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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LCK



사실 이번시즌은 전반적인 추이와 각종 화제 그리고 밈들에는 그 어느때보다도 빠삭했지만 경기를 디테일하게 챙겨볼 수는 없었음. 운동과 연애가 날 LCK로부터 멀어지게 만듭니다... 만 그래도 주어진 상황 내에서 열심히 시청했습니다. 이하는 그냥 생각 없이 읊조려 봄.


위대한 팀의 탄생 : DK
이번 서머 결승전은 LCK의 유구한 왕조 역사 가운데 그 세대를 교체하는 자리였다. 서머시즌에는 심지어 라인을 변경해야 할 정도의 위기도 있었지만 큰 손해 없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내는 모습은 이 팀이 정말 강력하면서도 유연한 팀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다. 더불어 쇼메이커는 확실히 전성기 페이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상향평준화 된 현대 롤판에서 잘하는 미드가 아주 많은 가운데 이 선수만은 반레벨 혹은 한레벨 더 우위에 있는 느낌이다. 더불어 코칭스태프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는 이 시기에 노련한 김정균 감독에 양대인 코치까지 합류하며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진도 아주 강력한 라인업을 구성하게 되었다. 올해 LPL이 어느정도일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이 팀이 별 변수 없이 작년만큼만 해 준다면 올해도 충분히 안정적인 우승권이 아닐까? 그나저나 칸이 아쉽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선수가 ROKA로 이적을 하게 된다니

팀보다 위대한 선수가 있다 : T1
T1은 페이커를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다. T1 LoL의 태동부터 지금까지 항상 페이커가 함께 해 왔고, 페이커의 손에 의해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구단주다. 과거 페이커가 월즈를 호령했을 때엔 남들과는 수준이 다른, 말 그대로 어나더레벨이었기에 충분히 가능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잘 하는 미드 중 한 명이 되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페이커가 위대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경쟁력 있고 가능성 있는 미드이며 필요에 따라 본인을 계속 수정해 나가는 선수이다. 양대인 전 T1 감독 현 DK 분석관은 페이커의 부족한 부분을 미리 보았고 그것을 채워서 페이커를 다시금 완성시키려고 노력했으나 결국엔 실패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쨌든 앞으로의 페이커는 이번 월즈에서 그 누구의 도움도 아닌 홀로 증명을 해내야 한다.
그리고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LCK를 떠나는 칸을 보며 언젠가는 페이커도 T1을 떠나야 할 때가 올 것이라는 생각. 그 때가 언젠가는 오겠지만 그래도 페이커만큼은 조금은 더 늦게 떠나 주었으면 한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그런데... : HLE
요약하자면 스프링은 쵸비빨로 정규 3위, 서머는 그 쵸비 원맨쇼도 통하지 않아 정규 8위로 마무리했다. 이렇게 위대한 선수가 있어도 혼자서는 팀을 견인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채로 시즌이 끝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스프링에서 벌어 놓은 서킷포인트 50을 고사리같은 손으로 꼬옥 쥐고 있었는데...
솔직히 서머시즌 후반 1, 2위를 다투던 농심과 샌드박스를 잡고, 최종전에서 T1과 호각을 겨루며 롤드컵에 진출했다면 이 팀은 인정을 하는 것이 맞다. 각 라인이 시즌 초반부터 미리 포텐이 터졌더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결국 우승 못해도 롤드컵 가는 놈들이 장땡이다. 늦게나마 기세가 살아난 이 팀은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하지만 성적을 내도 그만이고 안 내도 그만이다. 이 팀은 롤드컵을 간 것 자체가 기적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스프링 이즈 낫띵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팀이라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위대한 팀과 위대한 선수는 맞는데, 어째 성과가 안 난다 : GEN
아프리카가 LCK 내 강팀을 판별하는 판독기였다면, 이 팀은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이 있는가 판가름하는 판독기라 여겨진다. 확실히 체급은 커서 비실비실한 팀들은 잘 뚜까패는데 조금이라도 변수가 있는 팀에겐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잘 보여줬다. 올해가 LCK 우승 적기라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기대를 받은 탓인지 결국 별 성과 없이 끝났다. 근데 이 팀이 서머시즌 정규2위, 2021시즌 서킷 포인트 2위라는 점은 나머지 팀들은 이 팀과 동급이거나 더 못하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DK-T1를 제외한 다른 팀들이 이번 월즈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가지게 될 지 끊임없는 우려와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군. 최근 공개된 젠지의 다큐멘터리는 이런 의문에 물음표를 더욱 크게만 만들어 준다.

