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 초기부터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입장할 생각이 없었다. 세인트 폴 성당이 내부가 정말 휘황찬란한데 비해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상대적으로 그 화려함이 조금 한단계 낮은 수준이기도 하고 들인 돈에 비해 영 감흥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도 있었고 어쨌든 뮤지컬로 인한 경비를 최대한 줄인다는 명목 하에 이곳 입장은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어제 시간때문에 세인트 폴 대성당 입장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ㅜㅜ 여기에라도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 버킹엄 궁전에서 만난 노랑풍선 무리들도 다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입장을 하는지라 우리도 덩달아 따라 들어가기로 했다.
런던 관광이 어떻게 보면 맘편하고 쉬운 것이 관광지마다 그다지 멀리 떨어져있지 않아 시간이 충분하고 무엇보다 그것을 모두 견뎌낼 체력만 충분하다면 도보로도 충분한 관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다들 그럴만한 체력이 되지 않아 휴식처를 찾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나는 외국 여행의 여러가지 요소 중 도보여행을 하며 시가지를 둘러보는것 또한 굉장히 큰 매력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일부러 걸어다닐 수 있는 구간은 다 도보로 설정하고 먼 거리만 튜브를 타는 방향으로 일정을 짰다. 사실 일정이 바뀌지 않았고 우리 체력만 다들 괜찮았다면 웨스트민스터에서 걸어서 빅벤과 국회의사당을 보고 또 걸어서 쭉 지나가는 길에 런던아이도 보고 그길로 트라팔가 광장으로 향하려고 했다. 다만 그날 날씨가 좀 좋지 않았고 트라팔가 광장으로 가도 거리공연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에 일정에 대한 고민을 다시금 해야만 했다.
잡설이 길었는데... 어쨌든 버킹엄 궁전에서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거쳐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도보로 이동하기로 했다.
노랑풍선 무리들. 10명이 넘는 대인원이었다.
쭉 펼쳐진 연못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새가 즐비하던 공원이었다. 다만 이날 날씨가 궂어서 그다지 감흥은 나지 않았다. 하긴 런던은 맑은 날이 정말 드무니까 정말 좋은 풍경을 기대하긴 어렵겠다. 그래서 런던은 바깥풍경은 최대한 야경 위주로 보고 정말 많이 산재한 시설물 위주로 관광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내가 여기서 찍은 사진들을 찬찬히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날씨가 짱 맑지 않은 날에 걸어다니면서 찍으면 사진이 죄다 흔들린다는 것이다. 상위 기종의 바디로 교체를 하면 이런 애로사항을 극복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뭐 그리 열심히 찍는것도 아니지만 찍으면 찍을수록 사진은 어려운 것 같다.
그리고는 공원을 빠져나와 웨스트민스터 부근!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 있을 때 내리던 비는 더욱 거세졌고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최고조에 이르렀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건너편에 있는 성 마가렛 교회. 애초에는 가톨릭 교회 건물이었으나 17세기에 영국 국교회 건물로 전환되었다고. 그래서 영문명도 Saint Magaret's Church인 듯. 여기서 Church는 대성당이 아닌 그냥 성당(Catholic Church)의 의미인지 아니면 영국 국교회의 교회(Church)라는 의미인 것 같다.
그리고 웨스트민스터 사원.
journey to EUROPE #5-3 "웨스트민스터 사원"
세인트 제임스 파크역부터 버킹엄 궁전과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거쳐 웨스트민스터까지 도달했으니 이제는 배도 고프겠다 점심을 먹으러 갈 때. 빅토리아역 근처에 식당이 많다고 해서 이미 심신이 많이 지친 상태이지만 일단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누르고 조금 기다리면 바뀌는 신호등 버튼. 한국에는 없는 것이라 굉장히 신선했다.
여기까지 우리는 따라가는 입장이었는데... 어쨌든 이쪽에 식당가가 있다고 해서 왔는데 다들 문을 닫은 상태였다. 아무리 주말이라도 토요일은 장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유럽 사람들은 너무 잘 살아서 다들 배가 부른지 장사도 잘 안하려고 하네 하는 생각을 여기서 처음으로 했다. 이거 뭐 법으로 정해져 있는건가?
