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이 런던 동부쪽의 다리를 위주로 전체적인 런던의 분위기를 맛보는 것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날은 런던의 남서부와 중심가 위주로 돌며 제대로 런던을 만끽해 보고 특히 런던에 오면 꼭 해 보아야 할 것! 바로 뮤지컬 관람까지 하는 날이다.
원래 계획을 짤 때는 축구경기장 투어를 무척이나 하고 싶었던 류내비의 바람에 따라 처음부터 스템포드 브릿지 /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 웸블리 구장 세 개 중에 하나는 꼭 가도록 루트를 구상했고 첫째날 밤에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둘째날 모든 일정의 시작에 앞서 스템포드 브릿지를 가는 것으로 먼저 구상을 했었다. 하지만 루트 초기 설정과는 달리 점점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면서 가장 중요한 소요시간 계산을 해 보니 첫째날 일정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는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 가도 막차를 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에 첫째날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포기했다. 실제로도 우리가 타워 브릿지를 나선 것은 11시경이라 그 길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갔더라면 거기서 1박 하고 와야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둘째날은 뮤지컬 티켓을 미리 한국에서 예매해서 가려고 했다가 논의 끝에 뮤지컬 보는 당일 현지에서 사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어 결국 스템포드 브릿지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류내비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쨌든 뮤지컬 티켓을 구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레스터 스퀘어로 간다. 극장이나 티켓 오피스의 판매 개시 시각이 대부분 10시~11시이므로 미리 가서 기다렸다가 일찍 표를 구하기 위해 조금 서둘러야 했다.
시작은 언제나 우리의 작지만 포근한 보금자리 앰배서더 호텔!
비록 방은 좁지만 앰배서더 호텔의 자랑거리는 뭐니뭐니해도 맛있는 아침이다. 비록 기본 식사에는 빵과 시리얼 그리고 사과와 요거트 뿐이지만 여기 크루와상이 너무 맛있거든. 사과는 아침에 먹어야 제일 맛있는 것 같긴 한데 빵 먹는데도 시간이 좀 걸리는데 사과까지 먹으면 정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사과는 처음 하루만 먹고 그 다음날부터는 먹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호텔에서의 아침식사도 다들 기억에 남지만 뭐랄까 처음이라서 더욱 강하게 기억에 남는 그런 느낌? 여기 와서 오랜만에 아침을 먹는다는 것이 기쁘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한국에서는 절대 먹지도 않던 아침을 꾸역꾸역 다 먹었으면 글로스터 역으로 출발~
런던 언더그라운드는 대부분 디자인이 비슷하지만 간혹 이곳처럼 역 디자인이 색다른 곳도 있다. 또한 언더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각종 역 이름의 저런 식으로 표시를 한다. 런던 튜브를 이용하면서 참 감명을 많이 받았는데 아무리 취미 수준이지만 디자인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간단한 요소로 디자인을 하고 이래저래 폭넓게 사용하는 것은 정말이지... 디자인의 기본을 지키면서 다양하게 응용도 하는 점은 정말 배울만한 점이라고 생각을 한다.
갈아타는 길에서 한 번. 통로 양 옆으로 걸려 있는 액자는 뮤지컬 광고가 대부분이다. 역시 뮤지컬의 발상지라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보면 영국 지하철을 왜 튜브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가겠지? 튜브도, 튜브가 다니는 길도 원통형이지만 사람이 다니는 거의 대부분의 통로 또한 둥근 원통 모양이다.
그리고 레스터 스퀘어에 도착. 좀 이른 아침시간에 찍은 사진이라 사람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레스터 스퀘어는 런던의 공연과 영화 산업의 중심지이며 많은 거리 공연이 열리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레스터 스퀘어 근처에 차이나 타운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뮤지컬이나 영화를 즐기기 전 차이나타운에서 식사를 해결해도 좋은 방법이다. 원래 계획은 그럴 계획이었으나...
