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라인은 꽤 오래 전부터 쭉 이어져왔던 것이다. 지지난 로스트사가 MSL 16강에서 송병구가 한상봉을 2:1로 역전하며 8강에 올라간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상봉의 쇼부를 막을 수 있었지만 실수로 인하여 1경기를 놓친 송병구가 자신에게 화가 났는지 게임에 대해 화가 났는지 한상봉에게 화가 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경기 이후 자리를 좀처럼 뜨지 않을 정도로 무척이나 화가 나 있었고 그 다음주 열린 2,3차전에서 송병구가 내리 승리를 따냈는데 경기 내내 웃음을 짓고 있었다. 자기말로는 한상봉을 비웃은 것은 아니고 팀원들과 같이 연습하면서 그때의 경기에서 유리해질 경우 미소를 보이겠다고 해 놓은 것이 있어서 웃었다는데 잘 모르겠다.
이후 한상봉과 송병구와의 알 수 없는 신경전은 계속되었다. 다음은 스갤의 '송병구빠'님이 올린 그동안의 송병구와 한상봉의 인터뷰 내용들 요약. 꽤 길기 때문에 접어놓았다.
[송병구-한상봉으로 검색한 인터뷰이고, 상대에 관한 내용들을 발췌]
1. 2009년 02월 07일(앞으로 경기할 상대에 대한 무난한 다짐인듯)
[로스트사가]한상봉, “분위기 반전에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만 펼치면 이길 수 있다
- 16강 상대가 송병구로 결정됐는데
▲ 상대가 누구라서 어떻다기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만 펼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습을 열심히 하고 준비를 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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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사가] 한상봉 "내 플레이를 위해 노력한다"
Q 16강 상대가 송병구다.
A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내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 딱히 송병구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내 할 것을 열심히 하겠다.
2. 2009년 02월 14일(다소 신경은 쓰일 법한 종족드립)
[로스트사가]한상봉, "최대한 그 컨트롤에 집중하는 것이 노하우다"
다음주에도 잘 될 것이라고 믿는다
- 상대가 난적 송병구였는데
▲ 부담감은 없었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프로토스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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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사가] 한상봉 "송병구도 프로토스일 뿐"
中
Q 송병구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A 상대를 의식하지 않았다. 송병구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같은 프로토스라고만 생각했다.
3. 2009년 02월 21일(부진했던 와중에 화도 자신에게 낸 것이고, 웃은 것도 승리의 기쁨. 팀원들이 힘내라고 해준 올인드립에 오해받음.)
[로스트사가]송병구, "다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 8강 진출에 성공한 소감은
▲ 지난주에 패배하고 게임을 하면서 정말 화가 났었다. 감독님도 나를 보시더라 많이 화났냐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오늘 많은 준비를 하고 왔는데 한상봉 선수의 공격 성향에 감탄했는데, 잘 막아서 이긴 것 같다.
- 오늘 게임을 하면서 계속 미소를 짓던데
▲ 지난주 패배 이후 팀원들도 많이 도움을 주려고 하더라. 내 표정이 너무 화가 났었는지 팀원들도 걱정을 한 것 같다. 팀원들에게 연습을 하면서 오늘 유리해지면 미소를 보이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두 경기 모두 역전승과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 상대의 올인 공격을 예상했을 것 같다
▲ 솔직히 올인 공격을 예상했음에도 상대가 운영을 해주기를 바랬다. 요즘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소 허무한 패배를 당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지난주에 또 올인 공격에 패배한 뒤에 진짜 실력으로 진 것이 아니라며 팀원들이 위로를 해줬다. 한상봉 선수와 진짜 실력으로 맞붙으면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 최근에 페이스가 좋지 않았는데, 오늘의 승리가 도움이 될 것 같은가
▲ 한동안 쉬고 싶었던 때가 있었는데, 그 시기를 넘기고 다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노력 이외의 것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다시 예전처럼 한다면 우승을 할 때처럼 다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요즘은 연습도 재미가 있고,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그 결과물이 드디어 오늘 나온 것 같다. 나와 비교될 만한 선수들을 상대로도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치면 다시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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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사가] 삼성전자 송병구 “너무 기뻐서 웃음이 절로 나와”
Q 경기 도중 웃었는데.