그래도 장사하는 곳은 있다. KFC 짝퉁 SFC라든가 SFC라든가 SFC라든가. 정말 이 거리는 문을 연 식당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찾은 것이 이 뷔페집. 7.5파운드에 마음껏 식사를 즐길 수 있는지라 일단 배를 잘 채워야겠다 싶어 여기로 들어갔다. 사실 자매들은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려고 전투식량! 건빵을 들고 나왔는데 우리때문에 여기 끌려 온 게 아닌가 하는 걱정과 미안함이... 이곳 종업원들은 다들 중국인이었는데 처음에는 신경을 잘 안써서 몰랐지만 종업원들 발음을 보고 눈치를 챘다. 하나같이 발음들이 미국식 발음도 영국식 발음도 아니고 중국냄새가 폴폴 풍기는 발음이었다. 그러고 종업원들을 보니까 중국인같이 생겼더라. 하지만 영국 네이티브는 아니고 다들 중국에서 이주한 듯한 느낌이었다.
즐길 수 있는 식사는 기본적인 차이니스 푸드. 가격이 그렇듯 그렇게 좋은 퀄리티를 기대하면 안된다. 그래도 맛은 괜찮은데 문제는 오른쪽에 있는 저 스프. 맛있어 보여서 조금 떴는데 실제로 먹으니까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맛이었다. 예과 2학년때 MT갔을 때 병간지가 만든 환타지아 2009 이후로 다시 한 번 느껴보는 우주의 맛이었다. 진짜 조금만 먹어도 눈앞에 은하계가 펼쳐진다. 자기들은 이거 만들고 한번도 맛을 안보나? 걔들 입에는 맞는다는 소리인가? 아무리 지구촌 지구촌 해도 이해가 되는 것이 있는 반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있는 것 같다.
점심을 먹으면서 내비와 추후의 일정에 대한 열띤 토론을 했다. 왠지 내비는 옆에서 런던에 왔는데 영국박물관을 가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다른 노랑풍선 무리들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혹했는지 일정을 바꾸어 보면 좋지 않을까 하고 제안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하늘이 굉장히 흐렸고 이런 날씨에 계속 밖으로 돌아다닌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정일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사실 내가 영국박물관을 원래 일정에 넣지 않은 것은 도보 혹은 대중교통으로도 조금만 이동하면 갈 수 있는 장소 중심으로 루트를 구성했고 대영박물관은 그 루트에서 굉장히 먼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그것 하나를 포기하면 다른것 여러개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랬던 것인데 어쨌든 그런 말을 들으니까 일단 고민은 했다.
대영박물관을 선택하면서 포기하는 것들은 다들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었다. 트라팔가 광장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볼 만 하지만(셋째날 여기서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야외공연도 자주 열리는 매력적인 곳이고 빅벤과 국회의사당은 셋째날 야경을 보기로 루트가 짜여져 있었지만 이곳 또한 타워 브릿지처럼 낮과 밤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기 때문에 낮에 가는 것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했고 나도 좀처럼 의견을 좁히려고 하질 않았다. 하지만 원래 루트대로 가자니 날씨가 이래서 트라팔가 광장을 가도 야외공연을 볼 수 있을것 같지는 같고 빅벤과 국회의사당엘 가도 그다지 좋은 광경은 보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남은건 원래 루트 상의 내셔널 갤러리 뿐인데 내셔널 갤러리를 갈 바엔 영국 박물관이 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마음을 돌렸고 영국박물관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 그래 포기한 만큼 더욱 많은 것을 볼 수 있겠지... 했지만 천만의 말씀. 물론 영국박물관은 내셔널 갤러리보다 더욱 많은 것을 담고 있지만 그 외의 요건으로 인해 영국박물관을 제대로 즐기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어쨌든 다음엔 꼭!
점심을 먹고 나니 어느덧 하늘이 맑아졌다.
이 악기 인터넷에서 본 적 있는데? 하여간 요상한 소리가 나는 악기였다. 뱀이 나올 것 같았다.
상점, 식당이 즐비해 있는 상가.
확실히 여기는 최근에 구성된 도심인 듯 높은 건물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면 뭐해 서울 아니 당장 대구랑 비교를 해 보아도 건물들은 한참 낮다.
