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Introduction
EZ2DJ(not EZ2AC, 이지투아케이드 시절에는 내가 이지를 안했다)-DJMAX를 거친 나의 리겜 라이프는 테크니카3가 서비스 종료되고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끝이 나게 되었다. 일하느라 바쁘니깐 게임이고 뭐고 잘 없게 되었다... 는 아니고 게임을 하긴 하는데 이제 더 이상 아케이드 게임장을 찾아가기 어려워서 그렇지. 그 이후로도 EZ2AC 시리즈는 계속해서 선을 보였고, 구 테크니카 기체를 이용한 비트크래프트 사이클론이라는 이상한 게임이 있었는데 관심은 있지만 플레이하지는 않았다. 나는 이 블로그에서 아케이드 게임장이 망할 거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엔 원인을 잘못 파악한 듯싶었지만 어쨌든 국내 아케이드 게임장은 코로나 이전부터 철권이 콘솔로 넘어가면서 직격탄을 맞아 많은 성지가 우후죽순 쓰러졌고 해외도 자세한 건 찾아보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 이후로는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예상만 한다. 그 와중에 일부 리듬게임과 격투게임 등등은 모바일, 콘솔 등으로 점점 체제 전환을 하고 있다. 디제이맥스는 레이나 탭소닉 시리즈가 몇 개, DMTQ가 모바일로 나왔고 그중에 몇 개는 손을 대 보았지만 오래갈 물건들은 아니었으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어쨌든 리듬게임 끊은지 5년 이상... 나는 이제 리듬게임하기 늙고 병든 몸이라 리듬게임은 할 수도 없고 할 마음도 없다고 생각했으나 최근 다시 리듬게임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 DJMAX를 플레이는 하지 않지만 이후로도 한정판은 꾸준히 모으고 있었기에 PSVITA, PS4가 없어도 DMTT, DMR 한정판에 DMRV OST 한정판까지 다 사모았다. 심지어 DJMAX는 아니지만 OST 동봉되는 슈퍼비트 소닉도 구매했다ㅋㅋ 그런 의미에서 EZ2AC OST는 NT까지는 구했지만 TT 들어서 구매하지 않았던 게 지금으로서는 아주 조금 아쉽다. 이거 요즘에는 구할 수 있나? 여하튼 한정판에 동봉되어 플레이하지도 않던 리스펙트 타이틀이 계속 고이 잠들고 있다가 최근 근무지에 PS4가 설치되어 누구나 플레이 가능한 김에 씰도 뜯지 않은 타이틀을 가져가서 플레이를 했다. 간만에 느끼는 리듬게임의 그 찰진 손맛...
1. RESPECT
<디제이맥스 리스펙트>의 게임 시스템은 트릴로지를 다시 콘솔로 복각해놓은 느낌이다. 하지만 소니의 컨트롤러를 사용하는지라 실제 게임플레이는 DMP와 닮았다. 키보드로 플레이하는 트릴로지와는 달리 엄지손가락 하나로 듀얼쇼크의 많은 버튼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만 그에 맞게 패턴을 짰기 때문에 어려운 난이도라도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내가 한참 DMP 할 때보다는 나이가 좀 들었다는 것. 20대 초중반 때야 PSP로도 몇 곡 이상 연속으로 열심히 플레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듀얼쇼크로 플레이를 하려니 조금만 플레이해도 엄지손가락 관절이 빨리 아파왔다. 자연스레 일정 난이도 이상은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적은 노트 안에서 점점 어려운 난이도를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8키를 많이 건드리게 되었고 저레벨 위주로 플레이했다. 나는 DMP시절부터 8키가 선망의 대상이었다. EZ2DJ 시절 5키보다는 7키를 더 많이 한 것처럼 사람들이 잘 건드리지 않는 모드에 좀 더 관심이 더 가는 것도 있고 트리거 노트가 섞여 채보를 읽는데 조금은 공을 들여야 하는 8키의 방식이 참 좋았다. 그러고 보니 EZ2DJ의 이펙터 노트나 DJMAX의 트리거 노트는 둘 다 붉은색이군. 우연일까? 더불어 트리거 노트는 일반 건반 노트와 똑같은 키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LR키를 눌러야 제맛이라 생각하기에 콘솔로 즐기는 DJMAX의 정수는 바로 이 8키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간간이 8키 위주로 아주 조금씩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손도 아프고 하면서 문득 중고등학생 당시 커뮤니티에 상주하면서 열심히 플레이했던 DMO 시절이 생각나더라. 똑같은 게임이지만 손 안 아프고 좀 더 편하게 게임을 하고 싶더랬다.
