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따 제목 참 길다
영화에 대한 후기는 아니고 영화보고 든 생각 이것저것.
이번이 14기인가?(12기네-_-;) 나는 아르세우스 받을 겸 사촌동생 서울 가는데 포켓몬 좋아하는 녀석 추억도 만들어 줄 겸 데리고 갔다. 지난 극장판도 몇 달 전부터 TV에서 방영해주더만 왠지 이번건 극장에서 봐야 할 것 같아서... 에반게리온 파도 DVD나오면 보겠다고 넘어간 마당에 무슨 조환지 모르겠다.
내용 궁금한 사람은 시놉시스 찾아서 보시고 내용은 빌린건 어디로 꽁칠 생각 하지 말고 얼른얼른 돌려주라는 내용이고... 사토시(지우)는 졸지에 또 세계를 구한 영웅이 되었다. 난 타케시(웅)가 좀 안쓰러운데 얘는 나중에 굴러들어온 히카리(빛나)에게 치여 팜플렛에도 이름이 없고 심지어 성우가 이름도 불러주지 않는다. 매니저 때려치고 그냥 니비시티에서 짐리더나 계속 하지 그러니.
이렇게 극장판을 보고 있으면 스케일은 다른 블록버스터 못지 않지만 아무래도 관람층이 너무나도 다양하다 보니까 모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상황전개라던가 하는 구조의 수준을 낮추는 감이 없잖아 있는데 언겐가는 한번 유아초등생을 제외한 연령층을 위한 수준 있는 스토리의 극장판을 보고 싶다. 뭐 오늘 본 극장판도 트랜스포머 이런거 생각하면 비슷한 수준이라 성인들도 생각없이 머리식힐겸 한 번씩 보고 올 수 있을 정도이긴 한데 오늘 가보니까 다 어린애들 아니면 어린애들 부모님 뿐이더라. 내 또래가 하나도 없다ㅜㅜ 포켓몬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연령층이 그렇게밖에 될 수 없나 하는 것이 좀 안타깝고... 특히나 한국은. 포켓몬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현재 극장판에서 충분히 그려내고 있는 모험이나 신화만이 아니라 고도의 심리싸움이나 스릴러, 박진감넘치는 배틀 혹은 한 인간의 인생역경기를 그려낼 수는 없는 것일까? 너무 '모두의' 포켓몬만을 지향하는 것 같아 아쉽다.
나는 알고 가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아르세우스 배포에 대한 닌코의 사전 홍보가 부족하여 현장에서 나오는 DS 무선 통신을 통한 배포 안내화면에 아이들의 탄식이 끊이질 않았다. 상영관 안에 사람은 정말 적잖게 있었고 요즘 DS는 거의 초등생의 필수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DS를 보유하고 있었을 텐데 그런 기회들을 놓쳐 좀 안타깝다 싶기도 하고. 항상 배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받는 사람만 받고 특히나 지방 사람들은 그럴 기회도 적을 텐데 노력과 배려를 쏟아야 할 닌코가 마지막까지 확실히 되지 않아 이런 기회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은 좀 아쉽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닌코가 홍보도 판촉도 많이 해서 예전보다 더 편하게 닌텐도 타이틀들을 즐길 수 있게 된 건 즐겁다. 그러니까 제발 위관련 정발좀 해주라고. 어째 할 소프트가 없냐 위는-_-
포켓몬 세계관에서 현재에서는 사람과 함께 하는 많은 동물들을 그냥 포켓몬으로 부르지만 과거에서는 포켓몬이 아닌 '마수'라고 부르고 있다. 항상 포켓몬 소리만 듣다가 다르게 불리는 걸 보니 조금 와닿았는데 원래 세계관에서 포켓몬이라 칭하는 동물 이외에 우리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은 없지만 그렇게 부르는 것도 그냥 그 시대에 어떻게 인식되고 그에 따라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서 지금 우리가 부르는 동물이랑 비슷한 맥락을 지니는 것 같다. 인간이 지니지 않은 어떠한 마력을 지니고 있으니 마수(魔獸)라 부르고 몬스터볼에 넣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니까 포켓몬스터라고 부르는 것인가 보다.
이번 극장판은 4세대(DP) 극장판의 3부작 중 마지막 이야기로 그동안 이곳 저곳에서 난리를 피우던 신급 포켓몬들이 모두 총출동한다. 특히나 아르세우스는 포켓몬 세상을 창조한 신 중의 신급 포켓몬으로써 실제 게임 능력치도 가장 우위고(종족값 총합 720-_- 괴물) 자력기도 굉장한 것들 뿐이고 다리만 네 개고 손은 하나도 없어서 펀치기술을 못써서 기술머신 1번은 못 먹지만 그것 빼고는 뮤처럼 나머지 기술머신은 다 먹는지라... 대충 이정도만 해도 아르세우스의 위용이나 스케일이 얼마정도인지 충분히 설명이 되었을 듯? 하지만 이 이후가 문제인게 언젠가는 GB-GBC-GBA-DS 이후의 차기 콘솔이 나올테고 그에 맞추어 5세대 포켓몬스터 타이틀도 나올텐데 태초의 수준까지 거슬러 올라간 상황에서 더 이상 무슨 소재를 가져다 쓸까 궁금하다. 이쯤되면 포켓몬 디자인도 세계관도 거의 소재가 바닥날법도 하지만 닌텐도와 게임프릭은 항상 그런 상상의 제한을 깨 버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언젠가 나올 5세대 타이틀도 기대가 되지 아니할 수 없다. 아니면 번외판으로 미래가 아닌 '마수'라 부르는 시대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정말 아쉬운 것 중 하나는 세대를 거듭할 수록 우려먹기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1세대(~151//RGBY)는 정말 혁신적이었고 2세대(~251//GSC)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었지만 3세대(~386//RSE)부터는 점점 참신한 면도 떨어지고 게임 시스템도 큰 맥락은 거의 고정이 되면서 그다지 새로운 맛이 없어졌다. 언제부턴가 포켓몬스터라는 게임은 그래픽으로만 승부를 보는 게임이 된 것 같은 느낌도 없잖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