A 패한 뒤 너무 화가 난 것을 보니 팀원들이 정말 연습을 많이 도와줬다. 계속 화나 있는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미안해 웃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웃음). 그리고 경기가 역전승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이 좋다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났던 것도 있다. 오랜만에 승리했기 때문에 더욱 기분이 좋았다.
Q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데.
A 올인만 할 줄 알았지만 제발 운영 한번만 해달라고 하고 싶었다. 그런데 최근 패한 경기들이 내 노력에 비해 허무하게 패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4. 2009년 02월 22일(이날은 송병구가 한상봉에 졌지만 팀은 이겨 한 인터뷰였음. 한상봉이 그동안 올인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고 오히려 잘했다고 하면서 오해풀려고 함)
- 승리 소감 한마디
▲ 송병구=이겨서 좋다. 어제 경기했던 한상봉 선수가 마음이 많이 상하신 것 같다. 화장실 다녀오면서 인사도 안 받아주더라(웃음). 오늘 이겼으니 이제 마음을 풀었으면 좋겠다. 의도적으로 웃은 것이 아니라 기뻐서 웃은 거니까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 한상봉에게 패했는데 아쉽지 않은지
▲ 송병구=팀이 졌으면 미안했을 테지만 팀이 이겼고 어제 MSL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괜찮다. 약간 아쉽지만 기분은 좋다.
- 한상봉이 운영을 했는데
▲ 송병구=MSL에서 3경기 연속 올인을 해서 오늘도 올인을 할 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올인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오늘은 운영을 하더라. 한상봉 선수가 대처가 좋아서 막혔다. 오늘은 운영으로 한상봉 선수가 이겼으니 다음에는 운영 싸움으로 한번 결판을 냈으면 좋겠다.
5. 2009년 02월 25일 (이건 기자의 이간질 스멜임. 한상봉 처참하게 해주겠다 드립.)
[신한은행]한상봉, “최대한 경기에 몰입하려 했다”
앞으로 꾸준한 선수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 송병구 선수가 올인성 승부는 진짜 실력이 아니라는 식의 발언을 했는데
▲ 일단 송병구 선수가 최고의 선수라는 것인 인정하는데 그렇게 인터뷰를 했다면 나중에 많이 힘드실 것 같다. 내가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송병구 선수를 만난다면 내가 졌던 경기보다 더 처참하게 지게 만들 자신 있다. 프로로서 운영과 승부 둘 다 잘해야 하는데 내 스타일상 승부를 거는 쪽에 더 집중되어 있는 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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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한상봉 "송병구 각오해!"
Q 송병구 인터뷰에서 언급됐다.
A 일단 송병구 선수가 최고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인터뷰 등에서 자꾸 나를 도발한다면 다음번 나를 봤을 때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다. 내가 패했을 때보다 더 처참하게 무너뜨릴 것이다.
6.2009년 05월 29일(이 인터뷰로 많은 까임을 받았음. 티원팬과 송병구팬을 동시에 깠던 인터뷰. 자기 멋대로 말 해석하고 쉬게 해주겠다 드립)
[박카스]한상봉, “송병구 선수와 붙고 싶다”
목표는 남들이 누구나 원하는 우승이다.
- 8번째 도전만에 스타리그 16강에 진출했는데 목표는
▲ 목표는 남들이 누구나 원하는 우승이다. 붙어보는 선수는 딱히 없지만, 송병구 선수와 다시 붙고 싶다. 최근 송병구 선수가 힘들어 보여서 스타리그서 만나게 된다면 MSL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웃음).
(+)
-최근 도발 인터뷰가 꽤 되는데.
