를 먹을 수 있다는 정보를 보고 여기에 온 것 같다. 나도 맥주 한 잔 했다. 2.3유로에 이정도의 맥주는 베네치아 어디 가서 구하기 힘들것 같다. 내비랑 명규형은 여기서 조그마한 샌드위치같은걸 사서 먹던데 이름이 뭐였더라?
안녕 너는 다음에 오마.
특이한 모양의 표지판. 아마 손대지 말라는 표시 같은데...
그리고 다시 바포레토를 타고 슝슝~ 아까 바포레토를 타고 왔던 길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리알토 다리 부근으로 가게 된다. 이때 계획은 산타마리아 글로리오사나 산 로코 등 교회를 중심으로 답사를 하는 루트와 그냥 어시장에서 베네치아 사람들의 활기참을 마음껏 만끽하는 루트였는데 결국 시간이 촉박하고 다들 조금씩 지쳤기 때문에 느긋하게 어시장-결국 찾은 것은 그냥 시장이지만 보다 여유로운 일정을 택하기로 했다.
다시 보는 아카데미아 다리.
그리고 리알토 다리로 도착. 그냥 봐도 사람이 굉장히 많이 몰린 게 잘 드러나겠지?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는 리알토 다리를 보아라'라는 말이 있다. 12세기부터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 상권이 무럭무럭 자라나게 되면서 건너편으로 건너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점점 증가했고 그 역할을 원래 배가 담당을 했으나 급기야 배로도 감당이 되지 않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리하여 대두된 것이 두 지점을 잇는 다리의 필요성이었지만 몇 세기가 지나도록 나무 다리만 몇개 세워졌을 뿐 변변한 다리가 하나도 세위지지 않다가 16세기에 이르러서야 안토니오 다 폰테가 리알토 다리를 설계하고 건축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리알토 다리가 베네치아 최초의 돌다리이다.
이제부터 베네치아의 시장을 둘러보도록 한다.
모양이 다양한 체스 전문 가게가 있었다. 굉장히 특이한 스타일이 꽤 많았기 때문에 나랑 영짱 둘이서 신기해 하면서 사진을 신나게 찍고 있었는데 그러는 와중에 우리를 발견한 주인 아주머니가 엄청나게 화를 내며 가게 안쪽에서 유리벽을 쾅 하고 쳤다. 깜짝 놀라면서 후다닥 그 자리를 피했는데... 두 사람 다 그때를 회상하면 그 아주머니는 정말 마귀할멈처럼 보였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렇게 관광객이 사진을 찍어 가는 것을 싫어하는 가게도 있는데 정말 극소수였던 것 같고 대부분 사진을 찍든 말든 관심 없는 곳이 많으니 만약 우리처럼 무언가의 위협을 받았다면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지나가자. 물론 가게 안에 들어가서 물건은 하나도 안 살 것처럼 굴면서 사진만 잔뜩 찍어가는 관광객은 나 입장에서도 별로 좋은 시선을 보낼 것 같지는 않으니... 무엇이든 적정선을 유지도록 노력하자.
무언가 이탈리아스럽지는 않지만 익숙한 물건을 잔뜩 파는 곳도 있다.
소규모 광장 안에 식수대가 있어서 잠깐 쉬어갔다. 세자매는 이것도 기회다 싶어 그새 물장난을 친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베네치아 시장의 3가지 메인 아이템은 유리공예-가면-귀금속인 것 같다. 어디를 가도 이 세가지는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쯤 하고는 이제 이탈리아의 중심 로마로 향한다. 바포레토를 타고 다시 산타 루치아 역으로, 그리고 락커에 맡겨 두었던 짐들을 찾아 로마로 향하는 기차를 기다렸다.
산타 루치아 역에서 계속되는 영짱을 찾아라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