이곳이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역사가 깊기는 한데 그다지 흥미 없는 것들이라 생략. 여기 앞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전도를 하시던데 한국인처럼 보였는지 한국어로 된 전도용지를 주면서 '너희나라 말이 맞니?'하면서 물어봤다. 신기했다 허허허. 한국이랑 달리 전도를 참 글로벌하게 잘하시네요 근데 나는 교회를 다니지. 나도 참 웃긴게 거기서 '아 그래? 그렇지 하나님 최고'하고 그냥 돌아서면 되는데 한국에서 너무 전도를 숱하게 받아서 이미 질려 있던 나는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나는 이미 교회에 다녀'하고 대답을 했다. 버릇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
난 빅토리아역 하면 무엇보다도 이 건물이 먼저 생각난다. 빅토리아역 바로 건너편에 있는 Billy Elliot 전용 극장인 Victoria Palace 극장. 밤에 조명 켜지고 전등에 불 들어왔을 때 와서 보면 더 이쁘다.
근방의 분위기 있는 시계탑.
그리고 여기가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으로 바로 옆에 빅토리아 언더그라운드가 있다.
런던 튜브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이 MIND THE GAP이 아닐지? 중후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로 시종일관 외치는 MIND THE GAP은 남자인 나도 뿅갑니다. 역시 미국 영어발음보다 영국 영어발음이 더 멋있는 것 같다.
영국박물관에 가려면 언더그라운드 Goodge Street역에서 내린 다음 또 걸어가야 한다. 한 10분쯤? 여기도 도시이긴 하지만 이곳에는 10층 이상의 높은 건물이 굉장히 드물었다. 다들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들이라서 그런걸까? 고층건물들이 즐비해 있는 한국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이쯤오면 영국박물관 다 왔다. 영국박물관의 담장.
그리고 발견한 비빔밥 까페! 해외에서는 이렇게 몇글자의 한글만 보아도 매우 흥분이 되는것 같다. 최근 몇끼째 새싹에다 밥을 비벼먹고 있는 나로서는 과연 이곳에 어떤 비빔밥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퀄리티의 비빔밥이 상당이 고퀄리티의 가격으로 나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저녁을 여기서 먹어도 되었지만 점심을 너무 푸짐하게 잘 먹었기 때문에 이때는 배가 부르지 않았소.
그리고 도착한 영국박물관.
journey to EUROPE #5-4 "영국박물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지친 심신이 중국식 뷔페로 조금 해결이 되는듯 했으나 THE BRITISH PEOPLE MUSEUM으로 인해 다시 지쳐버렸다. 하지만 어찌하리요 우리는 이미 끊어놓은 뮤지컬 티켓을 부여잡고 다시 레스터 스퀘어로 힘겹게 향했다.
글로스터 역에 있는 엘리베이터가 여기엔 네 대 씩이나 있다. 다만 일시적인 오류로 엘리베이터가 모두 작동을 하지 않은듯 모든 엘리베이터가 멈추어 대기인원이 짱많았다. 잠깐 계단으로 올라갈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계단이 모두 몇개? 한 250개쯤 되었던가 해서 다들 겁먹고 그냥 별 수 없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사실 우리가 가려는 Cambridge Theatre는 레스터 스퀘어보다는 코번트 가든 쪽이 더 가깝다. 내비가 이 부분을 정확하게 캐치해 주어 걷는 수고를 줄일 수 있었다.
시간은 저녁때였지만 사실 다들 배는 고프지 않았다. 위에 써 놓지는 않았지만 점심을 먹기 시작한 때가 두시 쯤이고 다 먹고 일어설 때가 한 세시쯤이었으니 다섯시 반쯤인 이때는 다들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았다. 그래서 고프지도 않는 배 때문에 밥을 먹는 대신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어디 까페나 들어가서 조용히 쉬면서 뮤지컬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래서 찾은 코스타! 매장사진은 없고 메뉴판 보려고 찍어둔 사진 뿐이구나.
난 유럽와서 참 신기한게 어째 다들 한번도 본 적 없는 메뉴들 중에서 각자 한가지씩 고르면 난 왜 항상 맛있는 걸 뽑지? 이날은 레드베리를 마셨는데 런던에서 마신 것중에 가장 맛있었다. 이건 다음날 바스 가서도 또 마셨다ㅋㅋ
우리 옆 테이블에서는 한 부부가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싸우는거 아니었습니다) 애는 혼자 놀기 심심했는지 '바나나~ 바나나~'하면서 온 매장을 뛰어다녔는데 우리 테이블 쪽으로 와서 우리가 반겨주니까 애가 낯을 가리지 않고 우리랑 잘 놀았다. 하이파이브도 하고 테이블 위에 있는것들 뺏어가려고도 하고 어쨌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에너지가 넘치긴 하지 그래도 얘는 좀 유별났다. 그래서 귀여워서 사진을 찍으려는데 플래쉬를 안터뜨리니깐 사진이 죄다 이렇게 나왔다. 아따 고놈 참...
