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아무래도 게임을 안 하다 보니 옛날만큼 열심히 못 본다. 그래도 대부분의 밈이나 사건사고 등은 알고 특히 서머 시즌 플옵 즈음해서는 경기도 좀 챙겨봤다. 집에서 TV로 트위치 띄워서 롤챔스 봐도 뭐라 안 하는 우리 와이프 감사합니다... 어쨌든 올해는 변화가 있는가 했는데 돌고 돌아 젠티담듀다. 하지만 전반적인 LCK 폼 자체가 많이 하락했다는 느낌을 받은 한 해였고 최근 국제전 성적은 LPL에게 늘상 밀리다 보니 올해 월즈도 '쉽지는 않겠다'를 넘어 '어렵겠다'는 생각임. 아마 올해도 LPL이 월즈 먹지 않을까?
성불원정대 : GEN.G
구단의 역사와 가치, 매년 업데이트되는 로스터의 체급, 이외 기타 많은 것들을 생각하면 프랜차이즈화 이후(!! 중요) LCK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던 점, 특히 월즈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은 있으나 역설적으로 LCK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매우 힘들었던 룰러 선수를 포함 많은 선수들이 이제서야 돌고 돌아 LCK 우승컵을 차지한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기대를 받는 젠지'라는 밈이 있지만 올해 젠지는 기대받을만했고 결과로 증명했으며 그 모든 과정에 이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팀 내외적으로 분위기가 한껏 좋은 가운데 이 기세를 월즈로 고스란히 이어나갈 수 있을까? 수많은 미지수 가운데 쵸비라는 상수는 미래를 보다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 T1
서머시즌 젠지에게 큰 일격을 당해 조금은 빛이 바래긴 했지만 그래도 올해 T1은 큰 성적을 거둔 편이다. 스프링 때는 전무후무한 전승 우승을 일궈냈고 서머 준우승도 결코 아쉬운 성적이 아니다. 같은 감코에 선수단이라 메타나 기량의 바이오리듬에 영향을 받았을 뿐, 서머 시즌 결과만 가지고 이 팀이 젠지보다 못한 팀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월즈에서도 쇼앤프루브는 가능할 것 같기는 하나 그 스프링 이후에 뭔가 부족한 부분이 아직까지 메워지지 않는 점, 특히 멘탈리티와 관련된 부분은 월즈에서의 티원을 걱정스럽게 만들긴 한다. 가뜩이나 어린 선수들이 이미 번아웃이 와 있을까 봐 우려스럽다. 감코진의 변경도 있겠다, 다시 동기부여해서 심기일전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RNG에 설욕을 해 줬으면 좋겠다.
클래스는 영원하지만 : DK
올해는 담원에게 아쉬운 한 해다. 월드 클래스의 미드-정글 라인을 유지하고 아쉽다고 생각되었던 바텀의 보강과 스프링엔 나름 괜찮은, 서머에는 월클 탑라이너의 영입으로 올해도 좋은 성적을 보여주나 했다. 하지만 모든 라인이 기대만큼의 폼을 보여주지 않았고 결국 올해는 결승 문턱도 한번 밟지 못했다. 서머 플옵 즈음되어서야 그나마 기세가 오르는 듯했지만 아직도 월드 클래스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 이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준비하는지에 따라 월즈 4강 이상에서도 먹히게 될지, 아니면 그냥 적당히 하다가 내려오게 될지는 가 봐야 알 것 같다. 사령탑인 양대인 감독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그간의 행적을 떠나 이제는 정말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시기가 왔다. 개인적으로는 RNG에 설욕을 해 줬으면 좋겠다(2).
THE DANCE LASTS : DRX
시즌을 죽쒀도 월즈만 진출하면 장땡이다. 선발전 팀 중에는 순위와 더불어 가장 최약체로 평가되었지만 선발전 최하위가 선발전을 뚫는 미라클런을 보여주었다. 이번 선발전에서 인맥롤 부분이 조명이 되었는데 그런 인맥 끌어다가 좋은 메타 좋은 픽 찾는 것도 능력이고, 아무리 좋은 픽이 있다 하더라도 그걸 활용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DRX는 그만큼 간절했고 능력이 되었기에 월즈에 진출한 것. 무엇보다도 마지막일지도 몰랐던 데프트가 다시 한번 월즈 문턱을 밟는 것을 전 세계 팬들이 원해 왔을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결과이다. 개인적으로 이 팀은 월즈 가서 좋은 성적 내도 좋지만 작년 HLE처럼 월즈 진출 자체가 큰 성과라 성적 낮아도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물론 잘하면 좋겠어.