해리포터의 본고장에서 보는 해리포터 간판이란+_+ 마침 한국에서도 개봉을 했고 여기서도 한창 해리포터의 마지막 페이지가 상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좀 설레긴 해도 나는 제대로 읽은 것이 불의 잔 네 권 뿐이니 봐도 두근두근하기보단 뭐 밍숭맹숭했다. 유럽 오기 바로 직전까지 과외하던 애가 해리포터 광팬이었는데 이 사진을 보여주면 뭐라고 할까?
어쨌든 런던에는 ODEON뿐만 아니라 Palace 극장이나 워너브라더스 극장 등 많은 극장이 즐비해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어쨌거나 저쨌거나 뮤지컬이므로 절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한 tkts. 다른 방법도 많았지만 여기서 표를 구매하기로 했다. 도착한 시간이 9시인가 9시 반쯤인가 했는데 그래도 적지 않은 사람이 미리 대기를 하고 있었다. 그럼 이쯤에서 런던 뮤지컬 티켓 구하는 팁을 풀어볼까?
journey to EUROPE #5-1 런던 뮤지컬 티켓 구하기
사실 우리는 tkts가 아닌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려고 했는데 한참 뮤지컬을 볼 지 말지 논의하던 중에 영짱이 현지에서 데이티켓을 구하면 더욱 싸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결국 예매를 하지 않고 현지에서 구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났다. 사실 뮤지컬 관람에 있어 우리를 흔들던 요소는 내비가 던진 뮤지컬을 볼 것이냐 하는 원초적인 질문에서부터 예매를 하면 확실하게 티켓을 확보할 수 있지만 현지에서는 과연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갈등과 망설임이었다. 결국 볼 뮤지컬이 없으면 그시간에 다른 것을 하자는 플랜B를 세우고 나서 아무런 준비 없이 곧장 tkts로 향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린 Stall석이라는 꽤 좋은 자리를 39파운드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이곳이 아닌 극장에서 표를 구할 수 있었고 그 방법이 더 싸기 때문에 극장에서도 표를 파는지 나 혼자 알아보러 갔다. 이 때 시카고는 Cambridge Theatre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tkts부터 Cambridge Theatre까지 혼자서! 유럽여행 내내 유일하게! 내비의 도움 없이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나섰다.
사실 표는 이런 곳에서 구하면 가장 싸긴 하다. 다만 제대로 된 자리가 거의 없고 가끔은 가짜 표를 파는 경우도 있어 웬만하면 피해야 할 곳.
나혼자 털레털레 돌아다니면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유럽여행 전체를 통틀어 이 30분이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뮤지컬 "프리실라의 모험(Priscilla, Queen of the Desert)"을 공연하는 극장. 극장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__)
레스터 스퀘어는 극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점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렇게 악기점도 굉장히 많은데 유럽여행 덕분에 포기한 깁슨 레스폴을 여기서 볼 수 있어서 감격스러우면서도 뭐랄까 이때만큼은 여행이 끝나가는 마지막 며칠보다 더욱 슬펐다. 아 눈앞에 있지만 잡을 수 없는 그대여... 하지만 유럽 오기 전에는 기타를 꼭 사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젠 뭐 집에 통기타랑 일렉기타 한대씩 다 있고 지금은 오직 7D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기 때문에 깁슨 레스폴은 위시리스트의 저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내가 나중에 이걸 사게 될 날이 올 지 오지 않을지 정말 궁금하다.
