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후기에는 당연히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까 알아서 하시구요.


예전까지만 해도 SF나 판타지 장르의 영화들은 CG를 이용해 화면을 얼마나 더 세밀하게 그리고 더 화려하게 묘사를 하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솔직히 이번에 본 아바타도 3D는 좀 허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지만 결과적으로 보여지는 것과 보여지는 것을 만들기까지의 과정 모두 과거에는 흔하지 않은, 또는 완전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에는 주목을 받을만 하다. 영화는 정말 우리가 현실의 사물을 육안으로 보고 느끼는 정도의 입체감을 나타내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서도 즐길 정도의 입체감을 충분히 살림으로써 혁명 소리까지 듣고 있는 요즈음은 그 시도에 대한 효과는 톡톡히 보았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정말이지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떠나 아바타는 보는 내내 눈이 즐거운 영화였다. 좀 더 확실히 느끼기 위해서는 전국 CGV 중에 IMAX관이 다섯관 있고 그 중 하나가 CGV 대구점인데 정말 이 아바타만큼은 대구에 주어진 IMAX라는 특권을 누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덕분에 정말 잘 봤다.

지구와 별반 다를 바 없지만 그런 작은 차이를 지닌 설정들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그런 설정들을 아름답게 표현해놓은 비쥬얼도 좋았으며 그런 자연과 교감하며 공존하자는 진솔한 메시지도 좋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시각적인 효과와 액션에 무게를 실은 나머지 그런 메시지가 뇌리에 충분히 남아있질 않다. 자연이 인간을 굴복시킨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는 영역다툼으로 끝이 나기 때문에 그럴듯 하지만 더욱 획기적인 마무리가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 없이 즐기고 싶으면 3D이지만 조금 더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싶으면 2D를... 이라는 느낌이다. 다음에 2D를 한 번 더 보러 갈까? 다만 스토리는 단순한 헐리우드 액션삘이기 때문에 메시지를 느끼는 것만이 전부일 수 있다. 결말까지 이르는 과정은 조금 다양하고 다른 요소들 때문에 생소해보일 수 있어도 결국은 무난한 해피엔딩이기 때문에 교훈은 남지만 여운이 남지 않는다. 그 부분은 아쉽다.


기발한 설정들은 좋았지만 왠지 아바타 자체는 이전의 서로게이트를 계속 떠올리게 해서 그다지 신선하지 않았다. 여기서는 다른사람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아닌 자원을 얻기 위해 니비족을 교화시키려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고 결국 주인공은 만들어진 나비족 육신으로 자신을 탈바꿈시키면서 그런 것을 조금 피해가는것 같지만 만약 그렇게 자신의 본래 육신은 놔 둔 채 기계 안에서 다른 육신을 자기것처럼 조종하는 모습이 계속된다면 서로게이트에서 제기된 의문점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서로게이트가 먼저 나와서 망정이지 서로게이트가 아바타 이후에 나왔으면 완벽하게 디스하는 영화가 될 수 있었을텐데ㅋㅋㅋ 어쨌든 매 상영시간마다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만한 영화인 것은 확실하다. 잘 봤다.