▶경기 외적인 재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번에 박재혁 선수 도발 인터뷰에는 팬들의 반발이 굉장히 심하긴 하더라. (스타리그 시드권자를 도발하지는 않겠냐는 말에) 김택용 선수를 도발하고 싶지는 않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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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 CJ 한상봉 “송병구 선수를 푹 쉬게 하겠다”
Q 송병구와 맞붙고 싶은 생각은 없나.
A 송병구 선수의 인터뷰를 보니 조지명식을 조용히 보내고 싶다고 하더라. 나는 그 인터뷰를 "쉬고 싶다"는 이야기로 이해했다. 만약 스타리그 16강에 올라오신다면 리그를 편안하게 쉬게 해드리겠다. 또한 MSL에서도 맞붙게 되면 MSL도 푹 쉬게 해드리겠다.
(+)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박재혁 선수를 도발해도 될 줄 알았는데 SK텔레콤 팬 분들이 너무 심하게 뭐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조금 힘들었다.
6.2009년 06월 27일(이날 송병구는 패자전에서 패해 광탈했음. 이번엔 기자가 또 물어본 듯.)
[아발론]한상봉, "이번에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영호, 같은 16강 진출자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 지난 시즌에 송병구와 재미있는 인연도 만들어졌는데
▲ 지난 시즌에는 내 입장에서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다. 나는 떨어졌고, 하부리그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물론, 송병구 선수에게는 굉장히 좋은 일이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32강이기는 하지만 송병구 선수 뿐만 아니라, 내가 이기고 올라간 선수들에게 미안하지 않게 최대한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 우승까지 한다면 나에게 패배했던 선수들도 그나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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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 CJ 한상봉 “이번 시즌 각오가 남다르다"
Q 지난 시즌에서 송병구와 재미있는 인연도 만들었는데.
A 지난 시즌에는 내 입장에서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다. 나는 떨어졌고 하부리그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물론 송병구 선수에게는 굉장히 좋은 일이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32강이기는 하지만 송병구 선수 뿐 만 아니라 내가 이기고 올라간 선수들에게 미안하지 않게 최대한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 우승까지 한다면 나에게 패배했던 선수들도 그나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7.2009년 07월 09일(굳이 송병구가 나올 이유가 없었던 시기의 인터뷰인데도 언급.)
[아발론]한상봉, “마지막에 웃는 선수 되겠다”
8강에 가는 선수가 나였으면 좋겠다
- 16강 첫 경기 승리 소감
▲ 지난 시즌에도 송병구 선수에게 1경기를 이기고도 두 경기를 내리 패해서 탈락했다. 그 기억이 지금 새록새록 떠올라서 마냥 좋아할 수가 없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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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 한상봉 "마지막에 웃는 자이고 싶다"
Q 승리 소감을 밝혀달라.
A 지난 시즌에도 1세트에 송병구를 꺾은 뒤 그 다음에 내리 패했다. 그 기억을 더듬으면 마냥 좋아할만은 없다.
8. 2009년 12월 04일(이게 결정적. 스타리그에 올라와서 뭐든 열심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2패라도 송병구는 꼭 잡는다드립. 그야말로 일점사. 거기다 올해 초 경기 다시 거론하며 생일드립까지.)
[EVER]한상봉, "송병구 선수와의 경기가 기다려진다"
나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 다음 상대는 송병구다.
▲ 정말 기다리고, 기대하는 대결이 드디어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에 악몽을 꿨다. 사람들과 송병구 선수 본인도 로스트사가 MSL 때 내가 왜 화가 나는지 모르셨을 것이다. 그 날이 사실 내 생일이었다. 평소에 생일에 무감각하기는 한데, 막상 생일에 경기를 지니까 너무 화도 많이 나고 괜히 송병구 선수에게 지기 싫다는 생각만 들더라. 하지만 그 덕분에 내 실력도 많이 늘었다. 이번에도 절대로 지고 싶지 않다.
이번 스타리그 16강 조가 결정되고 '2패가 되더라도 송병구 선수는 꼭 잡는다'는 생각이었다. 만약, 내가 이긴다면 최소 재경기를 할 수 있고, 송병구 선수도 이기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 경기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하루에 고작 다섯 시간만 자고 연습을 해도 전혀 피곤하지 않을 것 같다.