2. / V
그래서 다시 시작했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는 그 DMR을 다시 PC로 옮겨 놓았다. 마우스 대응이 되지 않는 기본 조작체계를 너무 그대로 옮겨 놓아서 문제이긴 하지만... 그 와중에 내가 마음에 드는 점은 트리거 노트가 그대로 살아있는 8키의 조작체계다. 예전에 트릴로지 찍먹 할 때 8키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쥐똥만 한 노트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였다. 더불어 DMRV의 긍정적인 부분은 DMO도 DMT도 실패했던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수익 모델을 정말 다양하게 마련했다는 것이다. 게임 본편, DLC 팩, 시즌 클리어패스등등 유저가 돈 쓸 곳은 늘어나지만 이는 게임이 더욱 오랫동안 지속되고 이 게임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나는 에어 모드도 매우 마음에 들었는데 DLC 미구입으로 인한 보상 획득 실패 여부를 떠나 '순수하게 플레이만 원하는' 유저에게는 찍먹 하는 용도로는 아주 제격이다 싶다. 진짜 라이트 하게 플레이하고 싶으면 랜덤으로 열어주는 곡을 플레이하기만 하고 치우면 되고, 거기서 매력을 느낀 유저들은 다시 지갑을 열고. 세일도 꽤 자주 하는 편이니 기다렸다 필요한 DLC만 골라 사면되고. 여러모로 유저와 개발사 모두 윈윈 하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아직 최적화가 잘 되어 있지 않는 점은 좀 답답하고 클리어패스를 통한 프리미엄 보상을 제외하면 콤보나 판정 디자인이 제공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그게 클리어패스의 세일즈 포인트가 아닐까? 하지만 이번 시즌 클리어패스는 그다지 손대고 싶지는 않음...ㅎ 지나간 시즌 중에는 시즌2가 좀 아쉽긴 하다. 시즌5도 쏙 와닿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던데 해당 시즌에 결혼을 한 내 입장에선 이것저것 재 보지 않고 기념으로 그냥 질렀을 것 같다.
여하튼 그리하여 Respect는 접고, Respect V는 찍먹 하려고 디럭스 에디션(V-EX1-EX2)만 구매하고는 프리스타일 8키, 미션, 에어 위주로 즐기다 프리스타일 콤보 작업을 먼저 해 놓아야 할 것 같아서 며칠째 6키만 열심히 돌리고 있다... 오픈 매치도 살짝 해 봤는데 DLC가 몇개 없어서 방에 끼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같은 곡 안에서 플레이어마다 키나 난이도를 제멋대로 설정해도 되는 점은 참 좋다. 이렇게 좀 하다가 필요하다 싶으면 세일때마다 DLC도 차차 구매를 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사실 좋은 평가를 받는 <EZ2ON Reboot : R>도 염두에 있긴 했는데 뜯어보면 볼수록 게임은 훌륭하지만 아무래도 디맥보다는 매니악한 느낌이 강해서 선뜻 손을 대기가 꺼려지더라. 나는 지금 디맥도 찍먹 하려고 산지라 이것만 소화하기에도 힘들지 않을까 싶어서. 나~중에는 손을 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