+ LSB, KT
시즌 중에 반짝반짝한 모습을 보여줘도 월즈를 진출하지 못하면 말짱 꽝이다. 사실 올해 선발전에는 누가 월즈에 진출해도 그럴만 했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어느 팀도 떨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월즈에 진출하기엔 KT는 한 바가지 정도, 리브 샌드박스는 한 스푼 정도 모자란 모습이 이번 선발전을 통해 드러났다. 빅라 선수는 LCK의 반짝반짝한 별 같은 선수이고, 프린스 선수는 마지막 경기 후 매우 아쉬워하던데 나도 그만큼 아쉽더라. 마지막 선발전은 '이건 그래도 샌박이 올라가는 것이 맞지' 하면서 보고 있었으니깐... 하지만 그 혼자로 팀을 이끌어 올렸던 1류의 가치를 모두가 확인하였으니 분명 이다음에 좋은 결과가 올 것입니다.
+ NS, HLE
한화는 육성에 실패했다고 치더라도, 농심은 대체... 농심의 2022년을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 네임밸류 상당한 선수들의 무덤 같은 느낌이었다. 농심은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라기엔 이 팀은 올해 스토브리그부터가 문제였다. 한 팀을 둘러싸고 이렇게나 많은 구설수가 빚어지는 광경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더불어 궁금하다. 돌아오는 스토브리그엔 이 팀들은 선수들이 가기 꺼려하는 팀이 될까?
+ Meta
메타에 따라 널뛰는 기량이 문제가 된다. 이런 사례에 자주 언급되는 것이 2020시즌 고스트나 2022 시즌 케리아다. 선수들이 선호하는 플레이 스타일은 각자 다 다르기 때문에 유리한 메타가 오면 두각을 나타내거나 단점이 상쇄되어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하지만 반대로 선수가 가진 특별한 장점이 쉽게 발휘될 수 없어 손해를 보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결국 중론은 메타에 상관없이, 모든 유형의 챔피언을 잘 다룰 수 있어 딱히 메타를 타지 않는 육각형 선수가 롱런하는 선수다. 지금의 쵸비와 오랜 기간 동안 좋은 기량을 선보이던 페이커 같은 선수가 그러하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 이보다 더 중요한 건 메타를 잘 타는 운을 토대로 기회를 잡는 것이다. 무관으로 롱런하는 것보다는 저평가되더라도 여러 타이틀을 손에 쥐는 것이 선수 입장에서는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 본다. 무관의 제왕 기인이나 타잔보다는 한 경기 뛰고 월즈 우승 스킨 있는 하루가 좀 더 나을...지도?
+ 서포터층의 부족
올해는 유독 부족한 서포터층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른 라인은 올프로 퍼스트~서드 이외에도 잘하는 선수가 조금씩 섞여 있다면 서포터는 서드까지를 제외하면 다소 심심한 느낌? 유틸 메타임에도 서포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현 상황은 얇은 선수층에서 빚어지는 암울한 전망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 와중에 리헨즈같은 독특한 선수는 참 빛이 난다. 이 신지드 하나에 엮인 삼지선다(#), 그것도 단순 조커픽이 아니라 승률 100%에 빛나는 필살기를 상대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정말 골치 아플 것 같다. 서머에 부진했지만 선발전을 통해 조커픽이나 번뜩이는 플레이를 보여준 베릴도 인상 깊었다. 내년에는 서포터층이 더욱 풍성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 The future is now here
LCK의 미래. LCK 안 하는 날 운동하면서 롤 중계 보고 싶을 때 한 번씩 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눈에 잘 들어오진 않았다. 그렇게 우연히 본 서머 시즌 결승전이 너무나도 꿀잼이어서 좋았다. 여러분들이 바로 미래입니다 더욱 정진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