- 요즘 송병구가 스타리그에서 기세가 좋은데.
▲ 어떤 선수든 명성이 있다면 못하지 않는다. 그 선수들을 열심히 준비해서 이기는 것이 좋고,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선수와 경기하는 것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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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 웅진 한상봉 "누가 뭐래도 절대 쏘지 않겠다"
Q 송병구와 경기가 남아있다.
A 정말 기대하고 기다리던 매치가 왔다. 사람들뿐만 아니라 송병구 선수 본인도 내가 왜 그렇게 송병구 선수와 승부를 집착했는지 모르더라. 그날 나는 생일이었고 경기에서 패하고 나니 화도 많이 나고 송병구 선수에게 정말 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덕분에 실력도 많이 늘긴 했지만 이번에도 질 생각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하겠다. 2패로 떨어진다 하더라도 송병구 선수만은 반드시 잡고 싶다. 하루에 5시간을 자고 연습을 해도 피곤하지 않을 것 같다.
길고 긴 악연의 시작은 분명 한상봉이 먼저 끊은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자의든 타의든 송병구는 자신이 웃어서 상대 한상봉이 감정이 상할 것을 우려하여 후에 인터뷰로 어떻게든 오해를 풀려고 했으나 한상봉은 받아들이지 않고 '그렇게 인터뷰를 했다면 나중에 많이 힘드실 것 같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그리고 어제 일이 터졌다. EVER 스타리그 2009 16강에서 다시 이루어지게 된 송병구와 한상봉의 경기에서 송병구는 승리를 가져가며 3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한상봉은 1승 2패로 재경기 혹은 16강 탈락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 이후 송병구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다. 인터뷰는 포모스 펌.
송병구 인터뷰 전문
[EVER]송병구, “억울하면 복수용달 신청해라”
[포모스=이정한 기자]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뿐이다. - 3승으로 8강에 올랐다. ▲ 연습 때는 정말 좌절을 많이 했는데 한가지 희망은 상대가 한상봉 선수라서 3승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예상대로 돼서 크게 기쁘지는 않다.
- 한상봉과의 신경전이 대단하다. ▲ 우리 팀의 성은이를 보면서 관심을 받는 것을 보고 부러웠는데 내가 막상 당해보니 아니더라. 상대가 나만 걸고 넘어지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나에게 악감정이 있다는 생각으로 물러설 수 없었다. 이날을 기다려왔다.
- 상대의 전략을 예측이라도 한 듯이 플레이 했는데 ▲ 연습 때는 정찰을 안하고 캐논을 지으면 내가 졌는데 첫 프로브로 상대가 가스 채취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전략을 모두 예상했다. 연습 때는 초반에 캐논을 4개나 지으면 이길 수 없었는데 한상봉 선수에게는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 한상봉이 굉장히 강력하게 몰아쳤다. ▲ 자기 닉네임이 태풍인줄 착각하나 본데 그것은 이영한 선수의 별명이다. 그렇게 몰아붙여도 태풍이 아니라서 쓸려가지 않는다. 상대가 올인 전략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한상봉 선수가 날 이길 방법은 올인 밖에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김)명운이가 한상봉 선수가 연습을 열심히 했다는 말을 해서 기대했는데 올인 러시길래 실망했다. 올인 러시만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다는 사실이 조금 우습게 느껴지기도 했다(웃음).
- 최근 팀 성적이 좋지 않다. ▲ 한상봉 선수라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어제 경기를 졌지만 감독님께서 분위기가 다운 됐어도 스타리그 잘해서 이기라고 조언해 주셨다. 감독님께서 제일 속상하셨을 텐데 내게 힘을 주는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이제 스타리그는 금요일에 하니까 프로리그에 좀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독님께 프로리그에서 이기는 것으로 보답해 드리고 싶다.