그리고 여기가 우리가 시카고를 보게 될 캠브릿지 씨어터. 여기 도착할 때가 9시 50분쯤이라 사람들이 막 대기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안을 보자고 하니 내 눈이 워낙 나빠서 잘 보이지도 않고... 그래서 줌을 최대한 당겨서 찍었는데 뭐라고 가격이 보일랑 말랑 하긴 하는데 어쨌든 안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문을 열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 이곳에서의 티켓 판매 개시시각은 10시가 아니라 11시인듯 한데 만약 정말 그렇다고 해도 그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가 티켓을 구매하면 버킹엄 궁전에 갈 시간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곳에서 표를 구매한다는 것은 곤란했을 것이다. 더구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이 날은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학생할인이나 데이티켓을 싼 가격에 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어쨌든 여기서 10시 10분까지 기다리다가 영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다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서 본 조금 통통한 로보캅.
이런 작은 갤러리 또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홀로그램 그림이 꽤 많이 전시가 되어 있었고 낮익은 그림들도 몇 점 볼 수 있었다. 사실 미술관 개념의 갤러리는 아니고 그림 판매처일 텐데... 사실 이것 찍으면서 괜히 주인이 촬영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을까봐 조마조마했지만 알고 보니 가게가 닫혀 있었다.
까페도 있고~ 하지만 런던의 체인점이 아닌 대부분의 까페는 매우 비싸다.
그렇게 다시 tkts에 돌아가니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아직 런던에서 이틀밖에 지내지 않은지라 티켓 구매할 때 조금 애로사항이 있었다. 왜 말은 입에서 맴도는데 밖으로 나오지를 않지?
어쨌든 원래는 뮤지컬 코스가 오리지널 멤버 세명에게만 해당하는 코스였지만 자매팀이 우리에게 합류하는 바람에 덩달아 자매들까지 같이 뮤지컬을 보게 되었다. 우리때문에 괜히 생각하지도 않은 지출을 하게 된 것은 아닌가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뭐 어때요 다 같이 즐기는게 좋은거지.
표도 구매를 했으니 오늘의 첫 코스인 버킹엄 궁전으로 간다. 레스터 스퀘어에서 튜브를 타고 세인트 제임스 파크 역에서 내리면 된다. 사실 버킹엄 궁전에서는 11시부터 근위대병 교대식이 있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추어 가려고 전체적으로 오전 일정을 더욱 서둘렀다.
사실 처음 런던 도착했을 때 빅토리아 역에서 같은 시계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분명 아날로그 시계였다. 너무 빨라서 잘 보이지는 않았으나 판넬이 넘어갈 때 찰칵찰칵하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고 그것 때문에 디지털처럼 보이지만 저건 아날로그 시계인 것 같다고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했었는데 여기서 본 시계는 모양은 같지만 패널이 넘어가는 느낌이 아니라 스크린에 출력되는 느낌? 숫자가 넘어갈 때마다 미묘하게 잔상이 보여서 여기 있는 시계는 아마 디지털 시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아날로그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빅토리아 역의 시계도 사실은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으악몰라 어쨌든 시계만 잘 볼 줄 알면 됩니당.
그리고 세인트 제임스 파크 역에 내렸다. 여기서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버킹엄 궁전이다.
사실 런던에는 이렇게 횡단보도가 있는 곳도 있다. 다만 아직도 알 수 없는 것은 저 구불구불한 차선이다. 차를 지그재그로 운전해야 하나요?
가는 길에 보였던 여기가 어디냐 기억이 안나네-_- 아무리 사진을 확대해 보아도 저 결정적인 사진이 매우 흔들리는 바람에 도대체 무슨 박물관인가 했는데 구글맵 뒤져보니 결국 The Guards Museum이라고 뜨네. 구글맵은 대단합니다. 어쨌든 The Guards Museum은 영국 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으로 그래서 근위대병들이 저렇게 있었나? 여기에 목적은 없어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다른곳 자료도 조금 보니 생각하는것 만큼 소규모의 박물관인듯 하다.
그리고 저 멀리 버킹엄 궁전이 보인다.
journey to EUROPE #5-2 영국 DAY 2 "버킹엄 궁전"
아쉽지만 뭐 어떻게 합니까 울고 불고 보채어 보아도 소용이 없어요. 버킹엄 궁전 이후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