그래서 플래쉬를 터뜨렸다. 그러니까 그나마 제대로 나왔다. 어쨌든 장난 걸면 반응도 좋고 사진찍는다고 포즈도 취할 줄 아는 센스있는 녀석이었다. 내가 휴지가지고 얘랑 장난치면서 골탕먹이고 놀고 있으니까 임정이나 나보고 애들 정말 좋아하는것 같다고 하던데? 훗훗 나는 애를 좋아하지 그리고 모든 애를 나를 따르지 애들 빼곤 안 따라서 문제지만... 영짱은 나보고 사악하다고 했다. 그말도 맞다ㅜㅜ
어쨌든 얘는 우리 테이블 위에 있는 물건을 엄청나게 탐내다가 막 장난치는 와중에 테이블에 머리를 연속으로 두 번 박고 엄마 품으로 뛰어갔다. 우리가 때린거 아닙니다(__) 마침 우리가 일어서자고 하는 타이밍에 그렇게 돼서-.-;;; 참 끝이 애매하긴 했다.
조금만 걸어가면 캠브릿지 씨어터! 그리고 우리는 재미있게 시카고를 보았습니다.
시카고 스토리가 궁금하시면 알아서 찾아서들 보시고,
우리는 앞에서 둘째줄이라 보기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그것 때문에 나빴다기 보다는 그래서 더 좋았다는 느낌이다. 앞자리에서 보면 연기하는 인물들의 표정같은 작은 부분까지 하나하나 다 생동감 있게 캐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자리선정 하나는 꽤 만족스러웠다.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아무리 점점 사회가 개방되고 청소년들의 성의식이 건전하든 그렇지 않든 어쨌든 어느 방향으로든 발달하고 있다고 해도 시카고 자체가 연출도 그러하고 내용 자체도 미성년자가 쉽게 받아들일 만한 내용은 아니었는데 우리와 함께 했던 중3짜리 해은이는 과연 이걸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 뮤지컬 보는 내내 아 괜히 시카고를 골랐나 싶었다ㅜㅜ 자매들 셋 다 재미있었다고들은 하는데 과연 그 속내는 어땠을까? 잘 모르겠다.
어쨌든 코스타에서 많이 쉬기는 했지만 몸 자체는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1막 끝나갈 때 즈음 해서는 너무 잠이 왔다. 마치 고딩시절 모의고사 3교시 외국어영역 듣기 문제를 풀 때처럼 말이 들리다가 안들리다가 하니까 대충 시놉시스를 알고 있어도 내용 파악이 100% 정확하게 되지 않아 머리는 혼란스럽지 몸은 피곤하지 해서 너무 졸렸다. 만약 앞에서 노래하고 춤만 안하고 있었으면 그대로 잘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래도 돈이 얼만데! 그런것도 있고 이런 기회가 결코 흔하지 않은 기회였기 때문에 정신 바짝 차리고 학교에서 수업 들을 때보다 더욱 열심히 들었다. 아참 내가 학교에서 수업을 열심히 듣나? 우리사이에 그런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맘마미아나 오페라의 유령 같은 더욱 웅장하고 재미있는 뮤지컬이었으면 더욱 만족을 했겠지만 시카고도 그에 못지 않은 뮤지컬이었다. 충분히 재미있고 즐거웠으며 쉽게 잊지 못할 그런 무대였다. 처음 뮤지컬을 봐서 그렇나? 게다가 무대 내내 흘러나왔던 음악들이 다 내 스타일이라... 이래저래 너무 좋았다.
런던에 와서 꼭 해야 할 하나를 끝내고 돌아간다.
뮤지컬의 여운이 남아 우리끼리 남자 셋이서 방에서 맥주나 까려고 글로스터 역 앞의 테스코를 찾았는데 아뿔싸 여기서는 11시가 넘으면 주류 판매를 금지하고 있었다. 아직도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No alcohol, Please!" "It's too late!" 아흑ㅜㅜ 어쨌든 둘째날 맥주 까는 건 포기를 해야 했다. 그렇게 돌아가면서 셋째날은 꼭 맥주를 먹어야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어쨌든 둘째날 일정은 이것으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