- 한상봉에게 한마디 한다면 ▲ 나와 많이 엮이고 싶은가 본데 이제는 8강 자력 진출이 어렵고 8강에서 맞붙는 것도 힘들게 됐다.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준우승 세 번 정도는 해야 할 것이다. 먼저 인터뷰를 도발적으로 했으니 그대로 받아주겠다. 이미 한참이나 지난 이야기를 지금 다시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됐다. 그래서 나도 강하게 나가는 것이고 MSL이나 스타리그 모두 이긴 내가 결국 승자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도발하려거든 준우승 횟수라도 채우고 오시길 바란다. 한상봉 선수의 인터뷰 보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이렇게 도발을 하는 것이 처음이라서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상대가 행한 행동에 대한 대가를 준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 우승 욕심이 날 것 같다. ▲ 우승을 생각하지 않았을 때 우승을 했고 항상 우승 보다는 시드만 받자는 생각으로 4강에 가고 결승까지 가서 좋은 성적을 냈다. 일단은 마음을 비우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프로토스가 암울한데 나만이라도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 사실 오늘도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좋은 플레이를 준비했는데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팬 여러분들을 놀라게 해드리겠다. 상대가 플레이 중 단 한 가지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인데 보시는 분들은 정말 즐거울 것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 e스포츠 대상도 있고 프로리그에서 팀이 져서 분위기도 어수선했는데도 팀 저그 유저가 많이 도와줬다. 그리고 MBC게임의 (염)보성이와 (김)동현이형이 먼저 연락을 해서 도와줬다. 정말 고맙고 다음에 연락을 주면 맛있는 거 대접하겠다. 내일이 월급날이니 쉬는 날이 맞으면 연락 주길 바란다. 그리고 팀원들에게도 쏠 준비가 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날짜 잡길 바란다. (이)영호와 경기를 할 때 이긴 사람이 3승 하기로 했는데 나는 약속을 지켰으니 영호도 약속을 지켜서 같이 8강에 갔으면 좋겠다. 끝으로 한상봉 선수 오늘 패배가 억울하다면 복수용달을 신청하라 받아주겠다.
송병구의 대답을 보면 충분히 느낄 수 있겠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굉장히 공격적이다. '상대가 한상봉 선수라서' '자기 닉네임이 태풍인줄 착각하나 본데' '앞으로 도발하려거든 준우승 횟수라도 채우고 오시길 바란다' '복수용달을 신청하라'등 보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도발적인 멘트가 아닐 수 없고 데일리E스포츠의 인터뷰에서 송병구는 경기 외적인 부분을 언급했다. 한상봉이 팀원들에게 잘 쏘지 않는 것을 꼬집는 내용이다. 경기에서 관광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송병구는 인터뷰로 충분히 한상봉을 버스태우고도 남았다.
최근 스타판이 이런저런 이유로 굉장히 단조로워져 침체기를 걷고 있었지만 이런 경쟁라인의 형성은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스페셜 매치가 아닌 이상 의도적으로 리매치가 잘 성사되기 어렵지만 신경전이 형성되는 것만으로도 선수와 선수, 혹은 더 나아가 팀과 팀과의 경쟁 구도도 성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라인들은 나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고 가능할수록 최대한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다만 이런 송병구의 발언은 조금 아쉽다. 물론 한상봉이 지속적으로 송병구 자신만을 걸고 넘어지고 '송병구만은 이기겠다'는 식으로 자신을 업신여기기도 하며 먼저 도발을 걸어오긴 했지만 대응하는 정도가 너무 지나친 느낌이다. 물론 자신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한상봉의 발언들이었지만 대응 방식을 조금 더 완화하고 현명하게 대처하여 상대방에게서 그저 화만 돋구어낼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상대방이 미안함을 느끼고 사과하게끔 만드는 방법도 있었을텐데 지금의 송병구는 그저 상대방을 비하하고 경기 외적인 부분까지 언급을 해 상황의 개선을 위해 까는 것이 아닌 그저 순수히 까기 위해 까는 것 같다. 순수하고 순진했던 과거의 송병구가 살을 막 빼더니 성격이 너무나 까칠해진 것 같아 둘 사이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지게 될 지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강하게 어필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