팀보다 위대한 감독이었는데... : DRX
그야말로 이번 시즌 최악의 감독은 김대호 감독이 아닐까? DRX 로스터를 생각해 본다면 스프링의 그 순위가 정말 미스테리한 것이었고 결국 서머 때가 되어서야 나와야 할 성적이 나왔다. 그런데 우리가 씨맥에게 기대한 것은 그냥 무기력하게 10등 하고 치우는 그림이 아니었지 않았나. 도대체 그 로스터로 도대체 뭘 하라고... 라는 억울함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쏭코치는 그 로스터로 뭐라도 해냈거든.
이 감독이 아직까지 고평가되고 있는 까닭은 이전 팀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던 놀라운 성적 때문이었다. 사실 올해 성적이 성적이다 보니 '선수 발굴에만 특출난 능력이 있다'라는 냉정한 평가도 이미 존재한다. 앞으로 스스로가 증명하지 못한다면 세상은 그를 한때 반짝했던 감독으로만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한때는 위대했다 : NS, LSB
서머 말미에는 2황이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아쉽게도 그 기세가 오래 가지 못했다. 솔직히 둘 중 한 팀이 선발전 뚫고 롤드컵 올라갈 줄 알았는데 각성한 한화한테 뚜까맞으면서 넉다운이 되었다. 선발전에서의 모습들은 아까운 경기력이 아니라 안타까운 경기력이라 더 할 말은 없을 것 같다. 여러모로 아쉽지만 그들의 위대했던 여정은 우리가 기억해야 마땅하다.

AF, BRO, KT는 관심 없어서 안 적음. 아쉬운 선수들은 좀 있다. 그 선수들은 그저 운이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인이라든가 도란이라든가...


코칭스태프
감독 포함, 코치진은 상수가 아님이 드러났다. 가장 크게 거론되는 3대장이 주영달, 강동훈, 손대영 감독에 플러스로 김대호 감독이다. 본인에겐 엄청 큰 다행이겠지만 플레이오프 이후로 손대영 감독은 이 리스트에서 가까스로 탈출하기도 했다. 어쨌든 과거에 성적을 냈던 위대한 코치진도 메타 해석에 뒤쳐지거나 예전부터 지속해 왔던 코칭스타일이 시기나 선수에 따라 맞지 않음에 따라 코칭능력 자체에 기복이 있을 수 있음이 드러났다. 선수 뿐만 아니라 코치진의 기량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음. 그런만큼 코칭스태프의 중요성이 더더욱 힘을 얻는 것은 아닐까?




과연 LCK가 2년 연속 월즈를 먹을 수 있을까? 이번 월즈 LEC는 별로 큰 기대가 안 되고, LPL이 무서워 보이는데 최근 중국 미성년자 대상 게임 셧다운제가 이번 월즈에도 영향을 미칠까? 만약 로스터에 큰 변화가 없다 하면 LPL은 늘 그랬지만 올해도 꽤 위협적으로 다가올 것. 다만 LoL Esports 측에서 일정가지고 장난만 안 쳤으면 좋겠다. 최대한 공정하게 그래서 실력으로만 판가름할 수 있도록. 더불어 이미 게임플레이 디자이너들에 의해 대격변 패치가 예고되었기 때문에 스프링-MSI-서머에까지 이어지던 각 팀들의 폼이 월즈에서는 확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엔 이 짧은 시간 안에 누가 먼저 메타를 잘 해석하고, 꿀챔을 찾고, 밴픽과 전략을 로지컬하게 잘 짜느냐 하는 것이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 같다.


+

안타깝습니다. 성적에 본인도 기여한 바가 있다고 생각해서 별 말은 못 하겠다. 와신상담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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